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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조직 & 전략

협업의 맹점

매거진
2019. 3-4월호

협업의 맹점

많은 매니저들이

그룹간 협업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가장 큰 위험 요소를 간과한다.

그것은 바로 방어적 태도다.

 

리사 B.

하버드대 선임연구원

 

 

 

 

 

Idea in Brief

문제  

리더들은 그룹간 협업 이니셔티브를 시작할 때 그러한 협업이 해당 그룹의 안정감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해당 그룹이 자신의 영역이 침범당한다고 느끼면 반사적으로 방어적 태도를 취하게 된다.

 

해결책 

효과적인 협업이 이루어지길 원하는 리더들은 우선 위협 평가를 해봐야 한다. 협업이 해당 그룹들의 정체성, 정당성, 통제력을 어떻게 위협할 수 있는가? 리더들은 우선 협업의 맹점을 모두 점검하고 난 이후에 실행계획(logistics), 프로세스, 결과 등을 고민해야 한다. 

 

 

 

 

 

수십억 달러 규모의 어느 에너지시스템회사(편의상 A회사라고 부르겠다) 리더들은 몇 년 전 회사의 한 제품에 대해 AS를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이것은 AS를 통해 상당한 규모의 신규 수입을 창출하겠다는 계획으로, 상당히 중요한 전략적 결정이었다. 핵심은 AS를 판매 프로세스에 매끄럽게 연결하는 방법이 무엇인지를 찾는 것이었다. 리더들은 영업팀과 서비스팀을 한자리에 모아 협업하도록 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오늘날 비즈니스에서 그룹간 협업cross-group collaboration이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은 회사 리더들 모두 잘 알고 있다. 업종과 규모를 불문하고 모든 회사들이 혁신을 추진하고, 시대의 흐름에 발 맞추고, 해결이 불가능해 보이는 문제를 풀기 위해 그룹간 협업을 추진한다. 또한 변화하는 고객의 기대를 충족하고, 시장점유율을 유지하고, 경쟁사보다 앞서나가거나 적어도 뒤처지지 않기 위해 그룹간 협업을 이용한다. 간단히 말하면 회사가 성공하고 경쟁하고 생존하기 위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위에서 언급한 A회사 리더들도 이를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협업 이니셔티브를 추진하기로 했다. 리더들은 영업팀과 서비스팀을 소집해 특별 미팅을 갖고, AS가 재무적으로나 전략적으로 얼마나 중요한지 설명했다. 주별 및 월별 행동계획도 명확하게 수립했다. 인센티브를 고안했고, 두 팀을 아우르는 고위급 임원들을 배정했으며, 충분한 자금을 지원했다. 리더들은 체크 리스트의 모든 항목에 체크가 다 완료된 후에야 공식적인 협업이 시작되도록 했으며 부푼 기대를 안고 결과를 기다렸다.

 

그러나 시작과 동시에 문제가 발생했다. 영업팀과 서비스팀은 서로 협업하지 않았다. 오히려 프로젝트에 대한 중요한 의사결정을 각자 내렸고, 두 팀 모두와 관련된 내용을 논의하는 회의에서 상대방을 배제했다. 서로 데이터 공유하기를 꺼리거나 혹은 양식이 다른 수많은 데이터를 상대방에게 마구 쏟아 부어 도저히 이해할 수 없게 만들었다. 당연히 프로젝트 목표와 일정에 차질이 생기기 시작했다. 결국 사업은 중단됐다.

 

리더들은 당황했다. 리더들은 프로젝트가 잘 시작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으며 처음에는 모든 이들이 잘 참여한 것처럼 보였다. 대체 무슨 일이 생긴 것일까?

 

 

문제 발생Stalling Out

 

지난 8년간 저자는 무엇이 그룹간 협업의 성공과 실패를 좌우하는지 폭넓게 연구해 왔다. 그중 6년간은 하버드경영대학원 박사 논문의 일환으로 3개 글로벌기업에 초점을 맞춰 연구를 진행했다. 추가적으로 53개 회사에서 협업을 시도했다가 실패한 경험이 있는 관리자 및 직원들과 120회 인터뷰를 했다. 그 과정에서 이니셔티브가 왜 계획대로 진행되지 못하는지 알아내고자 무척이나 고민하는 리더들을 많이 만났다. 물론 원인은 상황에 따라 다르다. 그러나 문제의 근본은 하나다. 나는 이를 협업의 맹점collaboration blind spot이라고 부른다.

 

협업 이니셔티브를 계획하고 추진할 때 리더들은 실행계획logistics, 프로세스, 인센티브, 결과 등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물론 맞는 방법이다. 그러나 문제는 그 과정에서 협업해야 하는 그룹의 팀원들이 어떤 경험을 하게 될지를 고민해 보지 않는다는 데 있다. 특히 협업해야 하는 그룹들에 벽을 허물고, 정보를 공개하고, 자율성을 희생하고, 자원을 공유하고, 심지어는 고유의 책임권한을 넘겨주라는 지시를 내린 경우에 더욱 그렇다. 그런 요구는 마치 자신의 영역에 다른 이들이 들어올 수 있도록 문을 열어주는 것이라고 느껴져 위협감이 들게 만든다. 협업하라는 지시가 회사에서 내가 덜 중요해졌다는 신호라면 어쩌지? 중요한 자원과 권한 영역을 넘겨주었다가 다시 되돌려 받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회사에서 나의 입지와 명성이 어떻게 바뀌게 되는 걸까?

 

협업 지시를 받은 팀의 직원들은 안위에 대한 걱정에 사로잡혀 반사적으로 소극적이거나 방어적인 태도를 취하게 된다. 이들의 최고 관심사는나의 영역을 지키고 위협을 최소화하는 것이 된다.

 

이런 태도는 당장의 협업에만 영향을 끼치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영역을 보호하고 위협을 최소화하는 데 몰두하는 그룹은 비협조적으로 임하며 팀플레이를 저해한다. 사람들이 이들을신뢰할 수 없다혹은위선적이다라고 평가하기 시작하면 이후 새로운 협업을 시작하기도 어려워진다.

 

 

실존적 위협An Existential Threat

 

협업의 맹점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자. 이번에는 글로벌 보험회사 B의 사례를 살펴보자. 몇 년 전 B회사 리더들은 협업 이니셔티브를 시작했으나 A회사와 마찬가지로 난관에 부딪쳤다. B회사는 다행히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알아차리고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했다. B회사는 민첩하게 움직이는 새로운 경쟁자들 때문에 많은 압박을 받고 있었으며 보험업계도 빠르게 변하고 있었다. 리더들은 회사가 살아남으려면 고객에게 더 많은 관심을 쏟고 새로운 상황에 더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보험상품의 리스크를 계산하고 구조화하는 리스크관리팀과 리스크 구조화 전후 다양한 제품 카테고리를 관리하는 비즈니스라인팀 간의 협업 이니셔티브를 추진하기로 했다. 비즈니스라인팀은 고객들에게 더 빠르게 응대하기 위해 새로운 보험 사례에 대한 리스크를 직접 계산하고 구조화하는 법을 배워야 했고, 리스크관리팀은 자신들의 중요한 전문지식을 비즈니스라인팀과 공유하고 그들을 지원해야 했다.

 

큰 그림에서 보자면 좋은 계획이었다. 그러나 리스크관리팀은 불편함을 느꼈다. 리스크 관리는 리스크관리팀 고유의 업무였고, 대내외적으로 팀이 존재하는 이유이자 정체성이었다. 그런데 다른 이들이 자신들과 동일한 업무를 하게 된다면 이는 회사에서 더 이상 리스크관리팀을 중요한 독립 부서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뜻일까? 협업하라는 지시는 결국 다른 이들을 훈련해서 자신들을 대체하려는 의미일까?

 

그들로서는 충분히 할 만한 걱정이었다. 특히 변화와 혁신을 수시로 겪는 업계에서 숙련된 직원들은 자신들의 능력이 점차 쓸모 없어지지는 않을지, 현재 상태가 바뀌면서 자신이나 자신의 팀이 회사에서 덜 중요해지지는 않을지 우려한다. 따라서 당초 의도가 그렇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협업 지시를 받은 팀들이 안위에 대한 위협을 느끼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안정감A Sense of Security

 

나는 연구에서 그룹의 안정감sense of security은 세 가지 주요 측면에서 정의되고 발전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정체성identity, 정당성legitimacy, 통제력control이다. 그룹간 협업을 효과적으로 추진하려는 리더는 위의 세 가지 측면이 그룹에 왜 중요한지, 그리고 그룹이 어떻게 안정감을 느끼는지 우선 이해해야 한다.

 

‘그룹 정체성group identity이란 간단히 말하면어떤 그룹이 스스로를 무엇으로 인식하고 있는지에 대한 것이다. , 자신의 존재에 대한 문제다. 자신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알고 회사에서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우선 내가 누구인지 알아야 한다. 정체성은 그룹의 구심점이 되며 회사 내에서 자신의 의미를 부여해줘 안정감을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그룹 정당성group legitimacy은 다른 사람들이 그룹의 존재가 회사 내에서 적합하고 적절하며 중요하다고 생각할 때 생긴다. 그룹으로서 하는 일에 대한통제력control도 중요한 측면이다. 단지 그룹으로서 자신이 누구인지 알고, 회사에서 자신의 존재를 인정해 준다는 느낌만으로는 불충분하다. 자율성을 가지고 행동하고, 자신의 업무에 대한 조건을 결정하고, 의미 있는 영향을 주위에 끼칠 수 있어야 한다.

 

정체성, 정당성, 통제력은 그룹 안정감을 형성하는 데 각각 별개의 역할을 하나 매우 중요한 한 가지 측면에서 중복적으로 작용한다. 그룹이 책임권한, 자원, 혹은 명성 등 자신의 영역을 반드시소유own해야 한다는 측면이다. 영역을 소유하는 것은 그룹이 자신을 정의하고 남들과 차별화하기 위한 방법이며 그룹이 인정받고 가치 있게 생각되고 있다는 신호다. 또한 그룹이 자율성을 가지고 자신의 업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의사결정권을 갖도록 해 준다.

 

위의 세 가지를 잊지 않고 기억한다면 평가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그러나 많은 경우 리더들은 세 가지 측면을 간과해 버린다. B회사가 바로 그런 예다. 협업 지시를 받자 리스크관리팀은 위협을 느꼈고, 소극적 태도를 취했다. 비즈니스라인팀은 자신들의 트레이닝 요청에 리스크관리팀이 너무 늦게 대응하거나 아예 무시해 버린다고 불만을 표했다. 리스크관리팀 입장에서는 비즈니스라인팀이너무 실수가 잦다그리고이들 때문에 자신들의 일이 더 많아진다고 불평했다. 결국 새로운 보험 사례에 대한 회사의 대응시간은 짧아지지 않고 오히려 더 길어졌다.

 

B회사에서 협업이 실패한 책임은 물론 해당 팀들에도 일부 있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문제는 회사 리더에게 있다. 협업이 관련 팀들의 안정감에 위협을 가져다 주지는 않는지 잠깐 멈추고 고민해 봐야 했다. 그러나 리더들은 이를 간과하고 무리하게 계획과 실행을 추진했다. 그 결과 협업이 아니라 협업의 정반대가 나타났다.

 

여기에서 근본적 교훈을 얻을 수 있다. 효과적인 협업이 이뤄지길 원하는 리더들은 우선 위협 평가를 해봐야 한다. 협업이 관련 팀들을 불안하게 만들까? 팀들이 위협을 느끼지 않도록 하려면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인가?

 

 

 

 

반발을 최소화하라Minimize the Resistance

 

그룹간 협업 이니셔티브가 시작되게 하려면 어떤 반발이 생겨날 수 있을지 먼저 파악하고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위에서 설명한 세 가지 측면에 대해서 모두 살펴봐야 한다.

 

정체성을 강화하라. 그룹의 정체성에 대한 위협은 두 단계로 진단할 수 있다. 첫 번째, 해당 그룹이 각각 자신을 어떻게 인식하는지 명확하게 파악하라. 각 그룹이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 다른 이들과 어떤 차별성을 갖는가? 그룹이 회사의 주요 이해관계자들에게 스스로를 어떻게 설명하는가? 고객에게는 어떻게 설명하는가? 이를 바탕으로 협업의 핵심 요인들이 그룹 정체성에 위협이 될 수 있을지 생각해 보라. 주요 업무는 무엇인가? 현재 프로세스와 자원의 사용이 어떻게 바뀌게 될 것인가? 새로운 업무방식이 그룹 정체성을 약화 또는 손상시키지는 않을 것인가?

 

그룹 정체성에 대한 위협을 성공적으로 해결한 리더들을 만나본 결과, 이들은 해당 그룹에 그들의 정체성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다른 영역에 대한 더 큰 소유권을 부여하고 (해당 이니셔티브와 관련 없는 영역이라고 할지라도), 그 영역과의 연관성을 명시적으로 밝힘으로써 문제를 해결했다. 어떤 경우에는 그룹 활동, 트레이닝, 그리고 심지어 물리적 장식 등 상징적인 활동과 물체를 통해 그룹의 정체성을 강화하거나 명확히 하기도 했다. 작은 것이라도 중요하다. 또한 해당 그룹이 그들의 정체성에 근간이 되는 영역에서 지금까지 항상 중심적인 역할을 해왔음을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치하함으로써 정체성에 대한 위협을 최소화할 수도 있다.

 

정당성을 재확인하라.이번에도 두 단계 절차가 효과적이다. 먼저, 큰 그림을 생각하라. 해당 그룹이 만들어진 이유가 무엇이고, 회사가 생각하는 그룹의 가장 가치 있는 기여는 무엇인가?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염두에 두고 협업 동안 공유할 수 있는 핵심 업무와 공로가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라. 그룹이 존재하는 이유 혹은 가장 가치 있는 기여와 일치하는가?

 

그렇다면 정당성에 대한 위협이 있는 것이며 이를 해결해야 한다. 중요한 한 가지 해법은 회사 내에서 해당 그룹의 중요성과 차별적 가치를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것이다. 그러한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전달해야 하며 특히 협업 초기의 수개월 간은 더욱 그래야 한다. 또한 관련 그룹에 대한 지속적 관심과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

 

글로벌 건설기업 C에서 협업이 추진됐을 때에도 정체성과 정당성에 대한 위협이 문제가 됐다. 건설업계 전반의 매출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C회사 리더들은 회사의 제품과 서비스를 새로운 방법으로 사용하는 수요를 일으켜 시장을 확대하고자 했다. 계획의 실행을 위해 수요를 이해하고 수요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영업팀과 기존 제품의 새로운 사용 방법을 고안해낼 수 있는 혁신엔지니어링팀 간의 전례 없는 협업 이니셔티브가 추진됐다. 기본적인 생각은 이랬다. 영업팀에서 새로운 사용방법에 관심이 있을 것 같은 고객을 파악하면 혁신엔지니어링팀의 팀원이 영업팀과 함께 해당 고객을 만나 새로운 사용방법을 고민하고 고객을 설득하는 것이다. 이후 혁신엔지니어링팀원에서 직접 후속적인 대응을 하고, 고객이 추가적인 관심을 보이면 영업팀의 누군가가 다시 합류해 판매를 성사시키는 것이다.

 

이론적으로는 좋은 아이디어였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잘 이행되지 못했다. 영업팀은 혁신엔지니어링팀이 만나볼 고객을 거의 발굴하지 못했으며 몇 안 되는 발굴 고객들을 만났을 때도 혁신엔지니어링팀은 영업팀이 자신들에게 고객을 설득해 보도록 나설 기회를 거의 주지 않았다고 불평했다. 혁신엔지니어링팀도 자신들의 역할과 기여는 아이디어를 내는 것이지 판매를 성사시키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특별히 나서고 싶어 하지 않았다. 혁신엔지니어링팀이 스스로에 대해 갖고 있는 관점이 매우 분명했기 때문에 이들은 자신의 팀 정체성을 정의할 때뿐 아니라 회사 내 팀의 가치와 기여를 판단할 때도 동일한 생각을 적용한 것이다. 영업팀도 마찬가지로 회사와 고객 간의 유일한 접점이 되는 것이 자신들의 역할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새로운 협업 이니셔티브는 여기에 의문을 제기하게 만들었다. 당연하게도 두 그룹 모두 협업 이니셔티브에 반발했다.

 

다행히도 회사 리더들은 협업으로 인해 두 그룹에서 정체성과 정당성에 대한 위협 문제가 발생했음을 알아차렸고, 위협을 해결하기 위해 발 빠르게 대응했다. 그래서 통합 미팅을 소집했고, 영업팀이 항상 고객관계를 발전시키고 강화시키는 데 핵심적 역할을 해왔다는 점을 공식적으로 인정했으며, 협업하는 동안에도 지속적으로 이러한 역할을 해 주기를 기대한다는 점을 분명하게 전달했다. 또한 혁신엔지니어링팀이 항상 회사를 위한 실용적인 아이디어를 내는 데 중심적 역할을 해왔다는 점과 고객 방문 시 이들의 역할은 궁극적으로 판매를 성사시키는 것이 아니라 업계 선도적 혁신을 이루기 위한 현장 조사를 하는 것임을 명확히 했다. 단지 이러한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두 그룹의 안정감은 높아졌다.

 

이 회의는 협업에 있어 터닝포인트가 됐다. 영업팀은 고객 리스트를 조사하는 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기 시작했고, 혁신엔지니어링팀은 고객 미팅에 참여했을 때 더 깊이 관여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작은 노력만으로도 선순환이 시작되기에 충분했다. 회사 리더들은립 서비스에는 돈이 들지 않는다는 사실을 이해하고, 계속해서 협업에 관심을 가지고 지원했으며, 이니셔티브를 진행하는 동안 두 그룹의 오너십ownership, 그리고 정체성과 정당성을 지속적으로 반복하고 강화했다.

 

통제력을 재확인하라.협업 이니셔티브가 그룹의 통제력을 위협하는지 판단하려면 그룹이 자율성과 의사결정권을 가지고 있는 주요 영역을 살펴보라. 예를 들면 이 그룹이 책임을 지는 안건(토픽), 프로세스, 기구 및 장비, 의사결정 등이 무엇인지 물어보라. 이것이랜드마크landmark카테고리다. 이번에는 협업에 대해 생각해 보자. 어떤 안건, 프로세스, 기구 및 장비, 의사결정에 대한 통제력이 다른 팀과 공유돼야 하거나 불확실하거나 모호한가? 그리고 이들은 방금 확인했던 랜드마크 카테고리와 어떻게 연결되는가?

 

일부 또는 전부가 중복된다면 통제력에 대한 위협이 발생한 것이다. 해결하기 위한 한 가지 방법은 해당 그룹의 통제력과 자율성을 증가시켜줄 수 있는 다른 영역을 (목표 이니셔티브와 관련 없는 영역이라고 할지라도) 찾아보는 것이다. 혁신엔지니어링팀은 영업팀의 결정에 따라 판매 활동에 참여해야만 했으며 예상치 못하게 자신들의 시간과 자원을 빼앗기면서 통제력의 상실을 느꼈다. 리더들도 이 문제를 알아차렸고, 해결하기 위해 혁신엔지니어링팀이 다른 혁신 프로젝트에서 더 많은 자율성을 갖도록 했다. 혁신엔지니어링팀은 여전히 고객 방문과 새로운 제품을 만드는 데 참여해야 했지만 이제 다른 혁신 프로젝트에서 더 많은 통제력이 생기면서 협업으로 인한 위협을 덜 느끼게 됐고 자발적으로 더 열심히 협업 이니셔티브에 참여했다. 영업팀과 혁신엔지니어링팀 간에 협업과 그에 따라 자신들의 영역이 어떻게 바뀔지에 대한 신뢰가 생기면서 이들은 안정감을 느꼈다.

 

 

맹점을 점검하라Check Your Blind Spot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리더들은 프로세스, 인센티브, 결과에만 신경을 쓰다가 협업 요구가 해당 그룹들의 안정감에 위협이 될 수 있고 이들이 방어적 태도를 취하게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잊는 경우가 종종 있다. A회사에서 영업팀과 서비스팀 간 AS를 제공하려고 했을 때 일어난 일이 바로 그 사례다. 두 팀 모두 자신의 영역이 침범 당했다고 느꼈고, 결국 협업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B회사도 처음에 같은 실수를 했지만 리스크관리팀이 위협을 느낀다는 점을 리더들이 알아차리면서 결국 이니셔티브는 성공으로 돌아섰다. 리더들은 협업으로 인해 리스크관리팀이 자신들의 핵심 영역 중 일부를 비즈니스라인팀에 넘겨줘야 했다는 사실을 이해했다. 그 부분은 어쩔 수 없었지만 대신 다른 방법으로 리스크관리팀의 안정감에 대한 위협 문제를 해결했다. 이제부터 리스크관리팀이 회사 전반의 리스크 관리 활동을 가르치고 관리하는 역할을 수행한다는 점을 공개적으로나 팀에 분명하게 강조했다. 그렇게 함으로써 리스크관리팀의 정체성, 정당성, 통제력이 강화되도록 팀의 영역을 재정의한 것이다. 리스크관리팀 혼자 모든 리스크 관리 업무를 수행하지 않는다고 해도 리스크관리가 팀의 중요한 업무라는 사실을 인정한 것이다.

 

이것은 매우 훌륭한 방법이었다. 하루 아침에 리스크관리팀은 더 이상 불평하지 않고 협업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더 이상 위협을 느끼지 않게 되자 이들은 다른 이들의 요구에 더 빠르게 대응하고, 더 철저한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고, 심지어 협업 이니셔티브를 지원하기 위한 새로운 추가적인 방법을 제안하기까지 했다. 비즈니스라인팀의 누군가는 이들에 대해전에는 벽같이 느껴졌었는데 갑자기 동료처럼 심지어 선생님처럼 느껴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러니 그룹간 협업이 잘 이뤄지지 않는다고 해서 실망할 필요가 없다. 해결책이 있기 때문이다. 필자가 진행한 연구에서 나타난 것처럼 그룹 안정감에 대한 위협을 먼저 파악하고 위협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방어적 태도를 취하지 않도록 만들면 협업을 성공적으로 되살릴 수 있다.

 

맹점이 어디인지 사전에 먼저 점검해 보는 것은 더 좋은 방법이다. 맹점 점검이 필요하다는 점을 기억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위해서 도움이 될 만한 비유 하나를 들고자 한다. 고속도로를 달리는 중에 안전하게 차선을 변경하려면 단지 앞만 바라보면서 액셀을 밟고 핸들을 꺾어서는 안 된다. 반드시 먼저 백미러를 확인하고 주위에 위협 요인이 없는지 점검한 후에 차선을 바꿔야 한다.

 

 

 

번역 한지은 에디팅 최한나

 

 

리사 B. (Lisa B. Kwan)은 하버드대의 협업 컨설턴트 및 선임연구원이자 하버드경영대학원의 경영리더십 코치(executive leadership coa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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