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더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푸터 바로가기
리더십 & 혁신

메릴린치 아이디어 원천은 슈퍼마켓, 리더의 연상적 사고가 성패 가른다

지오반니 가베티(Giovanni Gavetti)
매거진
2013. HBR in DBR (~2013)
07_102_9901_1

07_102_9901_2

편집자주

이 글은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 2011 7-8월 호에 실린 지오반니 가베티의 글 ‘The New Psychology Of Strategic Leadership’을 전문 번역한 것입니다.

 

경영학의 고전이 된 마이클 포터(Michael Porter)의 글 ‘5대 경쟁 요인(five forces)’은 이렇게 시작한다.

 

“전략가의 본질적 업무는 경쟁을 이해하고 대처해 나가는 것이다. 그러나 경영자들은 종종 경쟁의 범위를 너무 좁게 설정한다.”

 

이보다 더 적절한 시작은 없을 것이다. 30년 전 마이클 포터가 에 기고한 이 기사는 경영 전략의 이행에 관한 오늘날의 이론에 깊은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이후 나온 이론들은 경쟁을 아주 구체적으로 정의해서 부분적으로만 해석하고 있다. 그에 따라 전략가의 임무 또한 부분적으로 정의될 수밖에 없었다.

 

전략가가 수행하도록 훈련된 일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포터가 내세운 이론은 아직도 막강한 힘을 발휘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의 이론은 지난 30년간 경영 전략의 가르침과 이행 방식을 주도할 수 있었다. 진짜 문제는 전략적 지도자들이 하도록 훈련되지 않은 일에 있다. 포터가 내세운 이론을 통해 그려본 전략가의 모습은 시장의 힘을 전문적으로 분석하고 관리하는 실무 경제학자다. 그러나 전략적 지도자들은 한발 더 나아가 자신과 다른 사람의 사고 과정을 전문적으로 분석하고 관리하는 실무 심리학자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전략가의 역할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포터와 다른 방식으로 경쟁 관계를 정의해야 한다. 이제 구체적인 방법을 살펴보자.

 

전략적 지도자의 임무를 고찰할 때는 경쟁에서부터 출발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투자해서 매력적인 수익을 거두는 일이 어려워졌다. 이 같은 상황은 전략가들은 경쟁이 약한 분야를 찾아 기회를 모색해야만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포터는 기업의 경쟁 대상에 직접적인 경쟁업체뿐 아니라 고객과 협력업체까지 포함된다는 놀라운 통찰력을 보여줬다. 이들은 가치를 창출하며 파이의 한 조각을 두고 서로 경쟁한다. 최상의 입지를 찾기 위해 전략가는 경제 활동의 수직적 가치사슬(value chain) 전체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이렇게 더 포괄적인 시각으로 전체를 조망하면 훌륭한 전략을 찾는 데 큰 도움이 된다. 포터는 훌륭한 전략을차별화되며 독특하고 현상(現狀)과 멀리 떨어진기회로 정의했다.

 

이제 전략가를 중심에 둔 또 다른 시각으로 경쟁을 해석해 보자. 여기에서도 전략가는 경쟁이 약한 곳을 포착해 기회를 발굴해야 한다. 그러나 기업이 직면한 경쟁의 강도는 기업이 가치사슬 내 시장의 힘에 얼마나 취약한가보다는 경쟁 우위의 기회를 찾아내고 활용하기가 얼마나 용이한가에 따라 달라진다. 새로운 기회는 그동안 어떤 전략가도 구상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또 해당 기회를 활용하도록 조직을 이끌지 못했다는 점에서 경쟁 압력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이런 논리를 따르면 최고의 전략적 기회는 가장 포착하기 어렵고 실행하기도 어려운 것이 돼야 한다.

 

이 논리를 보다 자세히 살펴보자. 사업 환경은 수많은 기회와 경쟁자로 넘쳐난다. 모든 기업의 지도자가 전지전능해서 놓치는 기회가 전혀 없고 직원들을 손쉽게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 수 있다고 생각해 보자. 그러면 어떻게 될까? 경쟁 우위 기회는 모두 빠르게 사라져 버릴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이와 달라서 전략 지도자들은 전지전능하지 않고 경쟁 우위의 기회는 아직 존재한다. 게다가 대부분 사업에서 전략가들은 비슷한 사고 구조와 해석 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들이 인지하고 추구하는 기회, 심지어 간과하는 기회가 비슷하다.

 

이렇게 간과된 기회를인지적으로 먼 곳에 있는기회라고 부르겠다. 이런 기회는 인식하기가 어려운데 고정관념에서 빠져 나와 시선을 멀리 둬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기회는 실행하기도 어렵다. 실행을 위해서는 기업의 정체성까지 바꿔야 하는 경우가 허다해서 직원의 반감을 사기 때문이다. 또한 외부의 주요 이해관계자들, 이를테면 재무분석가들이 유지해온 기업 관념 또는 해석과 거리가 있기 때문에 이들의 공감을 사기 어렵다. 따라서 전략적 리더십의 주요 구성 요소는 경쟁업체가 볼 수 없는 기회를 포착하고 주요 이해관계자 및 참여자의 인식을 바꾸어 이들의 지지를 받아내는 정신적 능력이라 할 수 있다.

 

앞서 설명한 두 개의 관점이 어떻게 다른지 명백히 보여주는 경영 사례가 있다. 1930년대 후반, 찰리 메릴(Charlie Merrill)은 광범위한 신중산층을 위한 금융 서비스를 도입해서 업계를 발칵 뒤집어 놓았고 메릴린치(Merrill Lynch)는 미 기업 역사상 가장 큰 성공을 거뒀다. 포터의 이론을 빌려 해석하자면 해당 기회는 하나의 경쟁 요소(‘고객’)가 또 다른 경쟁 요소(메릴린치가 새롭게 정의한은행’)에 취약점을 가진 곳에서 발생했다. 다른 모든 경쟁 요소가 강하지만 고객 요소는 약하다는 대목에서 찰리 메릴은 수익 창출의 여지를 발견했다. 포터의 이론을 통해 보자면 사업의 근본적 경제 구조를 읽어내는 데 뛰어난 역량을 가진 메릴은 위대한 지도자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기사에서 제안하는 두 번째 관점으로 보면 조금 다른 그림이 나온다. 찰리 메릴이 발견한 기회, 다시 말해 은행이 다양한 고객에게 포괄적 상품을 제공하는금융 슈퍼마켓의 역할을 하자는 아이디어는 메릴 이전에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다. 은행들은 수익을 찾아 피 말리는 싸움을 벌이면서도 이런 기회를 활용하지 못했다. 다시 말해 메릴은 단순히 사업의 경제 구조만 꿰뚫어본 것이 아니라 다른 은행가들이 가지지 못한 훌륭한 통찰력을 통해 업계의 정체성을 새롭게 정의한 것이다. 또한 메릴은 자신의 아이디어가 어떤 장점을 가지는지 내부 직원과 외부 이해관계자(고객 및 채권자) 모두에게 이해시켰다. 연상 작용을 통한 논리적 사고로 금융 슈퍼마켓 전략을 구상하고 다른 사람들이 새로운 그의 비전을 받아들이도록 하며 이해관계자의 승인을 얻어내는 등 사고 과정을 관리하는 데 뛰어난 능력을 발휘했기 때문에 그는 위대한 지도자다.

 

두 이론에서 관점의 변화는 급진적이다. 시장에서 사람의 마음으로 바뀌고 전략적 지도자는 시장의 힘을 이해하고 다룰 줄 아는 지도자에서 사고 과정을 이해하고 다루는 방법까지 아는 지도자로 바뀌었다. 그렇다고 경제적 관점에서 사업 전략을 접근하는 포터의 방법이 유효성을 잃은 건 아니다. 시장의 힘에 대한 심도 있는 이해야말로 전략가의 중요 임무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그보다는 포터 이론에만 전적으로 의존하면서 의도하지 않게 발생하는 부작용을 새로운 관점이 완화해준다고 보는 편이 옳다. 포터 이론에 너무 의존하면 경제와 직접적 관련이 없는 역할, 특히 전략적 리더십의 심리적 측면에 충분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게 되기 때문이다.

 

포터의 이론이 세상에 나오기 전에도 시장의 힘에 대한 구조적인 지식이 있었다. 하지만 성과를 개선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가를 기준으로 시장의 힘을 해석하지 않았다. 그래서 경쟁 전략에 대해 유용하면서도 실행에 옮길 만한 지침을 제공하지 못했다. 포터는 경쟁 우위 기회를 시장의 힘 강도와 연결하는 분석틀을 활용해 새로운 경쟁 이론을 개발하고 전략가들에게 각각의 경쟁 요소가 가지는 취약성을 활용하는 방법을 보여줬다. 오늘날에는 행동과학과 인지과학이 발전하면서 전략적 지도자의 역할을 확장하는 새로운 지식이 발견됐다. 이런 새로운 지식을 해석해서 경쟁 우위를 확보하려면 당연히 새로운 관점이 필요하다. 이 글에서 제안하는 관점은 경쟁 우위의 기회를 포착하고 실행하며 공식화하는 전략적 지도자의 능력과 관련돼 있다. 인지 및 신경과학의 최근 연구 결과를 활용한다면 전략적 지도자가 사고 과정을 어떻게 관리하고 눈에 잘 띄지 않는 혁신 기회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자신과 타인의 인지적 한계를 어떻게 극복하는지 알아볼 수 있다.

 

아티클을 끝까지 보시려면
유료 멤버십에 가입하세요.
첫 달은 무료입니다!

(03187) 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1 동아일보사빌딩 9층 (주)동아일보사
대표자: 김재호 | 등록번호: 종로라00434 | 등록일자: 2014.01.16 | 사업자 등록번호: 102-81-03525
(03737) 서울시 서대문구 충정로 29 동아일보사빌딩 8층 (주)디유넷(온라인비즈니스)
대표이사: 김승환, 김평국 | 통신판매신고번호: 제 서대문 1,096호 | 사업자 등록번호: 110-81-475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