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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 & 전략

마트 계산대에서의 기부 요청은 왜 역효과를 낳을까? 外

매거진
2020. 3-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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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THEORY

마트 계산대에서의 기부 요청은 왜 역효과를 낳을까?
고객 반발심리를 최소화하는 5가지 전략

에푸아 오벵Efua Obeng은 자선단체에 정기적으로 기부금을 보낼 만큼 자신이 착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몇 년 전부터 마트에서 물건값을 치를 때 기부 요청을 받으면 자신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주목하기 시작했다. 하워드대 마케팅 조교수 오벵은 “정말 싫었다”고 말한다. 가족과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혼자만 그런 게 아니었다. 하지만 연구에 따르면 자선단체들은 대부분 이런 모금방식에 크게 의존하고 있었다. 그래서 오벵 교수는 실태를 알아보고, 소매업체가 계산대 모금 캠페인을 더 효과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로 결심했다.

그 결과 왜 평소에는 기부를 잘하던 사람이 유독 계산대 앞에서의 모금에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지 알아낼 수 있었다. 수백 명의 참가자가 참여한 여러 연구를 통해, 오벵 교수와 연구진은 고객들이 계산대에서 하는 기부 요청을 소매업체와의 사회적 계약 위반으로 받아들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양쪽이 동등하게 교환에 참여하고 이익을 얻는 호혜성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고객에게 일방적 거래인 기부를 요구하면 균형이 무너진다.

연구 참가자들은 슈퍼마켓에서 쇼핑을 하며 기부 요청을 받거나, 그런 요청 없이 계산을 마치는 상황을 가정했다. 이후 참가자들에게 매장에 대한 만족도와 사회적 계약 위반 정도를 평가하도록 했다. 기부 요청을 받은 참가자들이 요청을 받지 않은 참가자들보다 사회적 계약 위반으로 생각할 가능성이 훨씬 높았다. 또 기부 요청은 고객만족도를 최대 10%까지 떨어뜨리고, 매장 추천과 재방문 가능성도 낮췄다. 연구진은 결과에 영향을 미칠 만한 다른 요인들을 통제하기 위해 죄책감, 신뢰도 상실, 소매업체에 대한 반감 등은 배제했다.

연구진은 소매업체의 사회적 계약 위반이 고객만족도를 감소시키는 원인이라면, 고객이 비슷한 위반을 할 경우 평형이 회복돼서 만족도에 문제가 생기지 않을 거라고 예측했다. 그래서 참가자 절반은 기한이 만료된 쿠폰으로 계산을 하고, 나머지는 정상적으로 계산하는 실험을 실시했다. 정상적으로 계산한 그룹 가운데 기부 요청을 받은 사람들은 사회적 계약 위반 때문에 매장에 대한 만족도가 감소했다고 답했다. 하지만 기한이 지난 쿠폰을 가진 참가자들은 기부 요청을 받고 실행에 옮겨도 만족도나 인식이 나빠지지 않았다. “고객들이 실제 지불한 것보다 더 이익을 본 뒤에 기부 요청을 받으면 균형이 잡힙니다.” 오벵 교수는 말한다.

마지막으로 연구진은 소매업체가 호혜성을 유지하고 고객만족도를 떨어뜨리지 않는 실질적인 방법을 생각해냈다. 손님에게 기부금을 받을 때 매장 측에도 금전적 부담이 가도록 설계한 것이다. 여기서는 기부 요청을 받은 참가자의 절반에게 그 대가로 매장 측이 재활용 쇼핑백을 제공했다. 쇼핑백을 제공받은 이들은 쇼핑백 제공 없이 기부 요청을 받은 참가자들보다 매장과의 관계가 더 공평하다고 생각했고, 더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실제로 쇼핑백을 받은 고객들의 만족도는 아예 기부 요청을 받지 않은 사람들과 비슷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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