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더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푸터 바로가기
인사조직

고통을 예기(豫期)하면서 겪는 괴로움은 고통 그 자체보다 더 괴롭다

가일즈 스토리(Giles Story)
매거진
2014. 3월

[32-Id]c

Defend Your Research

 

 

연구 내용:가일즈 스토리(Giles Story) 박사는 35명의 피험자 손에 전기 충격을 전달하는 전극을 붙이고 가벼운 고통을 가하는 실험을 실시했다. 통증의 폭은 약간 따끔한 정도에서 심한 곤충자상처럼 느껴지는 정도까지 다양했다. 1차 실험이 끝나자 대상자들은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됐다. 15분 정도의 휴식 시간을 갖고 상대적으로 더 약한 충격을 다시 받을지 아니면 즉시 강도가 더 높은 충격을 받을지 중에서택일해야 했다. 결과는 어땠을까? 많은 피험자들이 충격이 더 약할지라도 이를 기다리며 전전긍긍하느니 곧바로 더 센 자극을 받고 상황에서 벗어나는 쪽을 택했다.

 

논의점:고통을 예기하면서 겪게 되는 괴로움(편집자 주: 심리학에서 어떤 상황을 예기하는 것만으로도 생기는 불안과 긴장을 일컫는예기 불안과 비슷한 상태로 유추된다)은 고통 자체보다도 더 끔찍한 것일까? 내키지 않는 일이라면 차라리 정면으로 부딪쳐 바로 끝내버리는 게 나은 것일까? 스토리 박사의 설명을 들어보자.

 

 

 

 

스토리 박사: 피험자들이 잠시 짬을 가졌다가 덜 고통스러운 충격을 받기보다 강도가 더 세더라도 곧바로 충격을 받는 쪽을 택한 경우가 무려 70%에 달했습니다. 부정적인 결과를 예상하는 데 따른 두려움(dread)이 강력한 힘을 갖고 있다고 추론할 수 있는 연구 결과였지요. 이러한 두려움의 힘은 얼마나 강력할까요? 저희는 이 두려움의 크기를 측정해보고자 했습니다. 이 실험을 통해 우리가 얻은 결론은 이미 고통을 맛본 사람들이 눈앞에 닥친 고통을 기다리는 게 너무나 괴롭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더 심한 물리적 고통을 겪는 대가를 치르더라도 일단은 두려움에서 벗어나려는 성향을 보인다는 점입니다.

 

HBR:먼저 짚고 넘어가야 할 내용이 있습니다. 사람들에게 전기 충격을 가한다고요? 도대체 어떤 괴상망측한 실험실을 운영하고 계시는 겁니까?

 

[웃음]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실험은 아주 세심하게 통제되고 있고 전혀 위험하지 않습니다. 저희는 사람들을 괴롭히지 않습니다. 손등에 가벼운 통증을 주는 정도의 전기 충격을 사용했고 참가자 모두 여기에 분명히 동의했습니다. 사실 이런 실험은 만성 통증 치료법 연구에서 흔히 사용되는 방법입니다.

 

그리고 1차 실험을 진행한 뒤에 피험자들이 선택한 통증의 강도는 전기 충격의 간격을 두게 될 경우에 겪을 강도보다 훨씬 더 셌고요?

 

그렇습니다. 3분의 1에서 절반 정도는 동일한 강도의 충격을 다시 받겠다고 했습니다. 0에서 10까지 등급을 매긴다면 가장 심한 공포감을 지닌 사람들은 휴식 간격을 두고 강도 4의 통증을 느끼기보다 곧바로 강도 6의 통증을 겪는 쪽을 선택했습니다.

그렇다면 고통을 두려워하는 감정 자체가 강도 6의 전기 충격보다 더 괴롭게 느껴진다는 말씀이신가요? 놀라운 얘기인데요.

 

정확히 말하자면, 두려움에 실제 충격을 더한 값이 강도 6 이상의 고통과 같다고 보시면 됩니다. 특이한 점은 곧바로 상대적으로 더 강한 충격을 선택하는 결정이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시간 차이에 따른 가치폄하(temporal discounting) 이론과 어긋난다는 사실입니다. 이 이론은 미래의 결과물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더 낮은 가치를 매긴다고 설명하지요. 긍정적인 결과물을 기다리는 상황을 예로 들자면, 일주일을 기다렸다가 12달러를 얻기보다 오늘 당장 10달러를 얻으려는 욕구가 유발된다는 것입니다. 시간 차이에 따른 가치폄하 이론에 따르면 나중에 닥칠 강도 4의 전기 충격값을 낮게 매긴다면 강도 6의 고통을 당장에 겪겠다고 나서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많은 사람들이 통증이 더 센 쪽을 선택합니다.

 

어째서 그럴까요? 저희는 시간 차이에 따른 가치폄하 계산에 두려움이라는 요소가 추가로 반영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은 강도 4와 강도 6을 단순 비교하는 게 아니라 5분여 동안 고통을 기다리는 괴로움을 더한 강도 4의 충격과 1, 2초 뒤면 끝나버리는 강도 6의 충격을 놓고 저울질합니다.

 

하지만 1주일 뒤에 다시 와서 충격을 받아도 된다고 할 경우에는 어떻게 될까요? 현재의 고통보다 미래의 고통을 더 두려워하지 않는 시점이 있을 텐데요.

 

후속 연구에서 방금 거론하신 문제와 관련된 실험을 해봤습니다. 전기 충격 대신 가상의 고통스러운 치과 진료를 택했죠. 치료를 가까운 시일 내에 받을지 아니면 나중에 받을지 의견을 물어봤는데 여기서도 동일한 패턴을 발견했습니다. 그런데 이 연구에서는 고통을 피해갈 수 없도록 설정을 해놓았지만 실생활에서는 상황이 다르지요. 현실에서는 고통스러운 상황을 피해갈 수 있는 실로 다양한 수단과 핑계가 있으니까요. 예컨대 진료를 아예 건너뛰거나 아니면 일단 날짜를 미룬 다음에 나중에 취소해버릴 수도 있지 않습니까. 사람들은 시간을 끌고 늑장을 부리면서 괴로운 상황이 저절로 사라져 버리길 기대하곤 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어차피 불가피한 상황이라면 한시라도 빨리 끝나기를 바라는 패턴이 적용된다고 봅니다.

 

아티클을 끝까지 보시려면
유료 멤버십에 가입하세요.
첫 달은 무료입니다!

관련 매거진

(03187) 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1 동아일보사빌딩 9층 (주)동아일보사
대표자: 김재호 | 등록번호: 종로라00434 | 등록일자: 2014.01.16 | 사업자 등록번호: 102-81-03525
(03737) 서울시 서대문구 충정로 29 동아일보사빌딩 8층 (주)디유넷(온라인비즈니스)
대표이사: 김승환, 김평국 | 통신판매신고번호: 제 서대문 1,096호 | 사업자 등록번호: 110-81-475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