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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조직

미국 임원 33% 해외근무 거절… 부러울 수밖에 없는 선택의 자유

매거진
2014. 3월

이번 호 HBR 스포트 라이트 ‘Thriving at the Top’을 읽고 개인적으로 내린 가장 중요한 결론은리더로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우선순위에 따른 시간의 효율적 사용이 중요하다성공하는 방식은 다양하니 자신의 장점을 잘 활용하는 데 초점을 맞춰라인생을 살다 보면 여러 가지 예상치 못한 일들이 일어날 테니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어려울 때 배우자를 포함한 가족 동료 멘토 서포트 그룹의 감정적 지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그 어느 때보다 혼란하고 복잡해진 환경에서 성공하려면 다양한 배경(학력 등)과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하고 상황에 맞게 행동해야 한다 등이다. 그리고 글에서는 구체적으로 언급되지는 않았지만 임원들의 육체적 정신적 건강은 미국에서 이미 오래 전 중요한 사회적 이슈로 대두됐다. 한국의 여러 기업들도 이를 임원 개인이 해결할 문제로만 여기지 말고 조직 차원의 체계적인 대응과 지원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

 

첫 번째 글직장과 가정, 그 사이에서의 노련한 줄타기에서 발견한 흥미로운 사실 몇 가지는 먼저, 여성 임원들이 개인적 성취를 남성 임원들보다 훨씬 더 중요하게 생각한 반면 ( 46%, 24%) 남성 임원들은 조직의 (혹은 조직 내에서의) 성취와 공헌을 여성 임원들 보다 더 중시했다는 점이다.( 13%, 22%). 그리고 다른 사람으로부터 존중존경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한 여성 임원이 남성 임원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았다는 사실( 25%, 7%)은 이들이 유리천장을 극복하고 대기업의 임원이 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무시와 편견을 극복해야 했는가를 간접적으로 보여 주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반면 남성 임원들이 여성 임원들보다 경제적 성공을 훨씬 중요시한다( 4%, 16%)는 사실은 남성들이 경제적인 성공을 아직도 자신의 사회적 성공과 동일시하는 경향이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입증한다. 아울러 남성 임원들이 스스로를 가정의 경제를 책임지는 생계책임자(breadwinner)라고 규정하는 경향이 여성 임원들보다 강하다는 사실도 남성 임원들이 경제적 성공을 중시하는 이유가 아닐까 생각한다. 반면에 여성 임원들은 가족의 생계를 위해 일한다기보다는 개인의 잠재적 역량을 실현하고 아이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기 위해 일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했다.

 

한 가지 더 흥미로운 것은 여성과 남성임원의 차이를 비교한 이 글을 읽고 미국과 한국의 문화적 차이가 생각보다 크지 않다고 느낀 점이다. 필자가 이제까지 경험한 한국의 임원들도 남성들은 조직에서의 성공과 경제적인 보상을 상대적으로 중시하는 반면 여성 임원들은 개인의 커리어와 잠재력의 실현을 더 중요시하는 경향이 많은 것 같다. 또 많은 여성 임원들이 커리어의 성공을 위해 결혼을 하지 않거나(30%) 아이를 갖지 않고, 직장을 갖지 않고 집에서 육아와 살림을 책임지는 배우자의 비율이 남성의 경우 10%에 지나지 않지만 여성의 경우 60%나 된다는 점도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결과가 아닌가 생각된다. 결국 경영활동만 글로벌화하는 것이 아니라 임원들의 의식과 성향도 이제 문화적인 요소보다 처한 상황과 남녀 간의 성향에 따라 달라지는 의식과 커리어패스의 글로벌화가 진행 중이라고 볼 수 있다.

 

한편 성별에 상관없이 모든 임원들은 IT를 활용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이와 동시에 e메일과 스마트폰의 노예가 돼 회사와 집 사이의 경계가 무너지는 것을 두려워하고 고민한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응답자의 4분의 1 정도가 스마트폰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반면 그보다 많은 3분의 1 정도의 임원들이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CEO를 포함한 중역들이 정보통신을 이용한 소통보다 점점 면대면(face-to-face) 소통의 비율을 다시 높이고 있는 현상도 바람직하다.

 

첫 번째 글에서 한국과 가장 큰 차이가 있다고 느꼈던 결과는 해외업무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다. 한국 직장인들은 아직도 생활여건이 좋은 선진국으로 발령받는 것을 일종의 혜택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특히 자녀들이 중고등학교에 진학할 때쯤에 선진국으로의 발령은 더할 나위 없는 보상이자 혜택으로 여긴다. 하지만 설문에 응한 미국 임원들 가운데 무려 33%가 해외 업무 요청이 와도 거절했거나 거절하겠다고 대답했다는 사실은 첫째, 임직원들이 본인의 의사에 따라 회사에서 요청한 업무라도 거절할 수 있는 선택권이 있고, 둘째, 해외파견 근무에 대한 선호도가 생각보다 크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 같아 흥미롭다. 1년에 3~4일 휴가 가는 것도 상사와 회사 눈치를 봐야 하는 한국의 직장인들에게는 부러울 수밖에 없는 선택의 자유이며 동시에 스스로 원하는 일을 하게 해주는 것이 성과측면에서도 가장 긍정적인 결과를 낳는다는 점에서 하루빨리 한국 기업도 직원들에게 눈치보지 않고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줄 필요성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세 번째 글누가 최고의 자리를 차지했을까?’에서 가장 흥미로운 사실은 지난 10여 년간의 경제위기와 불황으로 인해 직원들의 이직률이 낮아졌고 따라서 한 회사에서 근무하는 근속연수가 길어졌다는(12% 정도) 점이다. 이와 동시에 한 직장에서만 평생 근무한 직원들의 비중이 1980 53%에서 2001 45%, 그리고 2011 30.5%로 감소한다는 사실은 경제적인 상황에 따라 같은 기업에서 장기간 근무할 용의는 있지만 상황이 호전되면 언제든지 더 좋은 조건을 찾아 떠날 용의가 있는 직원들의 비율이 점점 높아지는 사회적 추세를 잘 반영하는 결과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여성 임원의 비율이 1980년에는 0%였는데 2011년에는 17.7%로 증가했다는 결과를 보면서 미국의 큰 글로벌 기업들도 여성 임원의 비율을 20%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데 수많은 시행착오와 30년이란 오랜 시간이 걸렸는데 요즘 한국 기업들은 이를 너무 무리하게 이벤트성으로 추진하고 있지는 않나 하는 우려의 마음도 생겼다.

 

더구나 캐터필러나 다우케미컬 같은 기업들은 아직도 여성 임원의 비율이 0%인 반면 GE, IBM, 코카콜라 같은 기업들은 40% 수준이고 펩시와 록히드마틴과 같은 기업들은 50%나 되는 것을 보면 업의 특성에 따라 여성 임원의 비율이 높아지지 않은 산업도 있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오히려 CEO의 의지와 조직문화에 따라 여성 인재들이 차별받지 않고 잠재적 역량을 발휘해 임원으로 승진하는 경향이 많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조사 대상에 포함된 미국의 대기업에서 외국인 임원이 차지하는 비중이 1980년에는 불과 2.2%였지만 2001년에는 7%, 2011년에는 11%로 높아진 결과를 보면서 해외사업 비중이 그 어느 나라의 기업들보다 높은 한국 기업에도 외국계 임원의 비중이 현재보다는 더 높아야 하고 이를 위해서 점진적이지만 현실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글로벌 기업을 육성하고 글로벌 금융 허브를 야심차게 추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싱가포르의 예에서 볼 수 있듯이 이를 위한 사회적, 문화적 인프라가 선행돼야 글로벌 인재들이 한국 기업과 한국에 잘 정착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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