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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 전략

사물 인터넷 시대의 경영: 전환인가 창조인가?

이경전
매거진
2014. 11월

마이클 포터가 제임스 헤플만과 함께 사물 인터넷IoT 시대의 제조업 경영에 관해 잘 정리된 글을 썼다. 이 글은 세계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생산 경제도 이제 인터넷의 영향에 있음을 보여주는 논문이다. 기존에는 인터넷은 세계 경제의 30%를 차지하는 거래 경제만을 혁신한다고 생각해온 사람들도 많았지만, 이 글의 첫 문장은 정보 기술이 제품을 혁명적으로 바꾼다고 선언하고 있다(“Information technology is revolutionizing products”).

 

포터와 헤플만의 글은 제품 중심의 시각을 견지하고 있는 것으로, 제조기업의 경영자라면 누구나 꼭 읽어봐야 한다. 그러나 이 글은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의 경영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서비스 산업이나 제품-서비스 시스템PSS, Product Service Systems 산업은 배제하고 있다. 예를 들어 아마존과 같은 전자상거래 서비스 기업의 사물 인터넷 기기, 스마트, 커넥티드 제품 대시Dash 같은 것의 의미는 설명하고 있지 못하며, 백화점과 같은 소매 유통업체가 NFC나 아이비콘iBeacon과 같은 사물 인터넷 기술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설명하고 있지 않다. 제조기업이 아닌 서비스 기업의 경영자에게 주는 시사점이 없다는 면에서 이번 글은 절반의 성공이다. 제품이라는 것이 결국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도구일 뿐이라고 주장하는 서비스 지배 논리Service Dominant Logic까지 적용하지 않더라도 제품이 스마트, 커넥티드 제품으로 진화해가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는 측면을 간과했다.

 

이 글은 다른 측면에서도 절반의 실패다. 독자에게 경쟁이라는 관점에서만 사물 인터넷과 제품의 스마트화 네트워크화를 어떻게 볼 것인가를 설명한다. 이것은 이미 김위찬과 르네 마보안이 명저 <블루오션 전략>에서 지적했듯이 레드오션의 경영학이다. ‘ 1’ 3 x 2 매트릭스에서 6분의 1인 하나의 분면만을 대상으로 한 글에 그치고 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있다.

 

마이클 포터의 경쟁전략 이론은 미국의 자동차 제조산업이 일본의 자동차 회사와 경쟁에 직면했을 때 그 위기의식에서 나온 산물이므로 이미 30년도 더 된 제조업 중심 시대의 레드오션 경쟁전략이다. 그 위기 상황에서 크게 각광받았던 포터의 경쟁전략 이론이 성공적이었다면 미국의 자동차 산업이 지금 큰 성공을 구가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도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경영 교육과 컨설팅 업계가 여전히 마이클 포터의 경쟁전략 이론과 가치사슬 모델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

 

경쟁 중심의 전략 이론은 새로운 산업 진입자의 위협은 고려하지만, 전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에 직면할 가능성은 제대로 포착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신용카드라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물결에서 전당포가 아무리 그들 간의 경쟁에 몰두해봤자 의미가 있을 리 없다. 동네 CD가게가 그들끼리 경쟁해봤자 온라인 상거래의 비즈니스 모델 혁신 물결에는 속수무책인 것이다. 사물 인터넷이 비즈니스 모델의 새로운 물결을 가져오느냐 아니냐가 매우 중요한 문제인데, 이 글은 기존 제조기업들 간의 경쟁 관점에서 주로 서술하고 있어 새로운 사업 주체에 의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등장 가능성을 상대적으로 간과하고 외면한다는 문제가 있다.

 

포터와 헤플만의 글이 제품 중심의 시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제조업에 적절한 가치배열Value Configuration 모델인 가치사슬Value Chain 모델에만 기반해 설명하고 있다는 점도 아쉽다. 물론 가치사슬에서 지원 활동에 해당하는 기술 개발과 기업 인프라 관점에서, ‘기술 스택이라고 불리는 완전히 새로운 기술 인프라가 필요하다고 역설한 부분은 이 글에서 가장 빛나는 기여 중 하나다. 사물 인터넷 시대에서 어떠한 준비를 해야 하는지 어리둥절해하고 있는 제조기업의 경영자가 있다면 우선 이 기술 스택에 대한 설명부터 살펴봐야 한다. 제조기업이 좀처럼 확보하고 있지 못하는 소프트웨어 개발 능력, 시스템 엔지니어링, 데이터 분석, 온라인 보안 전문성 등 다양한 새로운 기술 능력과 인적자원 확보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것은 삼성전자나 LG전자 등 우리나라의 제조 중심 기업들에만 당황스러운 것이 아니라 미국의 제조기업도 마찬가지인 듯하다. “모든 산업체는 소프트웨어 기업이 될 것이라고 GE의 제프 이멜트 CEO가 최근 말했다는 것은 사물 인터넷 시대에 대비하고 있는 국내 모든 기업의 경영자가 절박하게 공감해야 할 것이다.

 

스마트, 커넥티드 제품의 새로운 4대 기능을모니터링, 제어, 최적화, 자율화로 정리한 부분도 유익하다. 독자들은 메드트로닉, 조이 글로벌, 필립스 조명, 도어봇, 디볼드, 아이로봇 룸바 등 다양한 사례를 통해 이를 이해할 수 있다. 필자는 2014 8 DBR 159호에서 제품에 사물 인터넷이 적용되면서 일어나는 변화로 1) 진화 가능한 하드웨어의 등장과 소프트웨어 플랫폼의 중요성 증대, 2) 사용자 커뮤니티의 형성, 3) 중앙 조정이 가능해지고 이를 통해 하위 네트워크에 기반한 시장 창출, 4) 빅데이터에 기반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등장을 제시하며 쿠첸의 NFC 밥솥, 위딩스의 체중계, 네스트의 온도조절장치, 프로그레시브의 스냅샷 등을 예로 설명한 바 있다.[1] 이를 앞의 4개 기능에 대한 설명과 같이 읽으면 더욱 유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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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터와 헤플만은 1) 제품, 2) 스마트 제품, 3) 스마트, 커넥티드 제품, 4) 제품 시스템, 5) 시스템의 시스템으로 산업의 경계가 확장됨을 설명하면서 이 개념들을 기반으로 다양한 경쟁전략과 의사결정 이슈를 설명하고 있는데, 이 내용 역시 이 글의 중요한 부분이다. 다만 애플처럼 폐쇄형 제품 시스템을 구축해나가는 기업이든, 개방형 혹은 혼합형 제품 시스템과 시스템의 시스템이라는 생태계에서 생존하고자 하는 기업이든 간에 이들 기업을 제대로 표현하고 이해하기 위해서는 포터의 가치사슬 모델만 가지고는 부족하다. 포터의 가치사슬 모델은 제조업에만 적절하다고 하는 지적은 1998 <전략 경영 저널Strategic Management Journal>에 발표된 논문 ‘Configuring value for competitive advantage’ 이래 계속돼왔다.[2]이 논문의 필자들은 은행이나 이동통신사 등과 같이 두 종류 이상의 고객을 매개하는 것을 주 업무로 하는 기업들의 본원적 활동은 포터의 제조업 중심 기업을 설명하는 가치사슬로는 제대로 표현할 수 없다고 설명하면서, 그 대안으로 가치 네트워크Value Network를 제시했다. 또 병원과 대학교, 컨설팅 기업, 건축 설계 기업 등 고객의 개별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주 업무로 하는 기업들의 경우도, 가치사슬이 아닌 가치 상점Value Shop으로 설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론적 근거로 제임스 톰슨James Thmpson 1967년 출간한 <조직행동론>에 소개된 3대 조직 기술(길게 연결된 기술, 심화 기술, 매개 기술)을 소개하고, 이 조직 기술 각각에 가치사슬, 가치 상점, 가치 네트워크 모델을 연결했다.

 

[1]이경전, 전정호, ‘레서피 추가하는 만능 밥솥처럼 똑똑한 사물들, 기능혁명 일으키다’, DBR 159(2014. 8).

 

[2]Charles B. Stabell, Oystein D. Fjeldstad, ‘Configuring value for competitive advantage: on chains, shops and networks’, Strategic Management Journal. Vol. 19, 413-437(1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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