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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 전략

프로세스의 IT화가 경쟁력이다

매거진
2013. HBR in DBR (~2013)

앤드루 맥아피, 에릭 브린졸프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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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과의 경쟁에서 앞서 나가는 것은 누구에게나 어렵다. 최근 연구 결과 인터넷과 기업 소프트웨어가 대대적으로 도입된 1990년대 중반 이후 미국 내 경쟁은 전례 없는 수준으로 심화됐다. 경쟁이 가속화한 이유에는 기업 인수합병(M&A), 세계 시장 개방, 기업들의 부단한 연구개발(R&D) 노력 등 다양한 원인이 존재한다. 하지만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 변화의 중심에는 엄청난 정보기술(IT) 투자 확대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는 IT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기업 경쟁력으로 이어지는지를 이해하기 위해 1960년대부터 2005년까지 미국의 모든 업종 내 상장 기업들을 대상으로 상대적 실적지표(매출액·순익·수익성·시가총액 등)를 분석했다. 이 결과 놀라운 패턴을 발견할 수 있었다.

가장 중요한 특징은 1990년대 중반 이후 새로운 경쟁 양상이 나타났다는 사실이다. 한 업종 내 선두 업체와 부진 업체 간 격차가 점점 커짐에 따라 시장의 독점화와 경쟁 심화가 가열됐다. 놀랍게도 이러한 패턴은 60여 년 전 경제학자 조지프 슘페터가 처음 예견한 자본주의의 격렬한 ‘창조적 파괴’ 양상과 정확히 맞아 떨어진다.

많은 기업이 인터넷과 기업 소프트웨어를 통해 기존 운영 모델을 강화하거나 전부 교체하면서 IT 투자가 규모와 질적 측면에서 급격히 개선되는 동시에 경쟁도 심화된 것이다. 이러한 경쟁 양상의 변화는 당연히 IT 투자 비중이 높은 업종에서 가장 뚜렷하게 나타난다.

즉 컴퓨터 소프트웨어나 음악과 같은 디지털 제품 시장에서 흔히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의미이다. 승자 독식과 격변으로 점철된 이들 업종에서는 혁신이 너무 빈번하게 나타나 어떤 업체도 주도적인 입지를 유지하기 어렵다. 구글이 야후의 아성을 어떻게 무너뜨렸는지, 이에 앞서 야후는 알타비스타 등 검색엔진 시장 초기 업체들을 어떻게 앞질렀는지를 생각해 보라.

물론 역사적으로 볼 때 대부분의 산업에서는 이러한 경쟁이 나타나지 않았다. 하지만 연구 결과 인터넷과 기업 IT는 미국 전체의 전통 산업 내에서 경쟁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이유는 더 많은 ‘제품’이 디지털화하기 때문이 아니라 더 많은 ‘프로세스’가 디지털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비트를 복사함으로써 디지털 사진이나 웹서치 알고리즘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끊임없이 재생산할 수 있는 것처럼 어떤 기업 특유의 비즈니스 프로세스 역시 기업 IT에 입력함으로써 조직 곳곳에서 정확하게 재생될 수 있다. 결과적으로 더 효과적으로 혁신을 이루는 기업이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산업을 장악할 수 있다. 이에 대해 경쟁사는 제품군과 각 지역 시장에 걸쳐 프로세스 혁신을 가속화함으로써 시장점유율을 다시 빼앗을 수 있다. 승자는 상당한 몫을 빠른 속도록 챙길 수 있지만 이러한 상황이 반드시 지속되리란 보장은 없다.

CVS, 시스코, 오티스 엘리베이터 등은 기술 기반 프로세스 혁신을 통해 시장 경쟁력을 확보한 기업들이다. 이들 기업은 업무 프로세스를 면밀히 점검하고 대대적으로 정비한 뒤 이러한 변화를 잘 구축한 기업 소프트웨어 및 네트워크 기술을 기업 곳곳에 전달, 어떤 곳에서도 실행될 수 있도록 했다. 다음 장에서는 1990년대 중반부터 기술과 경쟁 간 상관관계가 왜 훨씬 강화됐는지를 살펴보고 이처럼 새로운 환경 아래에서 업계 리더와 기업 기술이 어떠한 역할을 해야 하는지를 생각해 본다. 이처럼 빠른 속도로 경쟁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으며,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하지만 기업 리더들이 이러한 경쟁을 따라잡는 데 성공할 경우 비즈니스 프로세스가 대폭 개선될 뿐 아니라 시장 점유율과 시장 가치도 확대될 것이다.

기술이 어떻게 경쟁 양상을 변모시켰나

1990년대 중반은 경쟁 양상에 극명한 변화가 일어난 시기이자 기업 IT에 일대 혁신이 나타난 때이다. 기업자원관리(ERP)·고객관계관리(CRM)·기업콘텐츠관리(ECM) 등 인터넷과 기업 소프트웨어 애플리케이션이 실용적인 비즈니스 툴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미국 경제분석국(BEA)에 따르면 기업 IT 투자액은 1994년 근로자당 약 3500달러에서 2005년에는 약 8000달러로 급증했다.(IT 설비 급증’ 참고)

동시에 미국 기업의 연간 생산성 증가율은 약 두 배로 늘어났다. 이전 20년 동안에는 생산성 증가율이 약 1.4%에 머물러 있었다. 많은 사람이 생산성 향상과 IT 투자 증가 간 상관관계에는 상당한 관심을 쏟아왔지만 IT와 경쟁력 간 관계에 관심을 갖는 이는 많지 않았다.

이에 우리는 2년 전 하버드 비즈니스스쿨의 마이클 소렐 연구원과 펑주 연구원의 도움을 받아 IT 지출 증가와 다양한 경쟁 지표간 상관관계를 살펴보았다. 특히 세 가지 측정 가능한 지표인 집중도, 격변, 실적 격차에 초점을 맞춰 연구를 진행했다.

기술과 경쟁 간 상관관계는 1990년대 중반부터 크게 높아졌다. 우선 집중도가 높은 산업 또는 승자독식주의가 지배하는 산업에서는 소수의 기업들의 시장 점유율이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연구에서는 각 산업의 집중도가 시간이 가면서 강화되거나 약화되는 정도에 초점을 맞췄다. 어떤 산업 내 기업들의 판매 순위가 빈번하게 바뀐다면 그 산업은 격변한다고 할 수 있다. 또 한 산업 내 주도 업체와 부진 업체들이 자본이익률(ROA), 이익마진, 매출액 달러당 시가총액 등 기업 임원과 투자자들이 중시하는 기본 실적 측정 지표에서 상당한 차이를 보일 경우 해당 산업의 실적 격차는 크다고 할 수 있다.

IT 지출이 급증한 1990년대 중반 이후 경제 전반에 걸쳐 이 세 가지 지표에 변화가 나타났는가? 만약 그렇다면 이러한 변화는 IT 집약적인, 즉 산업 내 총 고정자산에서 IT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산업에서 더 두드러지게 나타났는가? 한마디로 답은 ‘예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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