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더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푸터 바로가기
운영관리 & 인사조직

PE투자 전문회사에서 CEO를 채용하는 방법

매거진
2016. 6월호

TALENT

 

PE투자 전문 회사에서 CEO를 채용하는 방법

 

그들은 CEO 채용을 하도 많이 해본 터라 어떤 면을 봐야 할지에 대한 요령을 터득했다.

 

기업의 이사회에서는 경영자 승계 계획을 가장 중시한다고 주장하곤 한다. 하지만 주식시장에서 거래되는 공개기업(상장기업)의 임원들이 이 계획을 실행에 옮기는 경우는 드물다. S&P500 기업의 CEO 평균 임기는 거의 10년이다. 프라이빗 에퀴티(PE)[1] 세계와는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PE펀드 기업들은 수십 개 기업에 투자하며, 투자를 단행한 뒤에는 대체로 CEO를 교체한다. 따라서 공개기업의 임원들은 자신들의 경력을 통틀어 단지 몇 차례만 CEO를 채용하는 일에 관여하지만, PE펀드 기업의 베테랑 임원들은 매년 한 명 이상의 CEO를 뽑을 뿐더러 커리어 전체로 보자면 수십 명의 CEO를 채용한다. 따라서 수많은 성공과 시행착오에서 교훈을 얻고 동향을 관찰할 수 있는 이들의 능력은 크게 향상된다.

 

이런 전문 역량을 활용하기 위해 임원급을 주 대상으로 하는 헤드헌팅회사인 DHR 인터내셔널의 제프리 콘Jeffrey Cohn과 컨설팅회사인 그린 피크 파트너스Green Peak Partners J.P 플라움J.P Flaum 32 PE투자 전문 회사의 경영 파트너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와 면접조사를 실시했다. 블랙스톤Blackstone과 칼라일Carlyle, KKR, 그리고 실버레이크Silver Lake 등을 포함한 여러 기업의 CEO 채용 과정을 조사하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 과정이 어떻게 변했는지 살펴봤다. 조사 결과 밝혀진 가장 놀라운 사실은 PE펀드에서 일하는 임원들이 일반적으로 채용 담당자들이 가장 중시하는 실적과 경험을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하는 반면 소프트 스킬Soft Skill[2]에 더 많은 비중을 두는 채용 방식을 터득했다는 사실이다. “PE투자기업과 공개기업 간에는 경영철학과 자본 환경, 그리고 프로세스에 커다란 차이가 있어요.” 콘은 이렇게 얘기한다. “PE투자 전문 회사의 경우에는 목표를 달성하는 데 더 많은 재무적 위험이 따릅니다. 따라서 선택을 잘못했을 때 엄청난 고통이 뒤따르게 되죠.”

 

이들이 조사한 결과 다음과 같은 다섯 가지 결론이 도출됐다.

 

경험은 과대평가된다. CEO 자리를 채울 때는, 아무래도 예전에 CEO를 지냈고 동종업계 경험이 있는 사람을 채용하면 편하다. 하지만 첫 번째 기준은 범위를 지나치게 좁힐 수 있다. 또 두 번째 조건은 해당 업계를 너무 잘 아는 바람에 오히려 융통성이 없거나 예전에 사용하던 전략 전술을 재탕하기 쉬운 후보자들을 내놓게 될 수 있다. 마찬가지로, 과거 보직에서 성취했던 정량화된 업적을 지나치게 강조한 나머지 잘못된 결론을 내릴 수 있다. 무릇 성과란 한 개인의 역량보다는 시기와 장소가 잘 맞아떨어지거나 조직이나 팀 요소가 작용한 결과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같은 업계에서도 경쟁적 지위가 달라짐에 따라 원가절감이나 제품혁신, 비즈니스 모델의 변화 등 매우 다른 역량이 필요할 수 있다. 연구자들은과거의 성취와 현재의 도전은 같은 기준으로 비교하기 힘들다고 설명한다. 인터뷰에 응했던 많은 대상자들이 몇 년 사이에 예전과는 다른비전형적인후보자들에게 더 호감을 갖게 됐다고 답했다. 이 후보자들은 명문대에서 받은 학위도 없고 화려한 경력을 뽐내지도 못했다. 이에 대해 누군가가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새로운 상황에 돌입해서도 핵심을 빨리 파악해낼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한 법입니다. 한 업계에서 오랜 경험을 쌓은 사람보다 뛰어난 육상선수처럼 순발력 있는 인재가 더 중요하죠.”

 

june18 

 

팀 빌딩 역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조사에 포함된 13개 특성 가운데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한 특성은 좋은 성과를 내는 팀을 구축하는 후보자의 능력이었다. 일리 있는 결과다. PE펀드 투자건에는 기업의 경영 상황을 호전시키는 작업이 수반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신임 CEO가 고위 경영진을 완전히 새롭게 구성해야 하기 때문이다. PE펀드의 포트폴리오에 들어 있는 기업들은 일반적으로 공개기업들에 비해 규모가 작으므로 CEO들이 부하직원들에게 자율성을 부여하고 느슨하게 감독하기보다는 일선 현장에서 그들과 함께 뛰는 데 더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PE펀드 임원들은 팀 빌딩에 능숙하지 않은 리더를 피하기 위해 성과를 언급할 때를 지나치게 강조하거나 자신의 지적 능력을 과시하는 바람에 거만한 인상을 풍기는 후보자에 대해선 주의를 기울인다고 말한다. 이런 유형의 리더 때문에 잠재력이 뛰어난 A급 인재들을 채용하고 그들의 능력을 개발하는 일이 어그러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임원은 우리 연구진에 이런 말을 건넸다. “저희 연구진은최근 한 직장에서 다음 직장으로 옮기는 사이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당신을 따라서 옮겼나요?’와 같은 질문을 던집니다. 우리가 인터뷰했던 어떤 CEO는 예전에 함께 일하던 동료 서른한 명을 자신의 포트폴리오 기업에 끌어들였다고 합니다. 그런 역량이 그가 성공을 거두는 데 중요한 부분이 된 것은 말할 것도 없죠.” (이번 호 스포트라이트 기사 참조)

 

공감대가 형성된 일보다 긴급 사안이 우선이다. PE투자 전문 회사들은 자신들이 투자한 기업이 언제 흑자로 돌아서야 하고 언제 매각이나 IPO를 통해 투자금을 회수해야 하는지 엄격하게 정해진 일정에 따라 운영된다.(일반적으로는 5년 내 회수가 목표다.) 이렇게 째깍대며 작동하는 시계가 의미하는 바가 뭘까. 포트폴리오 기업의 CEO가 면밀한 감독을 받게 되고, 빨리 원가를 절감하고 매출을 증대시키라는 높은 기대치에 부응해야 한다는 점을 뜻한다. “CEO가 되고자 하는 많은 이들이 PE펀드에서 몰아붙이는 빠른 속도에 망설이게 될 것입니다. 특히나 더 안락하고 자원이 풍부한 환경에 익숙한 채로 일해 온 사람들은 더 그러겠죠.” 연구진은 이렇게 설명한다. 긴급한 사안을 우선적으로 처리해야 한다는 것은 CEO가 고객의 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아도 된다거나 종업원에게 관심을 보이지 않아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단지 단호한 태도로 후회 없이 헤쳐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PE펀드 임원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제가 공감을 싫어하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공감이 긴급성에 자리를 양보해야 할 경우가 많습니다. 이해심과 정이 너무 많은 리더는 꼭 필요하지만 어려운 인사 결정을 내릴 수 없거든요.”

 

회복력은 필수다.부모들은 회복력을 길러주는 일이 자녀들의 성격 형성에 중요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PE펀드의 세계에서도 회복력이 중요한 리더십 덕목으로 꼽힌다. PE펀드 투자계 사람들은 실패를 건너뛰고 매끄럽게 성공만 이어온 후보들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연구 보고서에 의하면, ‘PE투자 전문 회사들은 CEO 후보자들이 좌절을 맛보고, 실수도 하고, 방황을 거듭한 다음 역경을 딛고 다시 일어선 모습을 보고 싶어 한다.’ CEO의 이런 자질이 특별히 중요한 이유는 리더들이 기업의 회복 국면에서 몇 가지 부정적인 결과에 맞닥뜨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사업 계획은 결코 생각처럼 호락호락하게 진행되지 않아요.” 한 응답자의 말이다. “CEO가 상황에 잘 적응하지 못하면 곤경에 처하게 될 거예요.”

 

솔직함을 뜻하는 진정성도 중요하다.회복력과 마찬가지로진정성이라는 단어도 마구 남용되는 바람에 그 의미가 모호해질 수 있다. 우리 연구진은 깊이 파고든 끝에 PE펀드 투자계 임원들이 이 말을 솔직함, 그리고 악재를 신속하고 정직하게 전달하려는 의도를 뜻하는 데 사용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공개기업에서 부정적인 정보를 공유하는 데는 섬세한 과정이 필요하다. 부정적인 정보가 주가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PE투자 전문 기업에서는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한 인터뷰 대상자는 이렇게 말했다. “CEO들이 PE투자펀드 후원자(투자자)들에게 자신들의 팀과 해당 기업에서 일어나고 있는 악재에 대해 뭐든 투명하게 공개할 수 있는 자신감을 가져야 해요. 그들이적당히 투자자들의 비위를 맞추려들거나 두려운 나머지 눈치를 보는 건 정말이지 싫어요.” CEO 채용 방식에 있어서 PE투자기업과 공개기업의 마지막 차이점은 PE펀드 임원들은 새로운 고용인이 일을 제대로 하는지 아주 신속히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9개월 이내에 판단한다. 공개기업 임원진에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이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는 CEO들을 재빨리 퇴진하도록 만든다. 그러면서도 돌이켜보면서 자신들이 좀 더 빨리 손을 썼다면 좋았을 거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1]보통사모펀드라 번역하지만 원래 뜻은 상장주식(Public Equity)이 아닌 비상장주식(Private Equity)에 투자하는 펀드라는 뜻이다.

[2]기업에서 커뮤니케이션, 협상, 팀워크, 리더십 등을 활성화할 수 있는 능력을 뜻함. 생산, 마케팅, 재무, 회계, 인사조직 등 일련의 경영 전문 지식은하드 스킬(Hard Skill)’이라 한다.

아티클을 끝까지 보시려면
유료 멤버십에 가입하세요.
첫 달은 무료입니다!

관련 매거진

아티클이 실린 매거진

하버드비즈니스리뷰코리아 2016.6월호 월화수목금금금 17,000원 15,300원

아티클 PDF

하버드비즈니스리뷰코리아 2016.6월호 PE투자 전문회사에서 CEO를 채용하는 방법 5,000원
  • ※ 아티클 PDF 구매는 월별 제공되는 PDF 다운로드 권한을 모두 사용하신 1년 또는 월 자동결제 서비스 구독자에 한해 제공되는 서비스입니다.
  • ※ 아티클 PDF 다운로드가 필요하신 분께서는 HBR Korea 서비스 구독을 신청하세요!
(03187) 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1 동아일보사빌딩 (주)동아일보사
대표자: 김재호 | 등록번호: 종로라00434 | 등록일자: 2014.01.16 | 사업자 등록번호: 102-81-03525
(03737) 서울시 서대문구 충정로 29 동아일보사빌딩 15층 (주)동아미디어엔(온라인비즈니스)
대표이사: 김승환 | 통신판매신고번호: 제 서대문 1,096호 | 사업자 등록번호: 110-81-475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