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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성을 수용하기 어려운 이유

매거진
2016. 7-8월(합본호)

다양성을 수용하기 어려운 이유
관련 연구 종합 정리

리사 버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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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성이 혜택을 가져온다는 사실을 반박하기는 어렵다.

 

지난 수십 년에 걸친 여러 연구 결과, 조직 구성원의 다양성이 확보되면 의사결정과 문제해결 능력, 창의성과 혁신, 그리고 유연성까지도 눈에 띄게 향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우리는 대부분 고용과 계발, 보상에 관한 결정이 결국은 누가 어떤 무엇을 누릴 만한 자격이 있는가 하는 문제로 귀결돼야 한다고 믿는다. 이 두 생각이 서로 모순되는 듯 보이지는 않지만, 현실적으로는 조화를 이루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인지적 장애물이 계속 방해하기 때문이다.

 

실력에 관한 문제

 

실력은 인재를 결정하는 데 있어서 쉽고 확실한 여과장치 같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우리는 딱 보면 좋은 인재인지 알아차린다고 생각하는데, 보통은 그렇지 않다. 우리는 남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데 영 서투르다. 그래서 수십 년 전부터 오케스트라 단원을 뽑을 때 블라인드 오디션을 실시하기 시작한 게 아니겠는가. 이는 오늘날 알고리즘이 인간보다 더 현명한 채용 결정을 내리는 경우가 자주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또 그토록 많은 기업들이 전통적인 인사고과 방식의 대안을 찾고 있는 이유 역시 마찬가지다. 심지어 (그리고 특히) 경영진이 조직에 공정성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선포하는 경우조차도, 고정관념으로 말미암아 똑같은 성과를 낸 직원들에 대해 평가와 대우를 다르게 한다. 이런 사실은 MIT의 에밀리오 카스티야와 인디애나대의 스티븐 베나드가실력주의의 역설을 주제로 한 유명한 연구에서 증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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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무엇 때문에 이런 실수를 저지르는 것일까? 코넬대 경제학자이자의 저자인 로버트 H. 프랭크는 한 가지 설명을 제시한다. 우리가 단지 사람들의 인생 궤도에서 우연한 일들이 얼마나 큰 역할을 하는지를 간과해서 그렇다는 것이다. 우리는 어떤 사람이 아주 좋은 직업을 얻고 돈을 많이 벌면, 그 결과를 두고 두뇌가 명석하고 열심히 노력한 증거라고 해석한다. (우리 스스로의 인생도 그런 식으로 바라본다.) 그렇다면 별로 잘나가지 못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어떨까? 아마도 여기저기에서 불운에 빠지는 바람에 그런 것인데, 신발끈을 좀 더 단단히 묶고 힘을 내면 상황을 뒤집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만약 권력을 쥐고 있는 사람들이 이 세상을 바라보면서 기본적으로 공평하고 정당하다고 생각한다면, 구조적 불공평에 대해 우려하기는커녕 그런 점을 아예 인식조차 하지 못할 것이다. 프랭크 교수는 주로 사회경제학적 방식으로 불평등을 거론한다. 그런데 그의 주장을 들여다보면 소외된 인구 집단에 대한 시사점이 뚜렷이 드러난다. 그는 아주 많은 성공 사례가 요행으로 설명된다는 점과, 어리석게도 우리는 그렇지 않다고 굳게 믿는다는 점을 보여주는 풍부한 사회과학 연구 결과를 두루 아우른다. 예컨대 프레이밍[1]효과 , 혹은 상황 이해에 도움이 되는 직접적인 참조 사항들(교외에 살고 있다거나 상류층 학교에 다닌다는 식의)은 우리가 좀 더 넓은 차원에서 가진 자와 못 가진 자를 인지하는 방식을 결정짓는다. 우리는 또 사후확신편향[2]때문에 우연히 벌어지는 일들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고 믿게 되고 각자가 성공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지어내게 된다. 게다가최고의 성과를 낸 소수에게로 보상이 심하게 쏠리는시장의 승자독식 구조가 성급한 단순화(인지적 지름길[3])의 결론을 한층 강화한다.
 

물론 실력이 정당하게 보상받으리라고 믿는 편이 개개인에게 이로울 수도 있다. 프랭크 교수가 강조하듯이, 꽤 확실한 성공가도에 정당하게 올라서 있다고 느끼는 동시에 자기 능력에 대해 자신감이 넘치는 경우에는 장애물을 극복할 힘을 끌어 모으기가 한결 더 수월하다. 그러나 바로 이런 사고방식에 막혀 있는 바람에 전체를 위해 경제적 파이를 키우는 공공의 해결책을 찾는 데 투자하지 못하는 문제도 있다고 그는 지적한다. 어쩌면 우리가 실력에 연연하는 가장 큰 이유는 그것을 문제 삼으면 우리 자신이 공격받는다고 느끼기 때문일 수 있다. 마치 우리의 재능과 노력이 묵살당하는 듯이 느끼는 것이다.

 

재능과 노력이 상당히 중요하다는 건 프랭크 교수도 인정하는 사실이다. 그러나 재능과 노력만으로 성공이 보장되지 않을 때가 아주 많다. 그는 공공 정책의 변화와 어느 정도의 감사하는 마음이 불평등을 바로잡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우리가 현재 살아가고 일하는 사회는 실력주의와 거리가 멀다. 실력을 바라보는 우리의 관점이 무척이나 잘못됐기 때문이다.

 

[1]행동경제학에서 같은 사안이라도 그것을 표현하는 생각의 틀(frame)을 달리 하면 개인의 판단이나 선택이 달라지는 현상을 일컫는 말.

[2]이미 벌어진 결과를 놓고 전부터 그렇게 될 줄 알고 있었다고 믿는 경향

[3]직접 보고 경험한 것들의 인과관계를 자신이 해석하기 편하거나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주는 방향으로 성급히 해석하는 경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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