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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가 사망했을 때 유가족은 회사와 가족 중 무엇을 먼저 생각해야 할까?

매거진
2023. 9-10월호
HBR의 가상 사례 연구는 실제 기업에서 리더들이 직면할 법한 문제를 제시하고 전문가들이 제안하는 해결방안을 함께 제안한다. 이번 연구는 C. 마리아 렉스 수기르타의 사비에르경영대학원 사례 연구 <The Turnaround of Café Coffee Day>를 토대로 작성됐다. 원문은 SSRN.com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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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야 고우다는 이사회 회의실에서 정장 차림의 남성 4명을 맞았다. 열흘 전 심장마비로 갑자기 사망한 남편 파르타의 채권자들이었다. 프리야는 멍하고 기진맥진한 상태였지만 이상하게도 회의실 안에서 안도감을 느꼈다. 지난 한 주 동안[1] 장례식장, 변호인단, 언론, 슬픔에 잠긴 가족을 상대하면서 보냈다. 그러다 보니 제대도 자지도 먹지도 못했다. 그런데 이곳 스플렌디드 아이스크림의 본사에서는 파르타의 에너지가 자신에게 활기를 불어넣는 것을 느꼈다. 파르타가 작은 낙농장을 인도의 대기업으로 성장시키는 과정을 프리야는 곁에서 지켜봤다.

이제 프리야는 개인 기업의 대규모 지분을 물려받는 단독 상속인으로서 호텔, 부동산, 벤처캐피털 투자뿐만 아니라 유제품과 아이스크림 가게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책임지는 사실상의 CEO이자 회장이 됐다. 그런데 사망한 남편이 투자자들과 자신에게 숨겨온 막대한 부채가 있어서 회사가 재정난에 처해 있다는 사실을 스플렌디드의 회계 책임자에게 바로 전날에야 들었다. 지난 1년 동안 파르타는 장기 부채를 갚기 위해 사채 형태로 단기 고금리 대출을 받아왔다. 회사 재정에 대한 스트레스가 남편을 죽음으로 몰았으리라 프리야는 짐작했다.

“오늘 와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프리야가 조심스럽게 말문을 열었다.

“다른 일로 만났더라면 좋았을 텐데요.” 지역 은행의 은행장 비제이 굽타가 대답했다. “우리 모두 고우다 회장님의 죽음에 충격을 받았습니다.[2] 회장님은 선구적인 기업가였습니다. 우리의 친구이자 파트너이기도 했죠. 하지만 많은 빚을 남겼고 그래서 우리가 오늘 이 자리에 모인 겁니다.”

프리야는 채권단이 준비해온 서류를 펼쳤다. 전날에도 수치를 확인했지만 여전히 충격적이었다. 스플렌디드의 핵심 아이스크림 사업은 글로벌 입맛과 가처분 소득이 있는 인도의 젊은 도시 소비자들 덕분에 꾸준히 수익을 내며 성장해왔다. 하지만 40개가 넘는 자회사를 거느린 대기업이 된 지금 그중 상당수가 적자를 내고 있었다. 파르타는 고수익 사업의 자금을 끌어다 관련 없는 벤처사업에 투자하려 했지만 과도한 빚을 졌다. 이제 회사는 유동성 위기에 직면했고 이자, 세금, 법률 비용을 감당할 자금을 마련하느라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EBITDA 대비 순부채 비율은 7로 ‘우려’ 기준인 4를 훨씬 웃돌았다. 4000만 루피가 넘는 대출금 만기도 눈앞에 다가오고 있었다.

“대표님, 이렇게 말하게 돼 유감이지만 우리는 상황을 직시해야 합니다.” 비제이가 말했다. “대표님은 새로운 자금줄을 찾거나 기꺼이 부채를 떠안아줄 구매자에게 스플렌디드를 매각하거나 사업을 청산해야 합니다.”

회의실에 들어올 때만 해도 프리야는 자신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제대로 알지 못했다. 그래서 이런 말이 튀어나왔을 때 자신도 놀라고 말았다. “아뇨, 남편의 유산을 포기하고 싶지 않아요. 제가 이 회사를 살릴 수 있습니다. 회사를 부도 처리하라고 밀어붙이면 여러분은 고작 몇 푼밖에 건지지 못할 겁니다. 시간을 주시면 부채의 85%를 갚겠습니다. 24개월 동안 이자만 동결해 주세요.”

비제이가 뒤로 기대어 앉으며 말했다. “잠깐 시간을 주시겠습니까?” 프리야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꼼짝도 하지 않았다. 이곳은 스플렌디드의 회의실이었으므로 그들에게 비워줄 생각이 조금도 없었다. 비제이는 미소를 지으며 다른 임원들에게 함께 회의실을 나가자는 신호를 보냈다. 잠시 후 그들이 돌아왔다. “대표님의 제의에 원칙적으로 동의합니다. 다만 계획을 서면으로 제출하고 진행 상황을 정기적으로 업데이트해 주셨으면 합니다.” 비제이가 말했다.

채권단을 배웅한 프리야는 회의 테이블 앞에 앉았다. 마음속에서 굳은 결의가 차오르는 것을 느꼈다. 노트북을 열어 스플렌디드의 직원 2만5000명에게 리더로서 보내는 첫 번째 메시지를 타이핑하기 시작했다.[3] “사랑하는 동료 여러분. 스플렌디드에는 보존할 가치가 있는 유산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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