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URE INTERNATIONAL BUSINESS
트럼프 시대의 세계화
판카즈 게마와트
보호무역주의의 대두는 기업들이 비즈니스를 하는 방식을 변화시킬 것이다.
하지만 당신이 생각하는 그런 방향은 아니다.
In Brief
문제 북미와 유럽 여러 나라에서 반세계화 정서가 일고 있다. 비즈니스 리더들은 세계화 전략에서 전면 후퇴해야 할지, 수정을 해야 할지, 혹은 기존의 전략을 밀고 나아가야 할지의 선택을 놓고 고민하고 있다.
큰 그림 중요한 결정을 내리기 전에 두 가지를 이해해야 한다. 첫째, 세계는 대부분의 사람이 생각하는 것만큼 고도로 세계화되지 않았다. 둘째, 무역전쟁이 치열한 기간에도 국제무역과 투자는 전략적 관점에서 무시할 수 없을 만큼 상당히 크다는 것이 역사의 교훈이다.
조언 보호무역을 부르짖는 정치권의 발언에 과잉 반응하지 말라. 그러나 적절한 조정은 필요하다. 이윤이 나지 않는 사업이 있다면 축소하라. 현지 적응에 좀 더 투자하라. 어디에서 사업을 하건, 이익을 뽑아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라. |
1년 전만 해도 세상이 이렇게 되리라고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비즈니스 리더들은 새로운 세상에 적응하려 애쓰고 있다.
국경 없는 세계가 올 것이라는 믿음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전통적으로 자유시장을 대변하는 두 나라, 영국과 미국이 흔들리고 있고 중국이 세계화를 가장 강력하게 지지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2016년 6월 브렉시트 투표는 EU에 큰 충격을 줬다. 미국에서는 대통령 선거가 진행되면서 세계화와 관련해 부정적인 뉴스 커버리지가 늘어났다.
도널드 트럼트 취임 일주일 후 경제지 이코노미스트는 ‘글로벌 기업의 후퇴’라는 제목의 표지기사에서 무역전쟁의 위험성에 대해 다뤘다.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30여 년에 걸쳐 가장 원대했던 기업 모델이 심각한 위기 처했다··· 규모의 경제와··· 아비트리지arbitrage의 이점이 사라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아비트리지는 동일 상품의 가격이 시장에 따라 다른 경우 저렴한 가격의 시장에서 구입하는 전략을 말한다. GE의 회장이자 CEO인 제프리 이멜트는 GE가 선택한 ‘급격한 방향 선회’, 즉 세계화에서 현지집중으로의 변화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나 세계화에서 대대적으로 후퇴하는 것이 요새처럼 불확실한 시대에 기업들에게 진정 옳은 방향일까? 혹은, 현지 사업을 정리하고 고국으로 돌아가지 않는 대신에 생산과 심지어 기술개발까지도 현지화에 주력하는 전략적 선택을 해야 할까? 나의 연구에 따르면 그래서는 안 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10년 전만 해도 비즈니스 리더들은 세계는 ‘평평’해지고 있고 글로벌 기업들은 국경에 제한받지 않고 세계 경제를 지배할 수 있을 거라고 믿었다는 것을 떠올려 보자. 이런 과장된 주장들이 틀렸다는 것이 여실히 드러났다. 보호주의의 압력이 거세지는 오늘날, 세계화에 대한 믿음을 완전히 버려야 한다는 주장 역시 반대편 극단적 방향으로의 과잉 반응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과 같은 나라에서는 세계화에 대한 장밋빛 전망이 어두워지면서 심각한 역풍을 맞고 있다. 설사 그렇다 하더라도 세계화의 종말을 논하는 것은 또 다른 실수가 될 것이다. 테이프 레코드의 되감기 버튼은 정지버튼과 같지 않다.
세계화를 완전히 포기하거나 반대로 현지화에 과도하게 치중하는 회사들은 국경과 물리적 거리를 초월하는 경제적 가치를 창조할 수 있는 능력에 타격을 받을 것이다. 이런 가치를 창조하기 위해 기업은 세계화라는 풍부한 자원을 이용해야 하며 미래를 내다보는 기업경영을 멈춰서는 안 된다. 세계화 전략은 여전히 효력이 있다. 오늘날 혼란의 와중에는 다국적 회사의 전략, 조직구조, 사회적 참여 방법을 좀 더 섬세하게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 이 글에서는 세계화와 관련해 변화된 것과 여전히 변화되지 않은 것에 대한 보편적인 오해가 무엇인지, 복잡한 세계에서 어떻게 언제 경쟁해야 하며, 다국적기업의 역할은 무엇인지를 이해하기 위한 지침들을 다루겠다.
세계화의 경로
세계화의 미래에 대한 비관적 전망이 대두되기 시작한 것은 2008~2009년 경제위기 때였다. 그러나 거시경제 여건이 개선되면서 비관적 전망은 낙관론과 뒤섞여 예측은 불분명해졌다. 예를 들어, 2015년 3주밖에 안 되는 짧은 기간에 워싱턴포스트는 로버트 J. 새뮤얼슨이 쓴 ‘초광속(Warp Speed)으로 진행되는 세계화’라는 제목의 기사와 ‘세계화의 종말?’이라는 제목의 사설을 실었다.
이렇게 엇갈린 전망이 있을 때는 자료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스티븐 앨트먼과 나는 세계화가 실제로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를 알아 보기 위해, 2년에 한 번 발표되는 DHL 글로벌연결지수DHL Global Connectedness Index를 모았다. 이 결과는 그래프 ‘세계화는 후퇴하지 않았다’로 나타났다. 이 지수는 무역, 자본, 정보, 인력의 국가간 이동을 측정한다. 경제적으로 가장 중요한 두 가지 지표인 상품무역과 외국자본직접투자는 경제위기 기간에 심각한 타격을 받았다. 그러나 이 시기 이후엔 두 가지 중 어떤 것도 심각하게 추락한 적이 없었다. 상품무역은 2015년 큰 폭으로 줄었지만 그것은 원자재가격 하락과 미국 달러화의 강세 때문에 초래된 가격 효과가 반영된 것에 불과하다. 2016년 최신 자료에서 외국자본직접투자가 줄어든 것은 미국 정부가 세금 바꿔치기tax inversions단속에 나선 것이 부분적인 원인이 됐다. 2016년 최종 자료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인적 이동과 정보 교환의 추이를 살펴보면 세계화는 이전 수준을 유지하고 있거나 심지어 더 속도를 높이고 있다는 결론에 힘을 실어줄 것이다.
아티클을 끝까지 보시려면
유료 멤버십에 가입하세요.
첫 달은 무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