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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 & 전략

브레인스토밍의 새 패러다임

매거진
2018. 3-4월(합본호)

브레인스토밍의 새 패러다임

돌파구를 여는 통찰을 원한다면 답이 아닌 질문에 집중하라

할 그레거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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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BRIEF

 

문제

위대한 혁신가들은 깊이 뿌리박힌 전제를 반박하는 좋은 질문에서 좋은 답변이 나온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대개 질문하지 않는다. 브레인스토밍할 때조차 질문하지 않는다.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어서다. 그 결과, 참신한 아이디어를 찾을 때 옴짝달싹 못하는 경향을 보인다.

 

해결

해결책을 구하지 않고 질문만 하는 브레인스토밍을 통해 깊게 탐구하고 효과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안심하고 찾을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할 수 있다. 리프레이밍을 위한 간단한 연습을 하면 파괴적 집단 역학과 획기적 사고를 방해하는 편향된 생각을 피할 수 있다. 이는 종종 새롭고 진취적인 시각과 예기치 못한 통찰로 이어진다. 

 

 

 

 

20년 전 MBA 수업의 하나로 브레인스토밍 세션을 이끈 적이 있다. 세션은 오트밀을 꾸역꾸역 입에 넣는 일처럼 지루했다. 논의의 주제는 많은 회사가 어려움을 겪는 일로 남성들이 지배하는 환경에서 평등 문화를 정착시키는 방법에 대한 것이었다. 학생들 모두 관심을 보이는 이슈였지만 괜찮은 아이디어는 좀처럼 나오지 않았다. 나는 시계를 흘끗 보면서 적어도 다음 세션에서 출발점으로 삼을 수 있는 토론거리는 찾고 끝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즉석에서여러분, 오늘 안에 정답을 찾는 일은 잠시 잊고 이 문제와 관련해 새롭게 던질 수 있는 질문을 생각해 봅시다. 남은 시간 안에 얼마나 많은 질문을 적을 수 있는지 한번 봅시다라고 말했다. 학생들은 하나둘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고, 나는 재빨리 칠판에 질문들을 적었다. 누군가가 답을 내놓으면 답변 대신 질문을 하라고 지도했다. 금세 교실에 활기가 돌아 놀라울 정도였다. 세션이 끝날 무렵이 되자 학생들은 흥분에 차 수업시간에 등장한 질문 몇 가지를 이야기하며 자리를 떴다. 우리가 세운 기본 전제를 반박하는 질문들이었다. 이를테면법규를 제정해 공표하는 일보다 풀뿌리 운동을 직접 지원하는 편이 나은가?’늘 했던 것처럼 다른 조직의 성공 사례를 찾기보다는 우리 사회 안에서 규모는 작아도 평등을 구현한 이례적인 경우를 찾아 배우는 게 나을까?’ 예상하지 못했던 바지만 대안을 낼 수 있는 새로운 길이 열리자 논의할 거리가 급격히 불어났다.

 

그날 세션 전까지는 정답을 찾기 위해서가 아닌 질문을 던지기 위한 브레인스토밍을 해본 경험이 없었다. 이는 수업시간에 문득 떠오른 발상으로, 아마 개방적이고 솔직한 질문이 창조적 발견으로 이어진다는 사회학자 파커 파머Parker Plamer의 초기 저작을 읽고 있던 터라 영향을 받았던 것 같다. 질문을 위한 질문 던지기는 학생들에게 상당한 효과가 있었기에 컨설팅 활동을 하면서도 시험해 봤다. 결국 이 질문 던지기 기법을 연구방법론으로 정립했고 지금까지 다듬어 나가고 있다. 현재까지 수백 명의 의뢰인에게 질문 던지기 기법을 적용했다. 패션회사 샤넬, 식품회사 다논, 엔터테인먼트회사 디즈니, 회계법인 E&Y, 자산운용사 피델리티, 바이오벤처 제넌테크, 고객서비스관리업체 세일스포스, 기타 수십 개 회사의 글로벌 팀과 비영리단체, 리더 개개인과 코칭을 진행하면서 질문 던지기 기술을 실험했다.

 

이 질문 던지기 기술의 기저에는 질문이 참신하면 획기적이며 변화를 불러올 수 있는 통찰을 얻을 수 있다는 인식이 깔렸다. 심리학계를 사례로 보자. 1998년 전까지만 해도 사실 많은 훈련을 받은 심리학자들이 하나같이 정신질환이나 결함의 근원을 없애는 데 집중했다. 이들은 한마디로 행복well-being[1]이란 정신장애 등 부정적 요소가 없는 상태라고 믿었다. 그러나 마틴 셀리그먼Martin Seligman은 미국심리학회American Psychological Association·APA의 회장을 맡은 후, 학계에 전혀 다른 시각을 제안했다. 셀리그먼은 미국심리학회 연례회의 연설에서 몇 가지긍정적요소가존재할 때 행복한 것은 아닐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그런 요소들은 번성flourishing에 필수적이며 인지·측정·발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었다. 이 질문을 계기로 긍정심리학 운동이 시작됐다.

 

정답 대신 질문을 던지기 위해 브레인스토밍을 시작하자 과거의 인지적 편향을 밀어내고 미지의 영역으로 발걸음을 쉽게 내디딜 수 있었다. 우리는 학문 연구에서도 이런 역동적 변화의 조짐을 봤다. 한 예로 사회심리학자 애덤 갈린스키Adam Galinsky의 연구를 보면 과도기에 관점을 재구성하는 리프레이밍reflaming이 어떤 효과를 내는지 알 수 있다. 그러나 사람들은 어릴 때부터 질문하면 답을 찾도록 훈련받아 왔기 때문에 질문만 하는 일을 지속하면 부자연스럽다고 느낀다.

 

내가 개발한 연구방법론은 문제를 유용한 방식으로 재구성하는 과정에 방점을 둔다. 이는 보다 창의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습관을 길러주며 돌파구가 필요할 때 해당 사안을 잘 통제할 수 있도록 돕는다. 마냥 손 놓고 의외의 소식을 기다리는 게 아니라 직접 해결할 수 있다고 알려준다. 이 글에서는 방법론이 왜, 어떻게 효과를 발휘하는지 설명하겠다. 개인이든 조직이든 막다른 골목에 봉착하거나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할 때 활용할 수 있다. 회사가 이 방법론을 정기적으로 연습하면 집단지성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사실을 밝혀내려는 조직문화를 만들어 갈 수 있다.

 

어떤 절차가 필요할까?

 

지난 수년간 다양한 버전의 브레인스토밍을 시험해 왔다. 지금은 이 브레인스토밍 과정을퀘스천 버스트Question Burst’라고 부르고 있다. 브레인스토밍을 통해 참가자의 데이터와 피드백을 수집·분석해 가장 성과가 좋은 과정은 무엇이었는지 파악했다. 그룹 규모와 진행시간, 총 질문 개수를 다양하게 조정해 실험을 진행했다. 즉흥적으로 실험에 들어가거나 미리 스케줄을 정해 진행해 보기도 했다. 아이디어를 내려고 다양한 분위기를 조성해 봤다. 코칭 강도를 높이거나 낮춰봤다.(예를 들어좋은질문을 구성하는 요소와 창의적 생각을 하는 법을 논할 때 코칭을 늘리거나 줄여봤다.) 세션 분위기를 살펴봤으며 세션이 끝나면 설문조사를 실시해 새로운 버전을 진행할 때마다 달라진 점이 있는지 관찰했다. 시간이 흐른 뒤 퀘스천 버스트 시간의 기본적인 형태를 만들 수 있었다. 이는 총 세 단계로 구성된다.

 

무대를 준비하라Set the stage.일단 본인이 깊게 관심을 갖고 있는 난제를 골라라. 좌절을 맛봤을 수 있고 아니면 흥미로운 기회가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을 막연하게나마 느낀 상태일 수도 있다. 획기적인 질문을 던지기 좋은 시기인 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미국의 대표적 혁신기업 인튜이트Intuit의 회장이자 CEO인 브래드 스미스Brad Smith심장이 빨리 뛴다면좋은 질문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럴 때 사람들은 완전히 이 질문에 집중하고 다른 사람들도 끌어들여 같이 고민하려 한다.

 

몇몇 사람을 초청해 내가 고민하던 문제를 새로운 각도에서 고심해 보자. 물론 혼자 할 수도 있지만 다른 사람들과 함께하면 활용할 지식 베이스가 넓어지고 건설적인 사고방식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네드 할로웰Ned Hallowell은 집중력의 생산성을 유지하기 위한 방법을 수십 년간 연구해하버드 집중력 혁명Driven to Distraction at Work’을 출판했다. 이 책에는고독한 희생양의 축제Feasts on a solitary victim에 대한 우려가 담겨 있다. 다른 사람들이 퀘스천 버스트에 참여하면 다른 사람들이 내 취약점을 알게 되지만 동시에 공감을 불러일으켜 디자인적 사고design thinking[2]에서 흔히 말하는 아이디어 발굴이 원활해진다. 위협적이지 않은 방법으로 다른 사람을 끌어들일 수 있는 방법이다.

 

문제와 직접 연관이 없고 사고방식이나 세계관이 당신과 현저하게 다른 사람 2, 3명을 고르는 게 가장 좋다. 이들은 당신이 생각지 못한 놀라우면서 설득력 있는 질문들을 던질 것이다. 해당 문제에 익숙하지 않기에 틀에 박힌 생각을 하지 않는 데다 지금 현재 투자한 것도 없는 까닭이다. 그들은 금기시되는 질문을 던지고 모두가 알고 있지만 애써 모른 체하는방 안의 코끼리elephants in the room부류의 문제를 지적할 것이다. 그러면 안 된다는 것을 모르기 때문이다.

 

답 찾기에 집중하는 전통적 방식의 브레인스토밍은 보통 개인이 집단보다 나은 성과를 낸다. 여럿이 일할 때 개인이 노력을 줄이는사회적 태만social loafing’과 다른 사람에게 평가받는 것을 두려워하는 사회 불안social anxiety등 집단역학이 만연하면 독창적 사고를 방해한다. 참여자들이 내성적이면 목소리를 잘 내지 않는다. 하지만 퀘스천 버스트 방법을 통하면 사회적 상호작용을 할 때 습관적으로 취하던 방법과 거리를 둘 수 있어 부정적 영향을 주는 이런 집단 역학을 뒤집을 수 있다. 한편으로 이 방법론을 활용하면 말수가 없는 사람까지 누구든 안심하고 다른 시각을 비출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할 수 있다. 퀘스천 버스트에서는 의견을 내는 사람에게 당장 관점을 확고히 하라고 강요하지 않아 편안한 마음으로 거리낌 없이 말할 수 있다. 질문에만 집중하니 성급하게 답을 낼 필요도 없고 해당 사안을 더 깊게 탐색할 수 있다.

 

질문 던지기 훈련을 같이할 파트너들을 모았다면 이제 해당 사안을 2분 안에 설명한다. 사람들은 종종 자신이 안고 있는 문제야말로 설명할 거리가 많다고 여긴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과 해당 문제를 단시간 내 공유하려면 질문 던지기를 제약하거나 유도하지 않는 수준 높은 방식으로 해당 사안을 말해야 한다. 그러니 주요 사항만 짚어야 한다. 문제를 해결하면 상황이 어떻게 나아질지 설명해야 한다. 왜 도중에 막혔고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았는지 간결하게 말해야 한다.

 

이런 질문 던지기 기법을 통해 글로벌 금융서비스업체의 매니저인 오데사Odessa는 복잡하다고 여겼던 의사소통 문제를 재구성할 수 있었다. 근무지역과 직위, 맡은 업무가 서로 다른 이들에게 회사의 새 전략을 소개하는 문제였다. 매니저는 간단한 설명과 함께 퀘스천 버스트를 시작했다. 모두와한 곳을 향해 노를 젓고 싶다는 소망과 각자가 맡은 역할과 시각이 제각각인 만큼 자신이 보내는 메시지로 새로운 전략 소개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것 같다는 답답한 심정을 드러냈다. 그 정도로 설명한 뒤 연이어 사람들에게 질문을 받았는데 이를 계기로 문제를 완전히 다르게 이해하게 됐다. 회사 내부 임직원을 상대로 한 마케팅 캠페인이 아니라 리더십 과제로 보기 시작한 것이다. 만약 그가 다른 사람들에게 회사 전략 소개를 믿고 맡길 수 있을 정도의 방법을 찾는다면 다른 매니저들을 동원해 현지에 끼치는 영향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메시지를 손질할 수 있다.

 

참가자들에게 질문을 받기 전에 중요한 규칙 2가지를 분명하게 설명하라. 첫째, 사람들은 질문만 할 수 있다. 대안을 제시하려 하거나 누군가의 물음에 반응한다면 세션 주최자는 바로 제지하고 질문을 유도해야 한다. 둘째, 해당 문제에 프레임을 씌우는 서두나 명분은 삼가야 한다. 자칫 참여자들이 해당 사안을 특정한 방식으로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야말로 가장 피해야 할 일이다.

 

질문 던지기 세션에 앞서 스스로의 감정 상태를 빠르게 점검하는 일도 필요하다. 도전의주체로서 문제를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한다. 문제를 두고 내가 느끼는 감정이 긍정적인가, 중립적인가, 부정적인가? 기저에 깔린 감정 상태를 표현하는 단어 몇 개를 생각나는 대로 적어라. 10초 이상 걸려선 안 된다. 세션이 끝난 뒤에도 똑같이 해봐야 한다. 감정이 창조적 에너지에 끼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이런 점검 작업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세션에서 유익하고 새로운 질문을 구하는 게 목표기도 하지만 문제에 끝까지 집중할 수 있는 정서적 동력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당신의 창조적 에너지는 앞으로 적게는 수일 많게는 몇 달에 걸쳐 부침을 보일 것이다. 여기에 대비해야 한다. 변화를 촉발할 아이디어를 얻으면 처음에는 신나지만 온갖 곤란한 일이 불시에 터져 괴로워진다. 일이 고되어진다. 하지만 운이 좋으면 변화를 볼 수 있는 희망의 순간을 목도할 수 있다. 애초 급격한 변화가 있으리라 예상하고 시작한다면 참고 견디기가 한결 나을 것이다.

 

모든 질문이 동등하진 않다.

 

종종 퀘스천 버스트를 하면서 지켜야 할 규칙을 말하다 보면 어떤 종류의 질문을 해야 도움이 되는지, 자신이 한 질문이 도움이 될 좋은 질문인지 어떻게 아는지 같은 질문을 받곤 한다. 단정적으로 말하기 망설여지지만 모든 질문이 참신한 해결방안으로 이어질 수 있는 잠재력을 품고 있지는 않다. 승산을 높이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원칙을 명심해야 한다.

 

•전통적 기법 중 무작위 연상 또는 대안적 페르소나 내세우기와 같은 확산적 사고divergent-thinking를 통해 신선한 질문이 나올 수 있고, 나아가 새로운 영역에 도달할 수 있다.
•질문은 개방적이냐 폐쇄적이냐, 짧은가 긴가, 단순한지 복잡한지 등 서로 대립할 때 가장 생산적이다.
•‘무엇이 효과가 있고 아닌가?’ ‘이유는 무엇인가?’ 등 서술적인 질문이 ‘~라면 어떻게 될까?’ ‘무엇이 가능한가?’ ‘~하는 게 어떨까등 추측성 질문보다 좋다.
•기억하는지 아닌지만 확인하는 단순한 질문에서 창조적 통합을 요구하는 인지적으로 복잡한 질문으로 넘어가면 혁신적 사고를 할 수 있다.
•조직이 무엇을 이루고 싶은지에 대한 강한 확신에서 나오지 않은 질문은 성가시고 방해가 될 뿐이다.
•공격적인 태도로 질문하면 해롭기만 하다. 사람들을 곤란하게 만들거나 근거 없이 타인의 아이디어를 의심하거나 몸을 사리는 문화를 정착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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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마틴 셀리그먼의 긍정심리학(물푸레, 2014 4)에서 well-being은 행복으로, flourish는 플로리시로 번역했다. 다만 flourish를 다룬 다른 심리학 논문에서는 번성으로 표기한 예도 있다.

[2]소비자의 니즈를 기술적으로 개발 가능한 제품·서비스로 연결할 수 있도록 디자이너가 활용하는 창의적 사고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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