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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 & 혁신

점진적 혁신의 재평가 外

매거진
2018. 9-10월(합본호)

IN THEORY

점진적 혁신의 재평가

홈런만 노리다가 수익률이 떨어질 수 있다

 

10년 전 프랑스 인시아드경영대학원의 마케팅 교수 마르셀 코르스텐스Marcel Corstjens, 한 다국적 소비재기업 직원들과 회사의 주요 브랜드 하나를 되살리는 방법을 놓고 컨설팅을 진행했다. 3일 동안의 회의에서 코르스텐스 교수는 연구개발팀의 1시간짜리 발표에 깊이 매료됐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별 감흥이 없었다. “개발할 만한 아이디어가 많았습니다.” 코르스텐스의 말이다. “그런데 연구개발 회의가 끝나자 모두좋습니다. 이제 커뮤니케이션과 광고 문제로 돌아갑시다라면서 아무도 연구개발에 관해 다시 이야기하지 않았습니다.” 대형 소비재기업이 마케팅에 강하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지만, 연구개발팀의 통찰력을 깡그리 무시하는 태도가 마음에 걸렸다. 소비재기업은 첨단기술, 의료 관련 기업에 비해 연구개발비 지출 규모가 훨씬 적다. 그래도 일부 소비재기업은 연구개발에 연간 1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한다. 코르스텐스 교수는 이런 기업들이 어떤 효과를 얻는지 궁금했다.

 

이를 알아보기 위해 코르스텐스 교수는 동료 두 명과 함께, 전 세계 2500대 기업에 관한 데이터로 연구개발비 지출과 성장에 관한 통계분석을 시도했다. 매출이 10억 달러 미만인 회사를 제외하고 연구개발 지출, 인건비, 자본 지출, (판매비, 일반경비, 관리비 대신 사용한) 마케팅비용 지출 등 여러 변수와 매출 간 관계를 조사했다. 그런 다음 각 변수의 판매 증대 효과를 계산했다. 의약품과 식품, 소비재를 중심으로 먼저 산업별로 분석했고, 뒤이어 기업별 분석을 실시했다.

 

산업별 분석에 따르면, 소비재기업의 경우 연구개발 지출이 매출을 주도하지 않았다. 그보다는 마케팅 지출이 주요 요인으로 보였다. 하지만 제약산업에서는 연구개발과 마케팅 지출 모두에서 강력하고 중요한 개선 효과를 볼 수 있었다.

 

기업별 분석에서는 비교적 연구개발 예산 규모가 큰 기업과 작은 기업 간에 차이를 발견할 수 있었다. 연구개발 예산 규모가 20억 달러로 세계에서 가장 큰 P&G 같은 기업은, 연구개발 투자와 판매 사이에 눈여겨볼 만한 관계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헨켈, 로레알, 바이어스도르프Beiersdorf, 레킷벤키저Reckitt Benckiser등 연구개발 예산 규모가 작은 기업에서는 상관관계를 보였다.

 

연구진은 패턴을 연구하고 경험이 풍부한 연구개발 임원들을 인터뷰한 뒤, 연구개발 예산 규모가 매우 큰 기업은 블록버스터급 신제품이 될 가능성이 있는 값비싼 대규모 혁신 프로젝트를 장려하고, 이런 대형 프로젝트에 연구개발 자금을 대량 투입했다고 결론 지었다. 문제는 이런 고위험 고수익 전략이 실패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연구진은 이렇게 썼다. “P&G의 경우 지난 15년간 연구개발에 평균 20억 달러를 지출했지만, 성공보다 훨씬 많은 실패를 경험했다. 쉽게 말해 P&G는 크게 지르고, 크게 손실을 봤다.”

 

 

이와 대조적으로 클리어라실Clearasil, 리졸Lysol, 울라이트Woolite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레킷벤키저는 야심이 덜한 혁신을 추구하면서 조용히 매출을 증대하는 수익성 전략을 보여줬다. MIT의 수학자 에드워드 로렌츠Edward Lorenz가 나비의 날갯짓 같은 작은 행동이 토네이도와 같은 큰 사건을 일으킬 수 있다는 설명을 한 뒤로 이를로렌츠 전략이라고 부른다. 연구진은폭발적 혁신에 투자할 만큼 돈이 많지 않은 레킷벤키저는 다른 접근법을 선택했다. 즉 투자 규모는 작지만 자신들의 가장 가치 있는 브랜드를 소소히 개선하는 데 집중했다. 또 소비자가 가치를 느끼고 더 많은 돈을 지불할 의향이 있는 실제 소비자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면서, 레킷벤키저의 식기세척기 세제 브랜드피니시Finish를 예로 들었다. 피니시를 출시하고 수십 년이 흐른 뒤 레킷벤키저는, 기존 제품에 린스제를 추가하고 제품명을피니시 2-in-1’으로 바꿨다. 몇 년 뒤에는 소금 성분을 첨가하고피니시 3-in-1’이 됐다. 오늘날 이 제품은 광택보호제를 첨가한피니시 올인원으로 유통되고 있다. 제품을 조금씩 개선할 때마다 매출과 수익은 증가했다.

 

또 다른 소규모 혁신의 성공 사례는 포장이다. 2004년 맥도널드가 판매하는 우유의 포장을 판지에서 옛날 우유병을 닮은 투명 플라스틱병으로 바꾸자 1년 만에 판매량이 3배로 뛰었다. 하인즈는 케첩이 잘 나오도록 거꾸로 보관하는 병, 감자튀김을 깔끔하게 찍어 먹을 수 있는 패스트푸드용 케첩용기 등 새로운 포장 방법을 도입해서 케첩 판매량을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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