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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

전통매장, 디지털과 손잡는 생존전략을

매거진
2013. HBR in DBR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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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이 글은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 2011 12월 호에 실린 베인 앤 컴퍼니 파트너 대럴 릭비(Darrell Rigby)의 글 ‘The Future of Shopping’을 전문 번역한 것입니다.

 

시카고에 거주 중인 28세의 여성 에이미는 눈이 쏟아지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한여름용 리조트 의상을 구입해야 했다. 카리브해로 떠나는 휴가에서 입을 옷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5년 전인 2011년이었더라면 에이미는 곧장 쇼핑몰로 향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에이미는 집 안에 놓여 있는 소파에 앉아 편안하게 쇼핑을 시작했다. 먼저 에이미는 지난 달 2벌의 옷을 구매한 소매업체 다넬라(Danella)의 퍼스널 컨시어지(personal concierge)와 화상회의를 진행했다. 컨시어지는 몇 개의 의상을 추천하면서 의상 사진과 에이미의 아바타(avatar)를 겹쳐서 실제로 옷을 입은 에이미의 모습이 어떨지 화면으로 보여줬다. 에이미는 컨시어지가 보여주는 몇 가지 제품은 바로 거절하고 다른 브라우저 탭으로 넘어가 구매자 평가와 가격을 살폈고 다른 소매업체 사이트가 몇 가지 제품을 좀 더 저렴하게 판매하는 것을 확인한 후 물건을 주문했다. 에이미는 다넬라의 웹사이트에서 한 가지 물건을 구매한 후 매장에 구비돼 있는 몇 가지 의상을 입어보기 위해 근처에 있는 다넬라 매장으로 향했다.

 

에이미가 다넬라 매장에 들어가자 판매 직원이 반갑게 에이미의 이름을 부르며 다가와 인사를 한 후 에이미가 온라인상에서 선택한 제품들과 그 의상에 어울리는 신발, 칵테일 드레스를 정리해 놓은 탈의실로 안내했다. 직원이 골라놓은 신발이 마음에 든 에이미는 스마트폰으로 바코드를 스캔해 다른 매장에서 똑같은 신발을 30달러 저렴하게 판매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매장 직원은 재빨리 30달러 할인된 가격을 제시하며 에이미에게 골라놓은 드레스를 착용할 것을 권했다. 드레스는 값이 비싼데다 디자인이 매우 대담했다. 에이미는 스타일이 좋은 친구 3명에게 영상을 보내 의상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친구들은 신속하게 답을 보내왔다. 3명 모두 별로라는 의견이었다. 에이미는 자신이 원하는 제품을 집어 들고 인터넷 사이트를 뒤져 쿠폰을 찾아낸 다음(추가로 73달러를 할인해주는 쿠폰) 스마트폰으로 결제했다.

 

에이미가 문을 향해 걸어가자 실물 크기 화면이 에이미를 인식하고 뿌리치기 어려울 만큼 매력적인 여름용 상의를 소개하며 특가에 판매한다는 정보를 알려줬다. 에이미는 온라인상에서 예산을 살핀 후 휴대전화를 이용해 맞춤형 QR코드(Quick Response code·2차원 코드)를 스캔했다. 에이미가 구매한 여름용 상의는 내일 아침이면 집에 도착할 것이다.

 

이것은 물론 가상 시나리오다. 하지만 독자 여러분의 생각만큼 초현대적이거나 공상적인 것은 아니다. 에이미가 사용한 모든 기술은 이미 활용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앞으로 5년 내에 그중 상당수가 어디에서나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아주 흔한 기술이 될 것이다. 하지만 구매자의 입장에서는 꿈의 실현(넘쳐나는 정보, 완벽에 가까운 가격 투명성, 끝없이 쏟아져 나오는 특가 상품)과도 같은 이런 상황으로 인해 소매업체들은 이미 악몽 같은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타워 레코드(Tower Records), 서킷시티(Circuit City), 린넨즈앤싱즈(Linens’ n Things), 보더스(Borders)는 다른 업체들보다 앞서 이런 변화에 희생됐다.이들 외에도 희생되는 기업은 계속해서 등장할 것이다.

 

소매업계는 50년에 한 번씩 이런 유형의 파괴를 경험한다. 150년 전에는 대도시가 발달하고 철도망이 확대되면서 현대적인 백화점이 생겨났다. 그로부터 50년이 흐른 후 자동차가 양산됐고 전문 매장들로 가득한 쇼핑몰이 새로 조성된 교외 마을에 모습을 드러내 도심에 위치한 백화점에 도전장을 던졌다. 1960∼70년대가 되자 월마트(Walmart), 케이마트(Kmart) 등 할인점이 우후죽순 생겨났고 머지않아 전문매장을 특화해 상품을 대량으로 판매하는 서킷시티, 홈디포(Home Depot) 같은 매장이 생겨났다. 전자 형태의 할인점과 후자 형태의 대형 전문매장들은 모두 구식 쇼핑몰의 기반을 약화시키거나 변화를 초래했다. 변화의 물결이 나타난다고 해서 이전의 소매 형태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업계 전반적인 분위기가 바뀌고 소비자의 기대치가 새롭게 정립된다. 소비자가 미처 깨닫지 못하는 새로운 변화가 나타나는 경우도 많다.새로운 방식으로 물건을 판매하는 소매업체의 등장으로 기존 고객 중 상당수가 떨어져나가고 남은 고객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수익마저 줄어들면 초기 소매 방식에 의존하는 소매업체들은 변화에 적응하거나 도태된다.

 

대다수 소매업계의 파괴와 마찬가지로 디지털 소매 기술도 출발은 불안했다. 아마존닷컴(Amazon.com), 펫츠닷컴(Pets.com), 에브리싱엘스닷컴(everythingelse.com)을 비롯해 1990년대에 등장한 인터넷 기반 소매업체들은 스스로온라인 쇼핑(online shopping)’ 혹은전자상거래(e-commerce)’라 칭하는 새로운 거래 방식을 받아들였다. 문제가 있는 전략, 투기성 짙은 모험, 경기침체가 더해져 닷컴버블(dot-com bubble) 붕괴 전까지 신흥 인터넷 기업들은 제멋대로 성장했다. 결국 인터넷 시장의 거품이 터지자 전자상거래 부문에서 활동하는 소매업체 중 절반이 설 자리를 잃었으며 비합리적인 윤택함이 사라지고 냉정한 경제적 현실이 그 자리를 차지하는 급작스런 변화가 뒤따랐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경제적 실리가 확고히 자리잡았다. 시장조사기관 포레스터(Forrester)는 미국에서만 전자상거래의 규모가 매출 기준 2000억 달러에 육박하며 5년 전 전체 소매 판매에서 5%를 차지했던 전자상거래의 비중이 9%로 껑충 뛰어오른 것으로 추정한다. 다른 시장을 살펴보면 전자상거래가 전체 소매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영국에서는 약 10%,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3%, 남미에서는 2%에 이른다. 세계 시장 전체를 따져보면 부문별로 커다란 차이가 있긴 하지만 디지털 소매가 전체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5∼20%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뿐만 아니라 이제는 디지털 소매업체 중 상당수가 매우 높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 예를 들어, 전통적인 할인 매장과 백화점의 평균 투자수익률은 6.5%에 불과하지만 아마존의 5년 평균 투자수익률은 무려 17%에 달한다.

 

오늘날 우리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은 그저 시작에 불과하다. 머지않아 전자상거래의 시장 규모를 측정하는 것은 고사하고 전자상거래를 정의하는 것조차 힘들어지는 날이 올 것이다. 매장을 찾은 고객이 자신이 원하는 상품이 일시적으로 품절됐다는 사실을 발견한 후 매장 내에 있는 단말기를 통해 다른 매장 측에 해당 제품을 집으로 보내줄 것을 요청한다면 이 거래를 전자상거래 판매로 볼 수 있을까? 고객이 어느 매장에서 쇼핑을 하다가 스마트폰을 이용해 검색을 하던 중 다른 매장에서 좀 더 저렴한 가격에 동일한 제품을 판매한다는 사실을 확인하고선 전자상거래 방식으로 물건을 주문한 다음 매장을 방문해 해당 제품을 찾아가기로 약속한다면 전자상거래가 되는 것일까? 다른 사람으로부터 웹사이트에서 주문한 물건을 선물로 받은 후 근처에 있는 매장에 들러 제품을 교환하는 방식은 어떨까? 전문가들은 디지털 정보가 이미 매장 판매의 약 50%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그 숫자는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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