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편집장으로부터
온라인 리뷰와 책임감
집에서 10년 정도 쓴 데스크톱 PC가 고장났습니다. 메인보드의 수명이 다한 듯 했습니다. 바꿀 때도 됐다 싶어서 큰맘 먹고 새로 주문했습니다. 온라인 플랫폼 ‘다나와’에서 70만 원 정도에 맞췄습니다. 요즘은 조립 PC도 대기업 제품만큼이나 깔끔하게 포장되고 테스트까지 마친 상태로 배송되더군요. 투명한 케이스 안에 LED 등이 번쩍번쩍하며 쌩쌩 돌아가는 새 PC를 보니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나 자신에게 주는 크리스마스 선물을 조금 일찍 받았네요.
그런데 박스 안에는 안내문이 들어있었습니다. 다나와에 들어가 구매확정 버튼을 누른 후 사진을 첨부해 후기를 올리면 1만 원짜리 문화상품권을 준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문상’ 1만 원. 놓치기 힘든 유혹이었습니다. 바로 행동에 들어갔습니다. 이리저리 각도를 달리해 사진을 찍었습니다. 저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사진 후기를 올렸는데, 거의가 10점 만점을 줬더군요. 장사를 잘할 줄 아는 셀러 같았습니다. 그러고 보니 저 역시도 그 업체를 선택했을 때 구매자 평점을 가장 중요하게 봤습니다. 누군가 다른 구매자는 또 저의 후기를 보고 그 업체를 선택하겠죠.
금전적 인센티브 때문에 좋은 후기를 올려준 저는 비도덕적인 사람일까요? 이번 호 HBR 아티클 ‘더 나은 온라인 리뷰 시스템 설계하기’(136페이지)의 필자들에 따르면 저나 해당 셀러가 떳떳하지 않을 이유가 없습니다. 거짓말을 한 것도 아니고 사기를 친 것도 아닙니다. 제 후기는 (다소 감정이 들어갔다고 하더라도) 잠재 구매자들에게는 소중한 정보가 될 것입니다. 모두에게 윈–윈입니다. 구매에 만족하는 고객에게만 리뷰를 남기도록 슬쩍 유도했다면 문제였겠죠. 그러나 좋은 경험이든 나쁜 경험이든 누구나 자신의 경험을 다른 이들과 나누도록 독려하는 것은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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