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케임브리지대에서 조직행동론을 가르치는 김연준 교수는 대학을 두 번 나왔습니다. 처음에는 전자공학을 전공하고 삼성전자에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일했습니다. 그러나 일에 재미를 붙이지 못했고 인사고과도 낮게 받았습니다. 몇 해를 마음 불편하게 보낸 후 ‘이 길은 아무래도 내 길이 아닌가보다’라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회사를 그만두고 경영학과 학부과정에 편입해서 몇 살 어린 학우들과 같이 수업을 들었고, 경영학 학사·석사·박사학위를 잇달아 받았으며, 세계적 명문대학의 교수가 됐습니다. 커리어 전환에 있어서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를 때다’라는 격언을 떠올리게 됩니다.
김 교수는 이번 HBR ‘Defend Your Research’ 코너에서 재미있는 연구결과를 소개합니다. 본인의 과거 직장 경험에서 힌트를 얻었다고 합니다. 그는 한국의 한 건강식품업체 임직원들의 성과평가 내용을 분석했습니다. 상사나 동료에게 부정적 평가를 받은 사람의 창의성 수준은 낮아졌지만, 하급자로부터 약점을 지적받은 사람은 창의성이 올라갔다는 것입니다. 와! 그럼 상급자 비판을 더 심하게 하도록 독려해야 할까요?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상급자가 결국은 하급자에게 보복을 하더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팀원 입장에서는 입 다물고 있는 게 안전한 선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