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점 심각한 경기침체와 불황에도 우위를 차지하는 기업들이 있다. 지난 네 차례의 경기침체를 겪으면서도 대기업의 14%는 매출 성장률과 EBIT 이익이 모두 증가했다.
승자들의 특징 코로나19 팬데믹과 같은 충격은 오래 지속되는 행동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성공한 기업들은 신속하게 변화를 포착하고, 이를 반영하기 위해 비즈니스 모델을 재조정하고, 투자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접근법 사람들이 시간과 돈을 쓰는 방식의 변화와, 그 변화가 관련 비즈니스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라. 그런 다음 당신이 가치를 창조하고 제공하는 방식과, 파트너와 고객을 선정하는 방식에 그 변화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 살펴보라. 마지막으로 그 분석이 이끄는 곳에 자본을 투자할 준비를 하라.
코로나19 팬데믹이 미친 영향을 완전히 이해하는 데는 시간이 좀 걸릴 것이다. 하지만 이런 충격의 역사는 우리에게 두 가지 사실을 알려준다. 첫째, 심각한 경기침체와 불황에도 우위를 차지하는 기업들이 있다. 최근 네 번의 경기침체기에 대기업들 가운데 14%는 매출액과 EBIT(이자 및 세금 차감 전 이익) 수익이 모두 상승했다.
둘째, 위기는 주로 단기 수요 변화 같은 일시적인 변화뿐만 아니라 일부 지속적인 변화도 낳는다. 이를테면, 9·11테러는 해외여행의 일시적 감소만 야기한 게 아니라 사생활과 안전 간 균형에 대한 지속적 사회변화도 가져왔다. 그 결과 보안 스크리닝과 감시 수준이 항구적으로 높아졌다. 비슷하게, 2003년 중국에서 발병한 사스SARS는 전자상거래를 향한 구조적 변화를 가속화해서, 알리바바와 같은 디지털 거인 기업들이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다음 장에서는 기업이 뉴노멀 환경에서 (1)성장 기회를 재평가하고, 그런 기회를 더 잘 실현하기 위해 (2)비즈니스 모델을 재설정하고, (3)자본을 더 효율적으로 재배분할 수 있는 방법을 논의하겠다.
성장 기회를 재평가하라
코로나19 팬데믹은 글로벌 소비 경제를 심각하게 흔들어 놓았다. 그러면서 사람들이 오랜 습관을 버리고 새로운 습관을 들이도록 강요(혹은 허용)했다. 습관 형성에 관한 한 연구에 따르면, 새로운 습관을 형성하는 데는 최소 21일, 평균 66일이 걸린다. 이 아티클을 쓰는 시점에, 이미 많은 국가에서 수요와 공급의 토대가 됐던 습관이 뚜렷하게 변할 만큼 오랫동안 락다운이 지속됐다.
기업이 더 유리한 위치에서 이 위기를 벗어나려면, 사람들의 변하는 습관에 대해 체계적인 이해를 갖춰야 한다. 그러려면 모두가 알기 전에 변화를 먼저 파악하고 평가하는 새로운 과정이 필요하다.
첫 번째 단계는 그런 행동 트렌드가 미칠 잠재적 영향을 매핑해, 새로 등장하거나 성장 가능성이 높은 특정 제품과 비즈니스 기회를 파악하는 것이다.(90페이지 ‘성장 기회를 포착하는 방법’ 참고) 이번 팬데믹으로 사람들이 집에 얼마나 더 오래 머물게 됐는지 생각해보라. 그 영향으로 재택근무를 하는 집을 새롭게 꾸미는 것을 비롯해, 페인트부터 프린터까지 다양한 제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다. 새로운 습관과 그 습관이 순차적으로 가져올 간접적 영향에 민감해지지 않는다면, 우리는 미약한 신호를 잡아내지 못하고 시장을 창조할 기회를 놓칠 것이다.
두 번째 단계는 단순한 2X2 매트릭스를 활용해 수요 변화에 대한 범주화 작업을 하는 것이다. 이 작업은 변화가 단기적인지 장기적인지, 해당 트렌드가 위기 전에도 있었는지 위기 이후에 등장했는지가 기준이 된다. 변화의 사분면은 기존 트렌드를 일시적으로 이탈한 ‘부양boosts’, 새로운 트렌드가 임시로 등장하는 ‘치환displacement’, 기존 트렌드를 가속하는 ‘촉매catalysts’, 지속적인 새로운 트렌드가 등장하는 ‘혁신innovation’으로 나뉜다. 소매업 쇼핑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집에 더 오래 머무른다’는 행동 변화를 다시 생각해보자. 여기서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온라인으로의 이동이 일시적인 변화인지, 아니면 상업용 부동산 등 다른 분야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구조적 변화인지 질문해야 한다.
우리는 쇼핑을 ‘촉매’ 면에 배치할 것이다. 락다운 전에도 사람들이 온라인 쇼핑으로 이동하고 있었던 만큼, 팬데믹은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기보다 기존 트렌드를 확대하고 가속화했다. 하지만 이런 변화는 일시적이 아니라 구조적이다. 온라인 유통채널이 전반적으로 긍정적 성과를 보인다는 점과 사람들에게 강요된 변화의 규모와 지속기간을 고려할 때, 많은 쇼핑 카테고리에서 소비자들이 과거로 다시 돌아갈 필요성을 느끼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소매기업들은 이런 뉴노멀에 맞춰 전략을 짜야 한다. 실제로 락다운 전에도 수많은 소매기업이 오프라인 매장의 목적을 새롭게 정의하면서, 쇼핑의 이미지를 따분한 일이 아닌 매력적인 사회적 경험으로 재창조하는 방식으로 디지털 분야의 도전에 대응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