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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

조직 개편, 의사결정 구조부터 바꿔라

매거진
2013. HBR in DBR (~2013)

편집자주

이 글은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 2010 6월 호에 실린 베인 앤드 컴퍼니의 마르시아 W 블렌코(보스턴 사무소 파트너), 마이클 C 맨킨스(샌프란시스코 사무소 파트너), 폴 로저스(런던 사무소 파트너)의 글 ‘The Decision-Driven Organization’을 전문 번역한 것입니다. 2010 Harvard Business School Publishing (Distributed by The New York Times Syndicate)


많은 최고경영자(CEO)들이 조직구조(organizational structure)가 기업의 재무적 성과를 좌우하는 결정적 요소라고 생각한다. 전쟁에 나선 장군처럼 적재적소에 적합한 병력을 배치하는 일이 CEO의 가장 중요한 임무라고 믿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이 전투의 무대가 혁신(innovation)이라고 한다면 CEO의 최우선 순위는 혁신을 위해 자원을 효과적으로 투입할 수 있는 최상의 조직구조를 만들어내는 것이 된다. 이런 믿음 때문에 많은 CEO들이 조직 구조 재편(reorganization)에 몰두하는 것이다. 실제로 전세계 CEO의 절반 가량이 취임 후 첫 2년간 조직 재편을 추진한다. 길지 않은 임기 동안 조직 재편을 반복하기도 한다. 조직 재편을 위해 겉으로 내세우는 목적은 매번 다르다. 비용 절감, 성장 촉진, 기업 문화 쇄신, 전략적 우선순위 변화 등이 주로 거론된다. 그 구체적 목표가 무엇이든 조직 재편은 결국 성과 개선을 위한 기업 조직의 대대적인 구조 변화와 관련된다.


그러나 이처럼 의욕적으로 시작한 대부분의 조직 재편이 안타깝게도 처참한 실패로 끝난다. 최근 베인 앤드 컴퍼니가 20002006년 실시한 57번의 조직 재편 사례를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조직 재편이 실제 유의미한 실적 개선으로 이어진 사례가 세 건당 한 건도 되지 않았다. 대부분의 조직 재편은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 일부 사례에서는 오히려 기업가치가 파괴되는 현상도 나타났다. 세 번이나 사업부를 재편했는데도 결국 파산을 면치 못하고 피아트에 합병된 크라이슬러가 대표적인 예다. 크라이슬러 경영진은 조직재편을 시작할 때마다 수익 전환을 약속했지만, 실적은 조금도 개선되지 않았다.

 


크라이슬러가 실패한 건 조직 구조와 성과의 상관관계를 잘못 이해했기 때문이다. 기업이 보유한 자원의 성격과 규모, 특징은 중요하다. 하지만 일반적 믿음과 달리 이런 요소가 기업의 성과를 좌우하는 유일한 변수는 아니다. 군대가 전투에서 승리하려면 강한 전투력만 필요한 게 아니다. 전장에 나선 장교와 군인이 올바른 의사결정을 내려야 이길 수 있다. 기업 구조도 이와 비슷하다. 기업의 조직구조가 성과를 개선시키려면 해당 구조를 통해 경쟁업체보다 나은 결정을 신속하게 내릴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전략적 우선순위가 혁신이라면, 의사결정을 통해 혁신의 질과 양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조직재편이 이뤄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조직 재편에 대한 접근방법부터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 과거에는 조직 재편을 시작하기 전 기업의 강점과 약점, 기회와 위협에 대한 분석부터 실시했지만, 이제는 구조조정 전에 ‘의사결정 감사(decision audit)’를 실시해야 한다. 의사결정 감사의 목적은 전략 성공에 필수적인 일련의 의사결정을 이해하는 것이다. 또 최대의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조직의 어떤 수준에서 그러한 결정이 내려지고 실행돼야 하는지를 결정해야 한다. 만약 조직 구조와 각 의사결정을 잘 정렬할 수 있다면 조직은 훨씬 잘 작동할 것이고, 기업의 성과도 개선될 것이다. 이 글에서는 의사결정을 중심으로 한 조직 재편의 기본 원칙을 설명한다. 먼저 의사결정과 성과와의 관계를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기업 성과를 결정하는 요소는?

조직구조가 성과의 유일한 결정요소는 아니다. 어떤 경우에는 조직구조가 전혀 중요하지 않을 때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특정 전략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기업 구조를 재편하면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오히려 더 악화시킬 수 있다. 일례로, 혁신을 위해 애쓰는 조직은 창의적인 투입요소를 끌어 모으려고 노력한다. 그러다 보면 지나치게 많은 사람들이 일에 관여하게 된다. 결국 의사결정 과정이 느려지고 혁신이 저해되는 결과를 낳게 된다. 야후(Yahoo)의 예를 보자. 2006 12, 당시 야후의 CEO였던 테리 시멜은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단행하고 상품 중심의 조직 구조를 사용자와 광고주 중심으로 개편했다. 7개의 상품 부서가 ‘이용자’ 부서로 통합됐으며, 또 다른 7개 부서는 ‘광고주/발행자’ 부서로 통합됐다. 이와 함께 위 2개 사업부서에 대한 인프라 지원을 위해 ‘기술’ 부서가 신설됐다. 이는 야후의 다양한 이용자와 광고주 보유 상품 전반에 걸쳐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 성장을 가속화하기 위한 조치였다. 시멜의 지시로 결성된 조직혁신팀은 새로운 조직 구조 하에서 각 부서의 역할과 책임 범위를 신중하게 계획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조직 재편 이후 회사의 의사결정력과 이행 능력은 오히려 악화됐다. 이용자 부서는 엄청난 비용이 드는 맞춤 솔루션을 기술 부서에 요구했다. 광고주/발행자 부서는 자기 부서만의 상품이 필요했기 때문에 개발 인력을 얻기 위해 이용자 부서와 경쟁하는 관계에 놓였다. 야후 경영진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 부서를 조율하는 관리 부서를 만들었다. 의사결정은 12단계에 걸쳐 이뤄졌고, 조직은 점차 비대해졌다. 의사결정이 지체되면서 상품 개발 속도도 느려졌다. 간접비용도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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