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R의 가상 사례연구는 실제 기업에서 리더들이 직면할 법한 문제를 제시하고 전문가들이 제안하는 해결방안을 함께 제공한다. 이번 연구는 하버드경영대학원 강의에서 니엔헤 시에 교수가 다룬 사례를 기반으로 구성됐다.
스파크제약의 CEO 벨린다 겐서는 회사 CFO이자 최측근인 클로드 무테바와 중역 회의실에 마주 앉았다. 클로드의 표정이 영 심상치 않았다. 방금 전 주간 임원회의를 마친 두 사람은 막간을 이용해 대화를 나누려던 참이었다.
“예일대 교수 한 명이 만든 명단 봤나요?” 클로드가 스마트폰을 돌려 벨린다에게 화면에 띄운 내용을 보여주면서 물었다. ‘예일 리스트’는 3주 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에서 기업활동을 일부 축소한다고 공개 선언한 기업들에 관한 짧은 보고서였다.1 각종 매체에서 이 리스크를 다룬 가운데 러시아에 진출한 기업 CEO들이 대부분 그렇듯 벨린다도 조만간 입장을 밝혀야 할 상황이었다.
브뤼셀에 본사를 둔 글로벌 제약회사 스파크는 24개국에서 활동 중으로, 모스크바에는 제조공장 한 곳을 가동하며 영업팀을 두고 있었다. 최근 2주 새 많은 다국적기업의 뒤를 따라 러시아 사업을 중단하라는 압박이 거세진 상황이었다. 주주들과 우크라이나 및 벨기에 정부, 그리고 우려와 분노를 표하는 유럽연합 지역 곳곳의 시민들로부터의 압박이 가해지고 있었다. 그럼에도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스파크가 신경계장애부터 당뇨병까지 여러 질환의 치료제를 공급하기 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