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아마존 외딴 지역에 간 적이 있다. 배를 타야만 갈 수 있는 곳으로 현지인들은 환경보호 구역으로 지정된 곳에서만 살았다. 현지인들은 도시에서 워낙 멀리 떨어진 곳에 살기도 하고 돈도 없는지라 소위 말하는 공산품을 거의 접한 적이 없었다. 이들이 낯선 방문객인 필자에게 현지 별미라며 대접한 식사는 아마존강에서 잡은 난생 처음 보는 생선과 코카콜라였다.
코카콜라라니 어딘가 이상한 조합이다. 코카콜라 같은 탄산음료는 지천에 널렸는데 정작 중요한 필수 공산품은 좀처럼 구하기 어렵다는 점이 의문스러웠다. 나중에 깨달았지만 필자만 이런 의문을 품은 게 아니었다. 아마존 방문 후 몇 년 뒤에 제인 베리와 사이먼 베리라는 영국인 커플이 코카콜라의 유통망을 이용해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지역의 5세 미만 영유아 사망 원인 2위인 설사병 해결책을 고안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처방전이 필요 없는 저렴한 일반의약품으로 충분히 치료할 수 있는 환자가 대다수였는데 해당 지역에서는 약을 구하기가 어려웠다. 베리 커플은 코카콜라의 뛰어난 유통망을 이용하면 접근하기 어려운 지역까지 약을 전달할 수 있지 않을까 고민했다. 삼각형 모양의 패키지를 디자인해 코카콜라 병을 넣고 남은 공간에 설사약을 넣어 배포하기로 했다. 비영리단체 콜라라이프ColaLife를 설립해 기금을 모으고 첫 번째 시범 지역으로 잠비아를 선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