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 베인앤드컴퍼니의 컨설턴트들은 암울한 현실을 다룬 책을 출간했다. 기업들이 매년 수십억 달러를 투자해 거래를 추진하지만 인수합병의 70%는 실패로 끝났다는 내용이다. 책 <Mastering the Merger>는 AOL과 타임워너, 다임러와 크라이슬러, 시티은행과 트래블러스 등 결과가 좋지 않게 끝난 일련의 기업합병 이후 출간됐다. 새로운 현상은 아니었다. 1970년대로 거슬러 올라가는 학계 연구는 대부분의 인수가 투자은행가들이 약속한 대로 진행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베인앤드컴퍼니가 경영진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투자자 관점에서 수익성이 좋아 보이는 거래 중에도 상당수가 인수기업의 내부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이 책의 저자 중 한 명인 데이비드 하딩과 두 명의 베인앤드컴퍼니 동료는 M&A 환경을 다시 살펴보기로 했다. 그리고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지난 20년 동안 기업들은 총 56조 달러에 달하는 66만여 건의 인수를 수행했으며 2021년에는 거래가 정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실패 확률은 역전됐다. 오늘날에는 70%에 가까운 합병이 성공한다. 성공하지 못한 약 30% 중에서도 많은 거래가 일정 부분 가치를 창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