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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

친환경적인 미래, 서구 기업이 중국을 무시할 수 없는 이유

매거진
2024. 5-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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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적인 미래, 서구 기업이 중국을 무시할 수 없는 이유
중국과 안전하게 협력하는 4가지 방법



내용 요약

기회 기후변화 대응은 서구 기업과 중국이 협력하기 좋은 분야다. 중국은 전 세계 온실가스의 27%를 배출하고 있으며 친환경 기술에 방대한 시장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도전과제 지정학적 긴장,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비즈니스 관계의 붕괴, 중국의 국내 정책으로 협력이 복잡해지고 있다.

솔루션 중국과 효과적으로 협력하려면 안전한 기술 개발을 위한 연합을 구성하고 시장 진출에 필요한 현지 파트너십을 구축하며 혁신 기술을 중국 안에서 확보하는 방법을 고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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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서구 국가와 중국 간 긴장이 고조되는 지정학적 환경 속에서 동서양이 상호 이익을 창출하고 신뢰를 높일 수 있는 잠재적 협력 분야를 찾아내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런 분야 중 하나가 바로 기후변화에 맞서 싸우는 것이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기후변화는 모든 국가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로 중국이 전 세계 배출량의 27%를 차지하기 때문에 중국의 참여 없이는 해결할 수 없다.

겉으로 보기에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협력은 서로 윈-윈하는 것처럼 보인다. 중국은 탄소발자국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서는 국제 단체와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현실은 훨씬 더 복잡하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지정학적 긴장과 투명성에 대한 우려로 인해 많은 기업이 중국과의 긴밀한 협력을 주저하고 있다. 또 팬데믹으로 중요한 비즈니스 관계에 차질이 생겼다. 많은 해외 전문가들이 중국을 떠나면서 중국과 다국적기업 간의 관계가 약해졌다. 게다가 서구 정부, 특히 미국은 수년간의 정책을 뒤집고 중국을 정치적, 경제적으로 분리하려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

이런 긴장은 실제적인 결과로 이어졌다. 예컨대 빌 게이츠의 첨단 원자력에너지 프로젝트인 테라파워TerraPower는 미국 정부의 규제로 중국과의 협력을 중단했다. 중국과 관련된 미국의 수많은 태양광 프로젝트가 정부 검토를 기다리며 보류된 상태다. 이 두 가지 외에도 기업들이 중국과 거래할 때 대외적으로 받는 압박을 보여주는 사례는 굉장히 많다.



중국은 서구가 개발한 기후 솔루션에 방대한 시장을 제공한다.
또한 서구 기업은 중국의 발달한 기후 기술을 통합하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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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 기업이 중국에서 부딪히는 장애물도 많다. 자금 및 기업 소유권에 대한 엄격한 규제, 복잡한 공급망, 디지털 데이터 관련 법률, 빠르게 성장하는 중국 기업과의 경쟁, 중국 기업에 대한 특혜성 법적 보호 등이 그렇다. 실제로 많은 기업이 중국 시장이 기대만큼 가치가 있는 시장인지에 의문을 품기 시작했다. 인구통계의 변화와 과다한 부채는 한때 급성장했던 중국 내수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 일부 기업은 중국에서 완전히 철수했다. 예컨대 2021년 지멘스 가메사Siemens Gamesa는 중국 육상 풍력 시장에서 현지 기업이 갖는 특혜에 불만을 품고 중국 시장을 떠났다.

여러 장애물에도 불구하고 기후변화에 대한 서구와 중국의 협력 기회는 유망하다. 우선 서구에서 교육받은 전문가들이 중국에 깊숙이 자리 잡은 모습에서 생산적인 협력의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다. 이 글은 현재 중국에서 기후변화가 가져올 기회의 복잡성을 분석하고 중국 시장에 진출할 준비가 된 기업을 위한 실질적인 전략을 제시하고자 한다.


두 가지 기회

기후변화와 관련해 중국과 협력하고자 하는 서구의 비즈니스 리더들은 두 가지 기회가 있음을 알아야 한다. 첫째, 중국은 서구에서 개발한 솔루션에 방대한 잠재적 시장을 제공한다. 중국 정부는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정점에 도달하고 206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야심찬 목표를 세웠다. 이런 목표는 첨단기술을 보유한 기업에 상당한 기회를 제공한다. 예컨대 보쉬 서모테크놀로지Bosch Thermotechnology의 수소연료 난방 시스템은 중국의 청정기술 시장에서 상당한 점유율(5000억 달러 규모)을 차지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수소 생산, 탄소 포집, 지속가능한 항공유, 친환경 도시 인프라, 가축의 메탄 배출량 감소 등 보쉬 서모테크놀로지가 노릴 수 있는 기회가 광범위하다.

둘째, 기업은 기후 기술 분야에서 중국이 자체적으로 발전시킨 기술을 통합할 기회를 갖게 된다. 중국 기업은 직접적으로는 태양광 발전, 간접적으로는 전기자동차 생산과 배터리 기술로 전통적인 에너지원을 대체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해 왔다. 중국 기업은 부분적으로는 정부의 인센티브에 발맞춰 청정 기술 및 기타 혁신을 추진하면서 이런 성과를 얻었다. 중국에 광범위한 공급망을 가진 다국적기업은 중국 기업이 경쟁우위를 점하고 있는 분야를 활용하고 그들의 혁신을 이용해 자사의 지속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기후변화에 대한 중국과의 협력 전략

그렇다면 서구의 다국적기업은 기회와 위험의 규모를 고려해 어떻게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까? 현지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는 데 필요한 4가지 전략을 추천한다.

1.지속가능성을 글로벌 테마로 삼아라 지속가능성을 우선순위로 삼은 기업은 중국에서 상당한 이점을 얻을 수 있다. 이런 기업의 제품은 중국 고객으로부터 더 많은 수요를 끌어낼 수 있으며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는 평판 좋은 파트너를 유치할 수 있다. 또한 중국 규제당국은 환경의 지속가능성에 투자하는 기업의 지식재산을 선호하고 보호할 가능성이 높다. 가장 중요한 점은 지속가능성을 선도하는 기업이 글로벌 고객, 파트너, 규제기관, 투자자가 우려하는 중국 관련 우려를 해소하는 데 더 나은 위치에 서게 된다는 것이다. 지속가능성을 가치 제안의 중심에 뒀기 때문에 이해관계자들은 기업이 관련 리스크를 해결할 것이라는 확신을 가질 수 있다. 중국과의 협력이 기업의 전략적 목적과 의도에 부합할 것이라는 믿음도 갖게 된다.

애플을 생각해보자. 탈탄소화는 애플의 핵심 글로벌 전략이다. 라틴아메리카에서 삼림 벌채를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선진 시장에서는 소비자에게 청정에너지 충전을 실천하도록 장려하고 있다. 중국은 애플 공급망의 상당 부분이 있는 곳이면서 탈탄소에 관한 전문성이 탁월한 지역이다. 애플은 중국을 포함한 글로벌 공급망에서 친환경적인 관행을 적극적으로 장려하고 있다.

중국 이외의 이해관계자들에게 신뢰를 얻기 위해 애플 및 기타 서구 다국적기업은 중국 내 강제노동 문제와 관련된 리스크를 철저하게 해결해야 한다. 투자자들은 환경, 사회, 지배구조 문제를 점점 더 면밀히 검토하고 있으며 이를 기후문제와 동등하게 취급하고 있다. 기업은 환경, 사회, 지배구조 리스크를 모두 해소하는 종합적인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 이런 전략은 기업 운영의 필수적인 부분이어야 하며 미국의 해외부패방지법 같은 관련 법률을 준수해야 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속가능성을 위해 광범위하게 신뢰할 수 있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글로벌 기업으로 중국과 기후변화에 관해 협력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기후 연구 이니셔티브에는 MIT와 같은 서구 대학뿐 아니라 칭화대 같은 중국 대학의 여러 분야 연구자들이 참여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속가능성을 투자자에게 제안하는 핵심 가치로 삼음으로써 중국 이외의 여러 파트너를 끌어들이는 광범위한 노력을 기울일 수 있었다. 이를 통해 비중국 투자자와 파트너, 규제당국의 대(對)중국 리스크도 줄일 수 있었다.

이런 접근방식은 거대 기업에만 해당되지 않는다. 지속가능성을 전략과 가치의 핵심으로 삼는 소규모 기업도 중국과 효과적으로 협력할 수 있다. 미국에 본사를 둔 탄소 재활용 기술 전문 기업인 란자텍LanzaTech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회사의 독특한 미생물 가스 발효 공정은 다양한 제품제조 과정에서의 탄소 배출을 줄인다. 이 회사의 전략은 중국, 인도(실제로 국영 인도석유공사Indian Oil Corporation와 협력하고 있다) 같은 대규모 신흥 시장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다.

지속가능성으로 강한 신뢰를 얻은 기업은 자국 정부로 하여금 중국과의 파트너십 구축을 지원하게 하면서 이점을 얻을 수 있다. 예컨대 상하이의 덴마크 혁신 센터는 중국의 이니셔티브와 덴마크 기업 간의 협업을 촉진한다. 대표적인 이니셔티브가 포장 부문의 친환경화를 목표로 중국이 추진하는 지속가능한 포장 프로젝트다. 중국 음식배달 업계의 플라스틱 폐기물 문제를 다루는 이 프로젝트는 알리바바의 어러머Ele.me 같은 중국 기업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덴마크 정부의 참여는 중국 비즈니스 벤처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를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뿐 아니라 덴마크 기업이 글로벌 규모로 사업을 확대하는 목표를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된다.

2.기술 개발을 위한 안전한 공간을 찾기 위해 연합을 구성하거나 기존 연합에 참여하라 경쟁이 치열한 중국 시장에서 서구 기업은 ‘쪽수의 힘’으로 밀어붙이는 접근방식을 취하면서 위험을 완화하는 큰 이점을 얻을 수 있다. 글로벌 및 현지에 같은 생각을 가진 동종 기업들로 구성된 연합을 구축하거나 컨소시엄에 가입하면 기술과 시장 가능성을 탐색할 수 있는 안전한 공간을 중국 혹은 그 너머에 만들거나 그에 접근할 수 있다. 전문기술과 자원을 공유하면 성장에 유리하다. 또한 지속적인 지정학적 긴장에도 불구하고 선의로 협력하겠다는 약속을 공유하기 때문에 지속불가능한 갈등이 발생할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 컨소시엄은 항상 무임승차와 복잡한 관료주의의 리스크를 안고 있지만 한 기업이 혼자 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영향력을 발휘하고 더 많은 당사자와 관점을 통합할 수 있어 더 많은 실험, 학습, 행동에 나설 수 있다. 또한 규제당국의 조사와 압력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겠지만 연합을 통해 규제당국과의 거래에서 투명성을 높이고 공동의 노력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현지 기업에 제공할 수 있다. 강력한 경쟁자로 활동할 것이라는 연합 회원사들의 전망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말이다. 일례로 ‘저탄소 특허 서약Low Carbon Patent Pledge’ 연합을 들 수 있다. 여기에는 메타와 마이크로소프트뿐 아니라 중국의 거대 기업인 알리바바까지 참여해 회원사 간 친환경 기술 공유를 장려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란자텍도 연합에 참여해 혜택을 받고 있다. 란자텍은 중국에서 자사 기술을 믿어주는 시장을 찾았다. 그래서 중국 철강 및 석유 산업에서 평판이 좋은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맺는 전략을 채택했다. 파트너들은 란자텍의 기술 배포를 가속화하고 인지도와 안정성을 바탕으로 다른 상대방 기업이 계약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위험을 줄여준다. 석유 대기업인 시노펙Sinopec이 전략적 투자자가 됐고, 란자텍은 철강 대기업인 쇼강 그룹Shougang Group 및 바오우Baowu와 함께 데모 플랜트를 개발했다. 쇼강과 란자텍은 조인트벤처(JV)인 베이징 쇼강 란자텍 신에너지 기술Beijing Shougang LanzaTech New Energy Technology을 설립했는데 여기에는 일본 기업 미쓰이, 베이징-허베이 협력 녹색산업 투자 펀드, 상하이 더후이 그룹, 뉴질랜드 파트너인 탕밍 그룹TangMing Group 등의 투자자가 참여했다. 이처럼 글로벌 기업들을 추가로 참여하게 한 것은 기술 파트너십이 거버넌스 및 리스크 관리의 글로벌 표준을 충족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현지 최고의 기업들과의 협력을 통해 이 벤처는 중국의 뛰어난 속도와 규모를 활용했고 란자텍이 유럽에 공장을 하나 세울 동안 3곳의 신규 공장을 만들 수 있었다.

란자텍은 강력한 지속가능성 관련 기술을 자본화하는 과정에서 지식재산권(IP)이 아닌 라이선스를 제공하는 방법으로 위험을 완화했다. IP 방식은 이를 넘겨주는 JV 파트너가 JV에 대해 과반 지분을 보유하지 않으면 사실상 IP에 대한 통제권을 잃게 된다. 이런 위험을 줄이려면 IP를 양도하는 것보다 독점적 라이선스가 더 바람직하다. 란자텍은 파트너와 공동으로 개발한 노하우와 IP, 예컨대 에탄올 가치사슬을 섬유 생산으로 확장하는 것에 대한 글로벌 배포권을 유지했다.

스타트업도 연합의 이점을 활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이산화탄소를 돌로 만드는 아이슬란드의 카브픽스Carbfix는 텐센트의 카본엑스CarbonX 프로그램과 협력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차세대 저탄소 기술 개발에 투자하는 액셀러레이터이자 디지털 역량 구축 프로그램이다. 또 탄소 제거 기술에 대한 미래 수요를 보장하기 위해 10억 달러 규모의 선행시장 약정인 프런티어 협약[1]을 맺기도 한다. 이런 협력의 목표는 탄소 제거 기술을 연구하는 기업들에 강력한 수요가 있다는 신호를 보내 기술 발전을 가속하고 공급을 강화하는 것이다. 필자 중 한 명인 뵈첼이 명예 파트너로 있는 맥킨지는 스트라이프, 알파벳, 쇼피파이, 메타와 프런티어 파트너십을 조율했다. 이 두 연합을 통해 카브픽스는 시장 접근성 및 탄소 포집과 관련해 중국과 전 세계의 의견을 활용하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카본엑스에 참여함으로써 카브픽스는 중국의 선도기업인 텐센트와 협력하고 중국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텐센트는 IP 보호에 대한 명성을 갖고 있으며 스스로도 이미 여러 글로벌 탄소 연합에 참여하고 있다. 프런티어 이니셔티브는 중국 이외 지역에서 추가적인 동맹을 구축하기도 한다. 글로벌 기술 및 상업 전문가가 잠재력이 큰 탄소 제거 기업으로부터 탄소제거권의 구매를 대행하는 방식이다.



서구 기업은 같은 생각을 가진 글로벌 및 현지 동종 업계와 연합을 구축해 중국과 그 외 지역에서 기술과 시장 가능성을 탐색하는 안전한 공간을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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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컨소시엄은 중국 기업들이 시작했다. 예컨대 텐센트의 글로벌 탄소 중립 기술 연합Global Carbon Neutral Technology Alliance은 탄소 중립 특허와 기술을 무료로 공유하는데 여기에는 알리바바나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경쟁사도 참여하고 있다. 유엔글로벌콤팩트에서 시작한 과학 기반 목표 이니셔티브와 같은 국제 컨소시엄도 있다. 이 이니셔티브는 과학 기반의 탄소중립 목표를 설정하기 위한 플랫폼을 제공하며 론지그린에너지Longi Green Energy, 진코솔라Jinko Solar, JD로지스틱스JDLogistics와 같은 중국 기업이 참여한다.

서구 기업들도 중국에 있는 국제 상공회의소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예컨대 상하이에 있는 영국 상공회의소는 환경, 사회 및 지배구조 문제에 대해 기업들이 협력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필자 중 한 명인 프라샨탐이 이곳에서 자원봉사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주목할 만한 노력으로 중국에서 ESG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기업에 주는 ESG 차이나 어워즈가 있는데 이 상은 중국에서 활동하는 현지 및 해외 기업 모두를 대상으로 한다. 상하이 주재 영국 외교관의 설명에 따르면 이 상은 기업들에 동료를 지원하고 경험, 지식, 전문성을 공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그는 “우리는 중국과 글로벌 시장에서 ESG 모범 사례를 강화하기 위한 생태계를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되고자 노력한다”고 말했다.

3.시장 진입을 위해 현지 기업과 파트너십을 구축하라 서구 기업은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대신 중국 기업과 일대일 파트너십을 맺고 기술 전문성을 현지 파트너의 제조 및 마케팅 능력과 결합할 수 있다. 중국의 특정 산업, 특히 중국 정부가 전략적으로 중요하거나 민감하게 여기는 분야에서 외국 기업은 현지 파트너를 보유해야만 사업을 운영할 수 있다. 파트너십이 의무가 아니더라도 서구 기업은 해외 친환경 기술에 대한 중국 수요를 활용하면서(연합 전략이 완화하는 글로벌 기술 유출 위험과는 반대로) 시장 진출에 따르는 위험을 낮추기 위해 파트너십을 맺는 접근방식을 채택할 수 있다. 현지 기업과 해외 기업의 적극적이고 강력한 파트너십은 기후 관련 제품의 수요를 채우고 해외 기업의 규모 확대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또 이런 파트너십은 전통적인 JV 구조에 얽매일 필요가 없다.

수소 에너지 분야에 전문성을 보유한 스코틀랜드 스타트업 로건 에너지Logan Energy를 예로 들어보자. 청정 및 재생 에너지에 관심이 큰 중국이야말로 로건 에너지가 사업을 확장하기에 이상적인 지역이다. 이 회사는 중국 송전 분야에 자리 잡은 기업인 허난 란싱 전력 장비Henan Lanxing Power Equipment와 협력했다. 이 협력은 서구의 기술력과 중국 기업의 마케팅 역량을 결합한 사례로 볼 수 있다.

이런 파트너십은 특히 서구에서 교육을 받아 균형 잡히고 공평한 시각을 가진 중국인 전문가가 ‘가교’ 역할을 하는 경영진일 때 성공할 가능성이 더 높다. 이들은 서로 다른 문화를 가진 두 회사 경영진 간의 소통을 원활하게 할 뿐 아니라 상대편의 역량과 도덕성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된다. 각 기업에 이해하기 쉬운 언어로 문자 그대로 또는 비유적으로 설명해 상대 기업의 역량과 한계를 보다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예를 들어 로건 에너지에서는 리더십 팀의 일원이었던 장 유슈안의 도움으로 JV가 100만 달러 이상의 투자를 확보했으며 코로나 이후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허니웰 같은 다국적기업도 직접 파트너십을 맺는 방식을 채택했다. 허니웰의 지속가능성연구소 저탄소센터는 중국 시장 맞춤형 저탄소 솔루션 개발과 구현에 초점을 맞춘 최첨단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예컨대 허니웰은 폐식용유로 만든 항공유 같은 혁신적인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시장 진입에 따르는 위험을 해결하려면 현지 시장에서 신뢰할 수 있는, 안정적인 원자재 공급처가 필요하다. 허니웰은 현지 파트너와 긴밀히 협력해 중국 내 공급망과 운영 시스템이 견고하게 작동되도록 한다.

4.기술을 인소싱하라 중국을 서구 솔루션의 거대한 시장으로만 생각하는 것은 구시대적인 발상이다. 중국은 이미 그 자체로 혁신 강국이다. 기업은 특히 태양광 발전, 전기차 배터리 같은 분야의 신기술을 인소싱하기 위해 중국에 주목해야 한다.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맥주 생산업체인 AB인베브의 사례는 중국에서 기후 기술을 어떻게 조달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중국에서 버드와이저 아태지역(APAC)을 운영하는 이 회사는 현지 스타트업을 활용한 기술 혁신을 모색하고 있다. ‘100+액셀러레이터’라고 불리는 파트너십 메커니즘을 구축했는데 이는 기업과 사회적 기업을 연결하는 제3의 전문기관인 임팩트 허브 상하이와 협력해 운영하는 플랫폼이다. 이를 통해 스타트업은 스마트 농업, 수자원 관리, 순환 포장, 기후 행동 등 버드와이저 APAC의 지속가능성 중점 분야에 대한 솔루션을 소개할 수 있다.



중국의 복잡한 비즈니스 환경과 지정학적 긴장은 상당한 도전과제를 안고 있다.
하지만 기후위기의 시급성은 전 세계의 협력을 필요로 한다.



중국 스타트업인 유수오 에너지Yushuo Energy와의 협업도 이런 방식으로 시작됐다. 유수오는 전기차와 트럭에서 배터리를 회수해 보통 5~8년 후 폐기되는 배터리 수명을 연장하고 재임대한다. 이렇게 정비한 배터리는 재생에너지 저장 시스템을 갖춘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다. 버드와이저 APAC는 유수오와 파트너십을 맺고 장쑤성 쑤첸에 있는 양조장에 재생에너지 저장 장치를 설치했다. 이후 버드와이저는 세계은행의 지속가능성 기금과 협력해 광둥성 포산에 있는 양조장에 더 큰 규모의 저장 장치를 설치했다.

대형 다국적기업들만 중국에서 지속가능성 관련 혁신을 추진하는 것은 아니다. 서구의 젊은 기업들도 나서고 있다. 실리콘밸리에 본사가있고 뉴질랜드에 연고를 둔 올버즈는 지속가능한 소재로 신발을 만드는 회사다. 사탕수수와 나무섬유 등 탄소발자국이 적은 소재를 발굴해 적용하는 데 전문성을 가진 올버즈는 중국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중국의 선도적 전기자동차 회사인 니오Nio와 파트너십을 맺었다. 신발 회사로서는 의외의 파트너였지만 니오 또한 차량 내부와 시트에 사용할 지속가능한 소재를 개발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두 회사는 이런 소재를 사용한 한정판 신발을 개발하기 위해 협력했다. 시장의 반응은 열광적이었다. 이 이니셔티브를 통해 올버즈는 자사의 타깃과 겹치는 니오의 고객층에 브랜드 인지도를 높일 수 있었다.

주요 시장의 정부를 포함해 많은 이해관계자가 중국 기술을 도입하는 데 강한 거부감을 갖고 있다면 최소한 중국이 차세대 친환경 기술을 탐색해 자체적으로 또는 다른 지역의 파트너와 함께 개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데 주목하자. 중국과 관련된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계속해서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이해관계자들이 국가 안보 이익을 저울질하고 있지만 버드와이저 APAC의 사례처럼 기업은 국가 안보에 대한 우려 없이도 중국에서 친환경 혁신을 키우고 실험 및 구현할 수 있는 풍성한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중국의 복잡한 비즈니스 환경과 지정학적 긴장은 서구 기업에 상당한 도전과제를 안겨주고 있다. 그러나 기후위기의 시급성은 혁신적인 솔루션과 글로벌 협력을 필요로 한다. 기업은 실용적인 접근방식을 채택해 중국과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위험과 기회를 균형 있게 고려해야 한다. 이 아티클에서는 특히 현지 기업과 어떤 형태로든 파트너십을 맺는 다양한 전략을 제시했다. 지구는 정치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신경 쓰지 않는다. 고립과 의심이 아닌 참여와 상호 이익의 정신이 중국 시장의 막대한 잠재력을 열고 기후변화에 대한 글로벌 싸움에서 중요한 진전을 이루는 열쇠가 될 것이다.

[1] 프런티어(Frontier)는 영구적인 탄소 제거 기술 개발을 가속화하기 위해 장기간 구매 계약을 미리 맺어 미래 수요를 보장하는 방식의 협약을 말한다. 이 같은 사전 약정은 원래 백신 개발을 위해 시행됐는데 스트라이프, 알파벳, 쇼피파이, 메타 등이 탄소 제거 과정에 처음 도입했다.




샤민 프라샨탐(Shameen Prashantham)은 중국 유럽국제경영대학원 국제 비즈니스 및 전략 전공 교수이자 <Gorillas Can Dance>(Wiley, 2021)의 저자다.
롤라 뵈첼(Lola Woetzel)은 상하이 맥킨지앤드컴퍼니의 명예 시니어 파트너로 최근까지 도시 특별 이니셔티브의 글로벌 리더이자 맥킨지 글로벌연구소의 아시아 지역 디렉터로 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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