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Strategy Migration in a Changing Climate - Roberts
Illustration: Simone Shin
나는 하버드 경영대학원 제25회 동문회에서 하워드 스티븐슨(Howard Stevenson) 교수가 한 연설을 결코 잊지 못할 것이다. ‘자신의 운을 스스로 개척하라(Make Your Own Luck)’라는 제목의 강연에서 그는 강당을 가득 메운 청중을 향해 “크게 성공하고 싶다면 시대의 큰 흐름에 부응하는 비즈니스를 하라”고 역설했다. 그렇다면 이 시대에서 가장 크게 주목받는 현안들은 무엇일까? 스티븐슨 교수가 청중을 유도하자 중국의 성장, 자원 고갈, 기후변화 등의 이슈를 거론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하지만 강당은 이내 쥐 죽은 듯 고요해졌다. 다들 자신이 속한 조직의 전략이 과연 이러한 현 시대의 추세에 바탕을 두고 있는지 되짚어보는 듯한 분위기였다.
내가 몸담고 있는 세계자연기금(WWF• World Wildlife Fund)은 기업체가 아니다. 세계 최대의 환경보호 네트워크다. 그러나 바로 이런 환경단체로서의 막중한 사명 때문에 우리는 앞서 언급했던 시대의 조류를 고려한 사업 전략을 남들보다 신속하게 수립해야만 했다. 이런 전략에는 인류와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들의 운명을 좌지우지하는 중대한 지역들, 다시 말해 아마존과 메콩강 유역, 태평양의 산호초와 어장 같은 곳들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자금을 배정하고 사람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계획도 포함된다. 기후변화도 우선 순위로 고려되지 않을 수 없다. 환경이 변하면 동물과 인간도 달라진 환경에 적응해야 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우리는 해류와 수온의 변화에 따라 어느 지역의 산호초가 가장 오래 살아 남을지, 미래를 위해 산호초의 종자를 어떻게 보존해야 할지 파악해야 한다. 삼림 지대에서는 기후변화로 인해 멸종되는 생물이 생기지 않도록 나무에 생긴 병충해의 초기 징후와 동물의 이동 양상에 따른 대비책을 세워놓아야 한다.
미래를 내다보는 기업들은 재무 리스크와 평판 리스크를 완화시킬 수 있는 방도를 모색하며 미래에 대비해 충분한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제는 WWF만이 기후변화를 고려한 사업 전략을 만들려고 고군분투하고 있는 건 아니다. 미래를 내다보는 진보적인 기업들 역시 재무 리스크와 평판 리스크를 줄일 방도를 모색하며 미래에 대비해 충분한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WWF가 세계 최대 규모의 기업들 중 다수와 협력관계를 맺고 있기에 나는 이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리고 이 기업들이 어떤 전략을 중점적으로 이행하려는지도 꿰뚫고 있다. WWF와의 기업 파트너십은 모두 다 같은 방식으로 시작된다. 기업이 실무 리더들을 소집해 비즈니스에 장기적으로 위협이 될 요인을 정확히 인식하는 데서 출발한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 기후변화라는 주제가 당연히 대두될 수밖에 없다. 회사가 천연자원 및 에너지의 공급과 가격에 얼마나 많이 의존하고 있는지를 상기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대개 기업에서는 조직 차원에서 발생하는 ‘발자국’1] 을 계산하고 감축 목표를 설정하는 것으로 기후변화 대응 전략의 첫 단계에 돌입한다. WWF 역시 이런 과정을 거쳤다. 우리의 탄소발자국은 모두 출장과 사무실 운영에서 발생한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 직원의 출장을 줄이고 친환경건물 인증(LEED Platinum)을 획득하기에 충분한 수준의 설비로 바꾼다는 목표를 세웠다.
[1]온실 효과를 유발하는 이산화탄소의 배출량을 뜻하는 ‘탄소 발자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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