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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

후쿠시마의 또 다른 원전은 어떻게 살아남았나

매거진
2014. 7-8월



PHOTOGRAPHY: GOOGLE EARTH/ZENRIN
ABOVE Coastline of Japan’s Fukushima prefecture

 

‘후쿠시마 재앙이란 말을 들었을 때 우리 대부분은 후쿠시마 제1원전(Fukushima Daiichi)을 떠올린다. 후쿠시마 제1원전은 2011 3월 일본에서 발생한 지진과 쓰나미 이후 세 번의 노심용해(core meltdowns)와 원자로 폭발로 인해 붕괴된 원자력발전소다. 관리자와 직원들은 원전의 냉각장치를 가동시킬 전력이 부족해 참사를 막을 수 없었다. 전 세계인이 원전의 폭발장면과 하늘을 뒤덮은 회색 연기 기둥을 지켜봤다. 쓰나미 이후 제1원전에서는 방사성 오염수의 유출을 막고 남은 잔재를 처리하는 데 노력을 기울여왔다.

 

남쪽으로 약 10㎞ 떨어진 후쿠시마 제2원전(Fukushima Daini)이 맞았던 위기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졌다. 2원전 또한 심각한 피해를 입었지만 제1원전과 같은 운명은 피할 수 있었다. 리더십이 어떻게 이와 같은 결과를 이끌어냈는지를 조명하기 위해 우리는 직접 인터뷰와 제1원전과 제2원전을 모두 소유한 도쿄전력(TEPCO)의 상세보고서, 원자력에너지협회(NEI), 그리고 여러 공개된 자료를 통해 이야기를 재구성했다. 그토록 급박한 상황에서는 의사결정과 조직행동에 대한 그 어떤 일반적 원칙도 적용되지 않았다. 그러나 제2원전소장인 마스다 나오히로(Naohiro Masuda) 400명의 직원들은 혼란 속에서도 계획을 세웠고 결국 원전은 붕괴되거나 폭발하지 않고 살아남았다.

 




 

진도 9.0의 지진은 일본 역사상 최고의 강진이었으며 그 여파로 발생한 파도는 제2원전이 버틸 수 있는 높이의 세 배에 달했다. 오직 디젤 발전기 한 개와 송전선 하나만이 손상되지 않은 채 남아 있었다. 유일한 송전선이 통제실에 전력을 공급했다. 통제실은 각 원자로와 격납용기의 수위, 온도, 압력, 필수 측정값을 관찰할 수 있는 곳이다. 그러나 원자로 네 기 중 세 기에서 냉각 장치의 핵심 부분을 작동시키기 위한 전력이 부족했다.

 

2원전 소장 마스다와 그의 팀은 제1원전과 비슷한 재앙을 막기 위해 원자로들을 남아 있는 동력원과 연결해 냉각시켜야만 했다. 하지만 그의 팀은 여전히 초자연적인 자연재해와 힘 겨루기를 하고 있었다. 여기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인가? 어떻게 제2원전의 직원들은 모든 기대가 산산이 부서졌을 때에도 움직이고 조치를 취할 수 있었을까? 뇌리를 떠나지 않는 더 무서운 질문은과연 최악의 상황이 끝났을까였다. 자연재해는 개별적으로 일어나지 않는다. 수일에 걸쳐 형성된 지진은 1년 이상 여진을 일으킨다. 쓰나미는 한 번 발생하는 끔직한 파도가 아니라 여러 차례 이어진다.

 

피해 규모를 산정하고 원자로의 전력을 복구하는 위험한 작업을 시작하기 위해 마스다는 단순히 결정을 서두르거나 명령을 내리지 않았다. 그는 생존본능에 맞서 행동하도록 사람들을 설득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마스다의 기술 숙련도와 원전에 대한 지식, 그리고 성실함이 사람들의 신뢰를 얻도록 도운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마스다가 그들의 작업 상황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공개적으로 알렸다는 점이다. 마스다는 조직이론가 칼 와익(Karl Weick)과 다른 학자들이 설명한센스메이킹(sensemaking-의미화)’ 프로세스를 통해 불확실성에 대한 부담과 의구심을 공유했다. 마스다는 알고 있는 정보를 이용해 소통하고 또 업데이트해 나가면서 팀원들과 이해 수준을 맞추고 급변하는 상황에 함께 대응할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제2원전 직원들은 집중력도, 희망도 잃지 않았다. 그들이 조치를 취하는 동안 어떤 점은 더 확실해졌고(원전 안에 무엇이 고장 났지? 어떻게 고칠 수 있을까?) 어떤 점에 대해선 확신이 약해졌다(내가 방사능 때문에 위험할까?). 어떤 점은 여전히 불확실했다(여진들로 인해 더 많은 침수가 발생할까?). 마지막 원자로가 냉각 운전정지에 들어갈 때까지 마스다와 그의 팀은 어떠한 것도 당연하다고 여기지 않았다. 그들은 각각의 문제들과 맞닥뜨릴 때마다 계획을 조정하고 이를 반복적으로 되풀이함으로써 질서를 유지했다. 아래에 설명된 것처럼 그들은 직면한 상황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 그들만의 방식을 택했다.

 

센스메이킹 자세히 살펴보기

센스메이킹은 이해와 경험의 상호작용으로 형성되는 적응 행동이다. 우리 인간은 스스로의 기대 속에 산다. 익숙한 것에 집착한다. 그런데 위기는 그런 익숙함을 무너뜨린다. 과거의 경험이 현재 상태를 설명하지 못할 때 우리는 사건에 대한 해석과 대응방법을 수정해야 한다. 행동과 그에 따르는 성찰을 통해 우리는 불확실한 현실을 조금씩 규명한다. 와익은 이 현상을설정(enactment)’이라 불렀다.

 

설정은 1차원적 프로세스가 아니다. 위기에 처하면 해결책을 찾기 전에 과감히 잘못된 경로들을 탐색해 볼 필요가 있다. 그러나 리더가 이러한 경로들을 찾는 작업의 진행을 공개하면 할수록 상황을 더 새롭고 더 바람직하게 이해하기는 어려워진다. 사건에 대한 잘못된 해석에 갇히지 않으면서 센스메이킹을 시도하는 방법은 많이 연구돼 왔다. (와익은 몬타나에서 1949년에 일어난 맨 협곡의 산불을 분석하기도 했다.) 마스다는 네 기의 원자로 냉각 운전정지를 실행시킬 때 바로 이런 위험한 줄타기를 시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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