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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 & 재무회계

확실한 척도가 필요하면, 목표부터 명확히 하라

매거진
2013. HBR in DBR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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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이 글은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 2012 10월 호에 실린 컬럼비아경영대학원 금융학 부교수 마이클 J. 모부신(Michael J. Mauboussin)의 글 ‘The True Measures of Success’를 전문 번역한 것입니다.

 

필자는 약 10여 년 전에 대형 금융 서비스 기업에서 근무했다. 어느 날, 고위급 경영자 중 한 분이 필자에게 회사 전반의 수익성 현황을 좀 더 명확하게 파악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맡아줄 것을 요청했다. 당시 필자가 소속돼 있었던 주식 부서는 투자 관리자들을 만족시키는 대가로 수수료를 받았으며 양질의 연구, 신속한 상황 판단을 바탕으로 하는 주식 거래, 많은 기업들이 갈망하는 IPO 지원 등의 서비스를 제공해 매출 극대화를 이뤘다. 우리가 상대하는 고객의 숫자가 수백 개에 달했으며 우리 부서의 최대 고객은 뮤추얼펀드 회사 A사였다. 연구원들을 A사로 파견해 A사의 분석가 및 포트폴리오 관리자들과 논의를 하도록 했으며 A사가 원활하게 거래할 수 있도록 자본을 지원했을 뿐 아니라 IPO를 배정할 때 A사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믿었다. 한마디로 우리 부서 직원들은 몸무게가 800파운드에 달하는 거대한 고릴라를 만족시키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였다.

 

당시 필자가 맡은 임무 중 하나는 주식 부서의 고객별 수익성을 파악하는 것이었다. 따라서 우리 부서 직원들은 규모가 큰 각각의 고객을 상대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대략적으로 추산했다. 하지만 실제 분석 결과는 매우 놀랍고 반직관적이었다. 기대와 달리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A사의 수익성은 최하위에 속했다. 그동안 우리 부서 직원들이 비위를 맞추기 위해 알랑거렸던 A사보다 별다른 자원을 요구하지 않았던 중간 규모 고객들의 수익성이 훨씬 높았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재계에서 너무도 빈번하게 관찰되는 실수 때문이었다. 좀 더 쉽게 설명하면 그동안 수익성을 파악하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엉뚱한 지표를 측정해 왔던 것이다. 우리 회사가 성과 평가를 위한 지표로 활용해 왔던 매출은 수익성이라는 전반적인 목표와 별다른 관련이 없었다. 따라서 전략 및 자원 할당에 관한 결정이 목표 달성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 필자는 본 논문을 통해 어떻게 이런 실수가 기업 속으로 파고들어 잘못된 결정을 초래하고 성과를 저해하는지 살펴볼 것이다. (어쩌면 독자 여러분이 몸담고 있는 회사도 그중 하나일지도 모른다.) 또한 기업의 비즈니스 목표 달성에 도움이 되는 최고의 통계 지표를 선택하는 방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머니볼이 주는 메시지

마이클 루이스(Michael Lewis)는 베스트셀러 <머니볼(Moneyball)>을 통해 오클랜드 애슬레틱스(Oakland Athletics)가 용의주도하게 선정한 통계 자료를 활용해 어떻게 많은 돈을 들이지 않고도 우승 야구팀을 만들어낼 수 있었는지 보여준다. <머니볼>이 출판된 후 약 10여 년 동안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사례가 기업에 어떤 교훈을 주는지 철저한 분석이 이뤄졌다. 하지만 기업들은 아직도 <머니볼>이 주는 가장 중요한 교훈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지금껏 계속해서 엉뚱한 통계 지표에 목매는 것이 그 증거다.

 

루이스가 설명한 방법을 도입하기 전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는 인재 발굴 담당자의 의견을 바탕으로 선수를 채용했다. 인재 발굴 담당자들은 선수를 평가할 때 달리고, 공을 던지고, 공을 처리하고, 공을 치고, 강하게 쳐 내는 능력을 기준으로 삼았다. 인재 발굴 담당자들은 대부분 평생 동안 야구계에서 활동한 인물들이었기 때문에 선수의 잠재력과 가장 중요한 통계 지표를 직관적으로 파악하는 능력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인재 발굴 담당자들의 인재 채용 기준과 직관은 실제로 실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저평가 받는 잠재력이 있는 선수를 찾아내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겉으로 드러나는 요소가 실제로 중요한 통계, 즉 확실하게 성과를 예측하는 통계와 아무런 관련이 없을 수도 있다.

 

당시 야구팀 감독들은 득점을 논할 때 기초적인 숫자(팀의 평균 타율)에 주목하곤 했다. 하지만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경영 본부는 적절한 통계 분석을 실시한 결과 출루 능력이 각 선수의 득점 가능성을 훨씬 정확하게 예측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뿐만 아니라 인재 시장에서 출루율은 다른 능력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게 책정돼 있었다. 이 같은 깨달음을 바탕으로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는 출루율이 높은 선수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타율에는 상대적으로 적은 관심을 쏟는 등 타율을 중시하는 본능을 애써 외면했다. 이런 노력 덕에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는 많은 돈을 들이지 않고도 승리에 도움이 되는 선수를 채용할 수 있었다.

 

주주가치 창출을 원하는 경영자들 역시 통계 지표를 선택할 때 직관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 결과를 측정하고, 관리하고, 전달하기 위해 기업이 가장 흔히 사용하는 지표(흔히핵심 성과 지표(key performance indicators)’라고 불린다)로는 판매성장률(sales growth)과 주당순이익 성장률(earning per share growth·EPS)을 비롯한 재무적 척도와 고객 충성심, 제품 품질과 같은 비재무적 척도가 있다. 하지만 지금부터 살펴보겠지만 기업이 흔히 사용하는 이런 척도들은 가치 창출이라는 목표와 그리 큰 관계가 없다.대부분의 경영자들은 엉뚱한 통계 지표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 타율을 기준으로 득점을 예상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마치 겉으로 드러나는 지표만 따지고 드는 야구선수 발굴 담당자와 마찬가지로 이런 경영자들은 어떤 지표가 자사 비즈니스와 가장 큰 관련이 있을지 직관적으로 파악한다. 하지만 경영자들은 자신의 직관이 옳지 않을 수도 있으며 인지 편향으로 인해 자신의 의사결정이 왜곡돼 있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미처 깨닫지 못한다. 필자는 현장 근무, 강의, 이런 편향에 대한 연구를 통해 과신 편향(overconfidence bias), 이용가능성 휴리스틱(availability heuristic), 현상 유지 편향(status quo bias) 3개의 편향이 이런 상황과 특히 커다란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과신.자신의 판단과 능력에 대한 사람들의 뿌리 깊은 신뢰가 현실과 반대되는 경우가 많다. 예컨대,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평균 이상으로 운전을 잘한다고 생각한다. 비단 운전에서뿐 아니라 기업 경영에서도 과신이 관찰된다. 스탠퍼드대(Stanford University) 교수 데이비드 라커(David Larcker)와 브라이언 타얀(Brian Tayan)이 연구한 사례를 보자. 고객 만족이 수익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깨달은 패스트푸드 체인 B사의 관리자들은 낮은 직원 이직률이 고객을 행복하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B사의 어느 경영자는우리는 낮은 이직률이 핵심 동인이라는 사실을 그냥 잘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신의 직관에 확신을 가진 B사의 경영자들은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수익성을 개선할 목적으로 직원 이직률을 낮추기 위해 노력했다. (이직률을 낮추면 수익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가정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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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직률 데이터가 속속 공개되자 경영자들은 자신의 판단이 옳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닫고 매우 놀랐다. 이직률이 높은 일부 매장은 매우 높은 수익성을 자랑한 반면 이직률이 낮은 또 다른 매장은 고전을 면치 못했던 것이다. 고객 만족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인을 대상으로 적절한 통계 분석을 실시하고 나서야 B사는 직원 전체가 아니라 매장 관리자의 이직률이 고객 만족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 같은 결과를 바탕으로 매장 관리자가 회사를 떠나지 않도록 예방하는 데 주력하자 고객 만족도와 수익이 동시에 개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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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용성.이용가능성 휴리스틱은 얼마나 신속하게 유사한 사례를 떠올릴 수 있는지를 기준으로 어떤 사건의 원인이나 확률을 평가하기 위해 흔히 사용되는 전략이다. (다시 말해서, 얼마나가용성이 있는지 따지는 것이다.) 이용가능성 휴리스틱이 초래하는 한 가지 결과로 최근에 확보한 정보와 자주 반복되는 정보, 다른 이유로 인해 금세 떠오르는 정보의 중요성을 과대평가할 가능성을 들 수 있다. 예컨대, 경영자들은 주당순이익이 가치 창출을 측정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척도라고 생각한다. 실제 주당순이익이 추정치를 초과했을 때 주가가 상승한 기업이나 실제 주당순이익이 추정치에 못 미쳤을 때 주가가 급락한 기업을 자주 목격했기 때문이다. 주당순이익 증가가 주가 상승을 초래하는 믿을 수 있는 원인이라고 생각하는 경영자들이 많다. 주당순이익 증가가 주가 상승을 초래했음을 보여주는 근거가 많은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부터 살펴보겠지만 이용가능성 휴리스틱이 잘못된 직관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현상 유지.마지막으로 경영자들은(대부분의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변화에 수반되는 위험을 감수하기보다 기존 방식을 고수하는 경향이 있다. 널리 알려진 인간의 손실 회피 경향 역시 현상 유지 편향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다. 사실 인간은 변화를 추구할 경우 커다란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가능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손실을 감수하지 않으려 하는 경향을 갖고 있다. 현상 유지 편향으로 인해 경영자들이 성과 동인이 변화했음에도 불구하고(물론 그럴 수밖에 없다) 기존 지표를 버리고 좀 더 적합한 지표를 받아들이기를 거부하는 경우가 많다. 무선전화기 공급업체와 같이 가입 기반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의 경우를 생각해 보자. 새롭게 시장에 진출한 기업에 가장 중요한 성과 지표는 신규 고객 확보율이다. 하지만 비즈니스가 성숙 단계에 접어들면 고객 확보에 열을 올리기보다 추가 서비스 판매, 고객 이동률 감소 등을 통해 기존 고객을 좀 더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 하지만 현 상황이 갖고 있는 영향력이 이런 변화에 방해가 될 수도 있다. 현상 유지 편향에 빠진 경영자들은 한물간 통계 자료를 이용해 기업을 경영하는 우를 범할 가능성이 크다.

 

원인과 결과

어떤 통계 지표가 효과적인지 판단하려면 2개의 기초적인 질문을 던져야 한다. 첫 번째 질문은목표가 무엇인가?’. 스포츠의 경우에는 경기에서 이기는 것이 목표다. 비즈니스에서는 주주가치를 높이는 것이 목표다. 두 번째 질문은어떤 요인이 목표를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되는가?’. 주주가치를 높이는 것이 목표라면 어떤 행동이 주주가치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까?

 

다시 말해서 기업이 필요로 하는 것은 원인과 결과를 확실하게 보여주는 통계 지표다. 이런 통계 지표는 다음과 같은 2개의 결정적인 특징을 갖는다. 첫 번째 특징은 지속성이다. 즉 어떤 시점에 어떤 행위를 취한 결과가 차후에 동일한 행동을 취했을 때 발생하는 결과와 유사해야 한다. 두 번째 특징은 예측 가능성이다. 다시 말해서 통계 지표가 측정하는 행동과 기대하는 결과 간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한다.

 

기술을 필요로 하는 행동을 평가하는 통계 지표에는 지속성이 있다. 예컨대, 숙달된 단거리 주자의 100m 달리기 성적을 이틀 연속 측정할 경우 2개의 결과가 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통계 자료에 지속성이 있다는 것은 곧 개인이나 조직이 기술 활용을 통해 상황을 확실하게 통제할 수 있으며 해당 자료로 인해 인과관계가 드러난다는 뜻이다.

 

기술과 운을 구별 짓는 것이 중요하다. 지속성이 연속체상에 놓여 있는 모습을 떠올려 보자. 연속체의 한쪽 끝에서 측정되는 결과는 순수한 기술의 산물이다. 또한 단거리 달리기 선수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결과의 지속성이 매우 높은 편이다. 반면 연속체의 반대쪽 끝에서 측정되는 결과는 운의 산물이기 때문에 지속성이 낮다. 룰렛 회전판을 돌리면 무작위의 결과가 나온다. 처음으로 회전판을 돌렸을 때 나온 결과는 두 번째로 회전판을 돌렸을 때 나온 결과를 예측하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유용한 통계자료는 추구하는 결과를 예측하는 데 도움이 돼야 한다. 타율보다 출루율이 개별 선수의 득점 가능성과 더욱 관련이 높다는 사실을 깨달았던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사례를 다시 떠올려 보자. 출루율은 원인(출루 능력)과 결과(득점)를 확실하게 이어준다. 출루율이 타율보다 지속성이 높은 이유는 출루율에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요소(포볼로 1루에 진출하는 능력 포함)가 좀 더 많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사실을 바탕으로 팀의 출루율이 팀의 공격 성과를 예측하는 데 좀 더 도움이 된다고 결론 내릴 수 있다.

 

아주 당연하게 들리지 않는가? 하지만 기업들이 지속적으로 관찰되지도 않고 예측에 도움이 되지도 않는 통계 지표를 활용하는 경우가 너무도 많다. 널리 사용되는 이런 부류의 지표는 원인과 결과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전략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심지어 좀 더 높은 투자수익률을 올리겠다는 포괄적인 목표에도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사실 대부분의 기업들은 장기적으로 자사의 주식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노력한다. 좀 더 쉽게 설명하면 이를 위해서는 기업이 1달러를 투자할 때마다 1달러 이상의 가치가 생성돼야 한다. 그렇다면 경영진은 가치 창출을 위해 어떤 통계 지표를 활용해야 할까? 앞서 언급했듯이 가장 널리 사용되는 통계 지표가 주당순이익이다. 프레드릭 W. 쿡 앤 컴퍼니(Frederic W. Cook & Company)는 경영진에게 제공되는 보상에 관한 조사를 통해 기업 성과를 측정하기 위해 가장 널리 사용되는 척도가 주당순이익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약 절반에 가까운 기업들이 주당순이익을 기준으로 성과를 측정한다고 답을 했을 정도였다. 스탠퍼드 경영대학원(Stanford Graduate School of Business) 연구진도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 금융학 교수로 활동 중인 존 그레이엄(John Graham)과 캠벨 하비(Campbell Harvey), 시바 라즈고팔(Shiva Rajgopal) 400명의 금융 부문 경영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왔다. 이들이 실시한 연구에서 조사 대상 기업 중 약 3분의 2가 외부에 공개되는 가장 중요한 성과 척도 가운데 가장 중요도가 높은 것이 주당순이익이라고 답했다. 또한 조사를 통해 판매 매출과 판매 성장률이 주당순이익과 더불어 성과를 측정하고 외부에 성과를 알리기 위해 흔히 사용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주당순이익이 실제로 주주가치 창출에 도움이 될까?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주당순이익 증가와 가치 창출이 동시에 이뤄질 수도 있다. 하지만 주당순이익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주주가치가 파괴될 수도 있다. 주당순이익 증가는 투하자본수익률이 높은 기업에는 도움이 된다. 하지만 투하자본수익률이 자본비용과 같은 기업에는 주당순이익 증가가 딱히 도움이 되지도 않고 해가 되지도 않는다. 마지막으로 투하자본수익률이 자본 비용을 밑도는 기업에는 주당순이익 증가가 오히려 해가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기업들이 무조건적으로 주당순이익을 늘리기 위해 애쓴다. 심지어 주당순이익 증진을 위해 주주가치를 희생시키기도 한다. 그레이엄과 동료들은 조사를 통해 대다수의 기업들이 단기적 이익 창출을 위해 기꺼이 장기적인 경제 가치를 희생시키려 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미 여러 이론과 실증적 연구를 통해 주당순이익 성장률과 가치 창출 간의 인과관계가 기껏해야 희박할 뿐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뿐만 아니라 판매 성장률과 주주가치 간의 관계 역시 불확실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주당순이익 성장률, 판매 성장률, 가치 간의 관계에 대한 좀 더 구체적인 내용이 궁금하다면흔히 사용되는 척도의 문제점을 참고하기 바란다.)

 

물론 기업들은 제품 품질, 현장의 안전성, 고객 충성도, 직원 만족도, 고객의 제품 홍보 의지 등 비재무적 성과 척도도 활용한다. 회계학 교수 크리스토퍼 이트너(Christopher Ittner)와 데이비드 라커(David Larcker) 2003년에 발표한 <하버드비즈니스리뷰> 논문에서 다음과 같이 기술했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비재무적인 성과 영역 중 전략을 발전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는 영역을 찾기 위해 별다른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비재무적인 영역에서 관찰되는 개선과 현금 흐름, 이윤, 주가 등의 개선 간에 인과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밝혀내지도 못했다.’ 이트너와 라커가 157개 기업을 상대로 진행한 조사에서 자사가 측정하는 결과의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광범위한 모형을 제작한다고 답한 곳은 23%에 불과했다. 연구진은 조사 대상 기업 중 비재무적 척도의 지속성이나 예측성을 고려하지 않는 기업이 70% 이상이었다고 설명한다. 그로부터 약 10년이 지났지만 대다수의 기업들은 여전히 비재무적 통계자료를 선택할 때 원인과 결과를 제대로 연결 짓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소식이 반드시 나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이트너와 라커는 조사를 통해 비재무적 요인을 측정하는(그리고 해당 요인이 실제로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지 검증하는) 수고를 감수하는 기업의 자기자본수익률이 그런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 기업보다 약 1.5배가량 높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앞서 언급한 패스트푸드 체인 B사가 자사의 성과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적인 지표가 모든 직원이 아니라 매장 관리자의 이직률이라는 사실을 밝혀내 성과를 개선했듯이 비재무적 척도와 가치 창출 간의 연결 고리를 찾아내는 기업은 성공적으로 결과를 개선할 가능성이 크다.

 

5001_7통계 지표 선별

기업의 성과를 결정 짓는 인과관계를 이해하고 추적하고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되는 지표를 선택하려면 다음과 같은 단계를 밟아야 한다. 미시간대(University of Michigan) 벤키 나가르(Venky Nagar)와 스탠퍼드대 마드하브 라잔(Madhav Rajan) 115개 은행을 상대로 진행한 분석 내용을 토대로 가상의 소매 은행 C사가 이 프로세스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간략하게 살펴보자. 자사에서 현재 사용 중인 지표나 월가 분석가나 은행가들이 강력하게 권고하는 지표는 잠시 잊어버리자. 지금부터 백지 상태에서 출발해 다음의 4단계를 순서대로 진행해 보자.

 

1. 핵심 목표를 정의하라.기업의 성공에 무엇보다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것이 바로 명확한 목표다. 명확한 목표가 있어야 자본을 할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제적인 가치 창출은 자유 시장 체제 내에서 활동하는 모든 기업이 핵심 목표로 삼기에 적합하다. 기업 수명 극대화와 같은 또 다른 목표를 선택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은 C사가 경제적인 가치 창출을 목표로 삼는다고 가정해 보자.

 

2. 인과 이론을 수립해 당연하게 여겨지는 목표 동인을 평가하라.가치 창출에 기여하는 재무적인 동인으로 가장 흔히 언급되는 3대 요인은 판매와 비용, 투자다. 좀 더 구체적인 재무 동인은 기업마다 다르며 주당순이익 성장률, 현금 흐름 성장률, 투하자본 수익률 등이 재무 동인에 포함된다.

 

당연하게도 재무 지표만으로 모든 가치 창출 활동을 파악할 수는 없다. 고객 충성도, 고객 만족도, 제품 품질 등과 같은 비재무적 척도를 평가하고 이런 요소들이 궁극적으로 가치를 제공하는 재무 척도와 직접적으로 연결돼 있는지 판단해야 한다. 지금껏 살펴봤듯이 가치 창출과 재무적/비재무적 척도 간의 관계는 가변적이며 둘 사이의 관계를 사례별로 평가해야 한다.

 

C사는 고객 만족도가 올라가면 고객의 은행 서비스 활용도가 높아지며 서비스 활용 활성화가 가치 창출에 도움이 되는 주요 동인이라는 이론에서 출발한다. C사가 수립한 이론은 비재무적 동인과 재무적 동인을 이어준다. 그런 다음, C사는 이 이론이 옳은지 확인하기 위해 통계적으로 상관관계를 측정한다. 또한 만족을 느낀 고객이 실제로 좀 더 많은 서비스를 활용해 자사가 현금수지 성장을 이뤄내고 매력적인 수준의 자산 수익률을 올릴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지 확인한다. (현금수지 성장률과 자산 수익률은 가치 창출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다.) 고객 만족이 지속적이고 예측 가능한 방식으로 자산 수익률과 연계돼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으니 이제 C사는 직원의 어떤 행동이 고객의 만족감에 기여하는지 찾아내야 한다.

 

3. 직원들이 기업의 핵심 목표 달성에 기여하려면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을 해야 할지 파악하라.직원들이 기술을 활용해 통제할 수 있는 척도와 기업 차원의 목표를 연결 짓는 것이 3단계의 목표다. 이런 활동과 목표 간의 관계는 지속적이고 예측에 도움이 돼야 한다.

 

C사는 2단계에서 고객 만족이 가치 창출에 기여한다(다시 말해서 예측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C사는 이제 고객 만족에 영향을 미치는 확실한 동인을 찾아내야 한다. 통계 분석 결과, 대출금리, 대출 처리 속도, 은행 창구 직원의 낮은 이직률이 고객 만족도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런 요소들은 모두 직원과 경영진의 통제 범위 안에 있는 만큼 지속성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 C사는 이 정보를 활용해 좀 더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대출을 검토하고 승인하기 위해 노력할 수 있다.

 

4. 통계 자료를 평가하라.마지막으로, 직원 활동과 핵심 목표를 연결하기 위해 사용 중인 척도를 주기적으로 재평가해야 한다. 시간이 흐르면 가치에 영향을 미치는 동인도 변화한다. 통계 지표 역시 마찬가지다. 예컨대, C사 은행 고객층의 인구통계는 계속해서 변화한다. 따라서 C사는 고객 만족도에 영향을 미치는 동인을 주기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고객층의 연령대가 점차 내려가고 디지털 활용 능력이 강화되는 탓에 은행 창구 직원의 이직률이 고객 만족에 미치는 영향은 점차 줄어드는 반면 C사의 온라인 인터페이스와 고객 서비스가 고객 만족에 미치는 영향은 점차 커지고 있다.

 

기업이 성과 개선을 위해 활용할 수 있는 통계 자료는 방대하다. 하지만 경영자들은 여전히 지표를 선택할 때 고리타분한 방법을 고집한다. 심지어 결함이 있는 방법을 활용하는 경우도 많다. 옛날에는 기업이 본능을 따르고 적절한 통계 자료를 외면해도 별 문제가 되지 않았다. 모두가 그랬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경쟁을 하려면 적절한 통계 자료를 활용해야만 한다. 우위를 확보하려면 경쟁업체보다 앞서 적절한 통계 지표를 찾아내고 활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을 기억하기 바란다.

 

번역 |김현정 translator.khj@gmail.com

 

마이클 J. 모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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