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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빈곤time poverty은 모든 경제적 계층에 걸쳐 존재하며 심각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p.174)
이전에 비해 분명히 근로시간은 줄어들고 있고 자율근무제 등 시간에 대한 통제권을 행사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지만, 시간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늘어나는 역설적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특히 소득이 높은 사람일수록 시간에 대한 압박을 더 크게 받고 있다고 합니다. 이런 현상에 대해 애슐리 윌런스 하버드경영대학원 교수는 상품이론을 이용해 설명합니다. 가치 있어 보이는 자원은 희소한 자원으로 인식되기 때문에 급여 수준이 높은 사람일수록 시간을 훨씬 더 희소한 자원으로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시간당 임금이 높을수록 낭비된 시간을 더 아쉬워하게 됩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시간과 돈 중 하나를 고르라고 하면 돈을 선택합니다. 개인 여행에서 싼 값의 경유 항공편을 사게 되는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시간 빈곤 현상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는 환경에서 시간을 잘 관리해 행복을 극대화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한 이 아티클에 더욱 눈길이 갑니다.
“경기침체기에는 위기에 대비하고 안전하게 몸을 사리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실제로는 경기가 안 좋을 때 신기술 도입의 유인이 더 생긴다.”(p.118)
글로벌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HBR이 경기침체기를 효과적으로 극복하고 회복기에 도약을 모색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는 아티클을 실었습니다. 엄밀한 학문적 연구 결과들을 종합한 이 아티클에서 신기술 도입에 대한 시각 전환을 요구한 부분이 특히 눈길을 끕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진행됐던 기간(2007~2015년)의 구인 데이터를 분석해 본 결과, 경기침체로 인한 타격을 가장 많이 받은 지역의 기업들이 IT투자를 늘렸다고 합니다. 불황일 때 신기술 도입 비용이 낮아지고 기회비용이 적은 데다, 비용 절감 및 환경변화 대응에도 크게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경기침체는 고통을 주기도 하지만 기업들 간 실력 차이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어려운 시기일수록 기술 투자에 대한 새로운 시각 전환이 요구됩니다.
“영업사원이 동료의 농담에 어떻게 대응할지 고민에 빠졌다.”(p.162)
이번 호 케이스 스터디는 직장 내 성희롱 이슈를 다뤘습니다. 고성과자들만 참여할 수 있는 영업직원 교육에서 한 참가자가 농담 삼아 “내가 좀 잘생겨서 뽑혔겠지”라고 말했고, 이 분위기를 이어받은 또 다른 사람이 때마침 입장한 여성 참가자에게 “당신도 예뻐서 뽑힌 거 같은데”라는 농담을 던지는 상황이 제시됐습니다. 정작 여성 참가자는 특별히 불편함을 느끼지 않았지만 이 자리에 함께한 다른 참가자가 문제를 제기하면서 상황이 복잡해집니다. 한국의 조직에서도 성희롱이나 힘희롱(power harassment)과 관련한 조직원들의 민감도가 극도로 높아지고 있습니다. 새로운 조직문화를 만들어야 하는 리더와 조직문화 담당자들이 일독할 가치가 있는 사례입니다.
김남국 Harvard Business Review Korea 편집장·국제경영학 박사
namkuk_kim@hbrkore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