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tlight
스캔들에서 안전한 회사 만들기
철저한 준법감시 시스템만으로는 부족하다
폴 힐리
하버드경영대학원 교수
조지 세라핌
하버드경영대학원 교수
Idea in Brief 문제점 정부가 기업에게 화이트칼라 범죄예방 시스템에 의무적으로 지출할 것을 요구하는데도, 데이터와 일화적 증거를 보면 화이트칼라 범죄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원인 광범위한 연구 결과 화이트칼라 범죄의 진짜 범인은 시스템이 아니라, 직원들이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성과를 달성하도록 밀어붙이는 부족한 리더십과 결함 있는 조직문화였다.
해결책 리더들은 범죄가 모든 조직구성원에게 해악을 끼친다는 사실을 널리 알리고, 범법자를 공평하게 처벌해야 한다. 아울러 청렴한 관리자를 채용하고, 불법적이거나 비도덕적 행동을 할 기회를 줄이는 의사결정 과정을 구축하고, 투명성을 옹호해야 한다. |
2016년 늦여름, 웰스파고은행 소매금융부문 직원들이 고객의 동의를 받지 않은 계좌 수백만 개를 개설하고, 고객에게 불필요한 금융상품을 수천 건 넘게 판매했다는 의혹이 전국적으로 보도됐다. 이 스캔들로 웰스파고가 치러야 했던 비용은 상당했다. 9월 8일 소비자금융보호국은 로스앤젤레스 시와 카운티, 통화감독국과 함께 웰스파고에 1억8500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했다. 소비자를 상대로 저지른 더 많은 불법 관행이 드러난 뒤 웰스파고는 추가로 벌금 10억 달러를 부과받았고, 법적 분쟁에 합의하는 데 5억7500만 달러를 지불해야 했다. 웰스파고의 주가는 9월 말까지 13%가 떨어져 시가총액 가운데 약 200억 달러가 날아갔으며, 시장이 폭등했을 때도 계속 부진했다. 이사회는 그해 10월 CEO 자리에서 물러난 존 스텀프와 7월에 은퇴한 소매금융부문 수장 캐리 톨스테드에게 지급한 보수 중 수천만 달러를 몰수했다. 해당 사업부문 고위관리자 네 명이 그들의 잘못으로 해고됐다. 웰스파고의 명성은 심하게 손상됐고, 이는 160년 전통의 은행에 치욕이 아닐 수 없었다.
웰스파고에는 이사회가 감독하는 통제 및 위험관리시스템이 있었지만 소매금융부문에는 부정이 만연했다. 그렇다면 뭐가 잘못됐던 걸까? 이사회가 의뢰한 조사에 따르면 비뚤어진 조직문화, 분산된 조직구조, 부족한 리더십이 문제였다. 사후분석 과정에서 불법행위는 대부분 보너스 및 승진과 연계된 영업 목표를 지나치게 공격적으로 달성하라는 압력에서 비롯됐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경영진은 경보를 수없이 받은 터였다. 2000~2004년까지 직원들이 매출과 보상 목표를 조작한 경우가 열 배 늘었다. 신규계좌, 영업팀에 가해진 압력, 직원 이직률 상승에 의문을 제기한 주요 기사가 2011년에는 월스트리트저널에, 2013년에는 로스앤젤레스타임스에 등장했다. 하지만 소매금융부문 리더들은 문제의 책임을 일부 나쁜 직원들에게 돌렸다. 각 영업사업부에 권한을 위임하는 데 익숙했던 스텀프는 그런 설명을 단순하게 받아들였다.
불행히도 웰스파고의 이야기는 독특한 경우가 아니다. 사기, 횡령, 뇌물, 돈세탁 같은 화이트칼라 범죄 때문에 알스톰, 오데브레시[1] , 페트로브라스[2], 롤스로이스, 지멘스, 텔리아[3], 테바[4], 빔펠컴[5] , 폴크스바겐 같은 회사의 주주가치는 엄청난 타격을 입었다. 전부 합하면 손실액이 수십억 달러에 이른다. 회사가 받은 법적 처벌도 상당한 수준이다. 벌금으로 지멘스는 16억 달러, 오데브레시는 35억 달러, 폴크스바겐은 200억 달러가 부과됐다. 게다가 경쟁자를 물리치는 대신 혼란을 수습하고 합의금을 협상하는 데 경영진이 쏟아야 하는 시간, 에너지, 명성의 손상, 매출, 이익, 주가에 미치는 영향, 직원들의 업무몰입도와 생산성 하락, 이직률 상승과 같은 경영상의 비용도 발생한다. 워싱턴대 조너선 카르포프와 다른 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이 비용은 법적으로 부과되는 벌금을 압도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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