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된 임금, 늘어나는 생활비, 점점 더 불규칙해지는 근무 스케줄로 인해 많은 미국 직장인이 매일처럼 재정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이들은 일상생활비는 감당할 수 있지만 작은 재정적 충격에도 대처할 여유가 없다. 문제는 대부분의 미국 노동자가 격주로 급여를 지급받고 있고, 수표가 은행에서 결제되기까지 일주일이 걸려서 노동의 대가를 손에 쥐는 시간이 더 길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게다가 많은 노동자가 표준시장금리 대출 자격을 갖출 신용점수가 부족하다. 따라서 이들은 예상치 못한 비용을 지출하거나 충당하기 위해 종종 급여지급일 대출, 자동차 담보대출, 마이너스 통장 등을 이용한다. 모두 자칫하면 금융 파산으로 이어질 수 있는 고금리 금융상품이다. 오늘날 팬데믹으로 인한 불황 등 경제침체는 이런 서비스에 대한 의존도를 더욱 높일 뿐이다.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에서 수행한 연구는 혁신적 핀테크 상품을 통해 이런 악순환을 끊고, 직원과 고용주 모두에게 이익을 주는 방안을 탐구한다. 연구진은 고용주와 협력해서 직원들의 복리후생 패키지 중 하나로 새로운 금융상품을 이용할 수 있게 한 스타트업 두 곳을 연구했다. 그중 페이액티브PayActiv는 직원들이 벌었지만 아직 받지 못한 급여를 앞당겨 지급한다. 때로는 ADP 같은 급여지급관리 회사와 연계해 운영하며, 직원들에게 페덱스, 피자헛, 웬디스 등의 서비스도 제공한다. 샐러리파이낸스Salary Finance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직원들에게 급여공제로 자동 상환되는 저금리 대출을 제공한다. 영국에 본사를 두고 미국까지 진출한 샐러리파이낸스의 고객사 중에는 유나이티드웨이United Way와 테슬라도 있다.
두 비즈니스 모델의 원동력이 된 혁신은 ‘급여연계salary link’다. 즉, 서비스 제공자가 선불금이나 대출금의 상환을 보장하기 위해 급여에 직접 접근할 수 있는 능력이다. 페이액티브는 고용주가 제공하는 근무행태 자료에 알고리즘을 적용해서 작업 일정, 팁 등을 조정하고, 어느 직원이 급여일 사이의 특정 시점에 얼마나 벌었는지 정확하게 파악한다. “페이액티브는 기본적으로 제로 리스크입니다. 그저 급여를 미리 지급하는 것뿐이니까요.” 보고서의 공동 저자이자, 현재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과 로스쿨의 선임연구원 토드 베이커Todd Baker는 말한다. 페이액티브는 서비스를 이용하는 각 급여기간에 수수료 5달러를 부과한다.(고용주들이 종종 수수료의 일부 또는 전부를 부담한다.)
샐러리파이낸스는 파트너사 직원들에게 대출을 해준다. 대상은 1년 이상 그곳에서 근무한, 나이 18세 이상, 연봉 1만 달러 이상의 직원이다. 샐러리파이낸스는 제3자 신용점수를 엄격하게 적용하기보다는 자체 상환확률 추정치를 사용해서 요청한 대출금의 상환 여력을 측정한다. 이 글을 쓰는 시점을 기준으로 5.9 ~19.9%인 이자율은 직원이 퇴사를 해도 바뀌지 않는다. 이런 경우, 융자 상환금은 대출 신청 과정에서 지정한 대출자의 개인은행계좌에서 자동 인출된다. “샐러리파이낸스의 위험 노출도가 매우 낮은 이유는 급여 자동공제 방식이 직원의 급여를 사실상 담보물로 바꾸기 때문입니다.” 베이커 교수는 말한다. 실제로 연구진은 신용평가 모델로 예측할 수 있는 샐러리파이낸스의 채무불이행 비율이 5분의 1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