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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조직 & 혁신

애플의 혁신형 조직체계

조엘 포돌니(Joel M. Podolny),모르텐 한센(Morten T. Hansen)
매거진
2020. 11-12월호
083

ORGANIZATIONAL CULTURE

애플의 혁신형 조직체계:
전문가가 이끄는 전문가 조직

내용 요약

기업들이 겪는 어려움
많은 업계에서 주요 기업들은 급변하는 기술을 따라가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주요 원인
대기업들은 일반적으로 사업부로 나뉘어 조직돼 있고, 각 사업부에 자체적으로 기능부서들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핵심 의사결정권자인 사업부서장은 관리하는 모든 분야에 대해 깊이 있는 지식이 부족하다.

애플의 조직구조
애플은 기능부서별로 나누어 조직돼 있고, 매니저의 전문지식 분야와 의사결정권이 일치한다. 리더들은 부서 간 경계를 넘어 서로 협력하고 디테일에 대해 깊숙이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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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은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혁신한 회사로 잘 알려져 있다. 이러한 혁신 덕분에, 스티브 잡스가 복귀한 해인 1997년 종업원 수 8000여 명, 매출 70억 달러(약 8조 원) 규모에서 2019년 종업원 수 13만7000명, 매출 2600억 달러(약 300조 원) 규모로 성장했다. 하지만, 그 이면에 상대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것이 애플의 혁신 성공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 온 조직구조 및 관련된 리더십 모델이다.

잡스가 애플에 다시 돌아왔을 때 애플은 비슷한 규모와 사업범위를 가지고 있는 여타 회사들의 전통적인 조직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애플은 사업부로 나뉘어 있었고, 각 사업부는 자체 손익에 대해 책임을 지고 있었다. 일반 관리자들이 매킨토시 상품 그룹, 정보기기 부문과 서버 상품 부서 등을 운영했다. 분권화된 사업부서가 일반적으로 그렇듯, 관리자들은 서로 경쟁했는데 특히 이전 가격transfer price을 두고 다투곤 했다. 기존의 전통적인 관리방식이 혁신의 숨통을 조이면서, 잡스는 CEO로 복귀한 첫해에 전 사업부의 일반관리자들general manager을 같은 날 모두 해고했고, 전사를 하나의 손익관리체계로 개편했으며, 사업부별 별도로 운영되던 기능부서들을 하나의 기능조직으로 통합했다.(86페이지 ‘애플의 기능별 조직체계’ 참고)

기능별 조직체계의 도입은 그 당시 애플과 같은 규모의 회사들에는 그다지 놀라운 일은 아니었을 수 있다. 놀라운, 그리고 획기적인 점은, 오늘날 애플이 1998년 대비 매출 면에서 약 40배 커지고 훨씬 더 복잡해졌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수석 부사장들은 상품별로 담당하는 게 아니라 기능부서별로 담당하고 있다. 전임자인 잡스처럼, 현 애플 CEO인 팀 쿡이 애플 조직도에서는 유일하게 모든 애플의 주요 상품들의 디자인, 엔지니어링, 운영, 마케팅 및 소매가 만나는 접점에 있는 사람이다. 사실상 CEO를 제외하면, 애플은 상품 개발에서 영업까지 전 과정을 관리하고 부서별 손익에 따라 평가받는 전통적인 일반 관리자가 없다.

비즈니스 역사와 조직이론에 따르면, 기업이 성장해서 커지고 복잡해지면 기능별 조직Functional structure에서 사업별 조직Multidivisional structure으로 전환해야 한다. 책임과 통제범위를 일치시키고, 수많은 결정사항들이 조직구조의 최상단까지 올라오면서 발생하는 정체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사업부서별 리더들에게 핵심 기능들에 대한 전면적인 통제권을 부여함으로써 각 사업부의 고객 니즈를 가장 잘 충족시키고 성과를 가장 극대화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취할 수 있게 되고, 임원들은 사업부서 리더들을 감독하고 성과를 평가하면 된다는 주장이다.

하버드경영대학원의 역사가인 앨프리드 챈들러Alfred Chandler가 기록한 것처럼, 듀폰과 제너럴모터스 같은 미국 기업들은 20세기 초에 기능별 조직에서 사업별 조직으로 전환했다. 20세기 후반이 되자 대기업들의 대다수가 그 뒤를 따랐다. 애플은 이러한 전통적 접근방식은 불필요하다는 것을, 그리고 엄청난 기술적 변화와 산업의 대격변을 마주하는 기업들에는 기능별 조직구조가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한다.

기능별 조직구성을 고수했지만, 애플의 조직이 변화 없는 정적인 조직은 아니었다. 인공지능(AI)과 다른 새로운 분야들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애플의 조직도 변화했다. 본 아티클에서는 애플의 차별화되고 끊임없이 변화하는 조직모델이 가지는 혁신면에서의 장점과 리더십의 도전과제를 살펴본다. 이 내용은 급변하는 환경에서 어떻게 해야 성공할 수 있는지 이해하고자 하는 개인과 기업들에게 유용할 수 있다.

왜 기능별 조직구조인가?

애플의 주요 목표는 사람들의 일상을 풍요롭게 하는 상품들을 만드는 것이다. 즉, 아이폰과 애플워치 같은 전혀 새로운 상품군들을 개발할 뿐 아니라 기존 상품군 내에서도 끊임없이 혁신한다. 상품 기능 중 애플 카메라보다 애플의 지속적인 혁신 의지를 더 잘 보여주는 기능은 없을 것이다. 2007년 처음 아이폰이 출시됐을 때, 스티브잡스는 신상품 공개 연례행사의 기조연설에서 카메라는 단 6초 동안 소개했다. 이후, 아이폰 카메라 기술은 일련의 혁신을 통해 사진 업계에 큰 기여를 했다. 하이 다이내믹 레인지 이미징(2010), 파노라마 사진(2012), 트루톤 플래시True Tone Flash(2013), 광학적 영상 흔들림 방지Optical Image Stabilization(2015), 듀얼카메라(2016), 인물모드(2017), 야간모드(2019)는 수많은 개선 중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이러한 혁신을 실현하기 위해, 애플은 기능별 전문지식을 중심으로 한 조직을 이용한다. 애플은 한 분야에서 가장 많은 전문지식과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해당 분야의 의사결정권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근본적인 신념을 가지고 있다. 이 신념의 토대에는 다음 두 가지 생각이 있다.

첫째, 애플은 기술 변화와 파괴적 혁신의 속도가 빠른 시장에서 경쟁하기 때문에 파괴적 혁신의 주체가 되는 기술에 대한 깊은 지식을 가진 사람들의 판단과 직관에 의존해야 한다. 시장의 피드백을 받고 탄탄한 시장 예측을 할 수 있게 되기 훨씬 전부터 애플은 스마트폰, 컴퓨터 등에서 성공할 것으로 보이는 기술과 디자인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 일반 관리자보다는 기술 전문가에 의지하게 되면, 이렇게 던진 승부수가 결실을 맺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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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투자 성과와 리더의 성과를 평가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이 단기적 이익과 비용이라면 최고의 상품을 제공하겠다는 애플의 의지는 흔들리게 된다. 수석 R&D임원들의 보너스가 특정 상품의 비용 혹은 매출이 아니라 전사 실적에 따라 정해진다는 점도 중요하다. 따라서, 상품에 대한 결정은 단기적인 재무실적 압박에서 어느 정도 보호된다. 재무 팀은 엔지니어링 팀의 상품로드맵 회의에 참여하지 않고, 엔지니어링 팀은 가격 결정에 관여하지 않는다.

애플이 어떤 기술이나 기능을 개발할지 결정할 때 비용과 매출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말이 아니다. 고려하긴 하지만, 전통적인 조직구조를 가진 기업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한다. R&D 리더들은 디자인과 엔지니어링 결정을 할 때 총 비용과 가격 목표를 일률적 기준으로 사용하기보다, 특정한 디자인과 엔지니어링을 선택했을 때 사용자들에게 줄 수 있는 혜택을 비용 측면의 고려사항들과 비교해서 검토해야 한다.

기능별 조직구조에서는, 개인과 팀의 평판이 승부수를 던지는 데 필요한 통제장치의 역할을 한다. 그 예가 2016년 아이폰7플러스에서 인물모드가 있는 듀얼카메라 출시 결정이었다. 듀얼카메라 탑재에 따르는 큰 비용을 정당화할 수 있을 정도로 카메라가 아이폰 사용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커질 것이라는 큰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한 임원은 인물촬영 모드 개발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 리더인 폴 허블Paul Hubel이 “때를 훨씬 앞서 나갔다”고 말했는데, 폴의 팀이 큰 리스크를 감수했다는 의미였다. 사용자들이 더 비싸고 우수한 카메라가 장착된 스마트폰을 사기 위해 더 높은 가격을 낼 마음이 없다면, 그 팀이 다음에 비싼 업그레이드나 기능을 제안할 경우 신뢰를 얻기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카메라는 아이폰7플러스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이 됐고, 그 성공으로 인해 허블과 그의 팀의 평판은 한층 높아졌다.

의사결정자들이 단순히 수치화된 목표의 달성 여부에 대해 주로 책임을 지는 일반관리자가 아니라 담당 분야에 깊은 지식을 가진 사람들인 경우, 비용과 사용자 경험에 창출되는 부가가치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점을 더 잘 찾을 수 있다. 전통적인 사업부별 조직의 기본 원칙은 ‘책임’과 ‘통제권한’을 일치시키는 것인 반면, 기능별 조직의 기본 원칙은 ‘전문지식’과 ‘의사결정권’을 일치시키는 것이다.

따라서, 애플의 조직 체계와 애플이 창출하는 혁신 사이에는 뚜렷한 연관관계가 있다. 챈들러가 주장한 바와 같이, “조직은 전략을 따라간다”. 비록, 챈들러가 큰 다국적 기업들이 도입할 것으로 예상했던 조직구조를 애플은 도입하진 않았지만 말이다.

이제, 애플 조직체계의 근간이 된 리더십 모델을 살펴보자.

리더의 세 가지 자질

스티브 잡스가 기능별 조직구조를 도입한 후, 수석부사장 이하 전 직급의 애플 관리자들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자질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1)담당하는 각 기능부서 내에서 이뤄지는 모든 업무에 의미 있게 관여할 수 있는 깊은 전문지식, (2)해당 기능들의 디테일에 대한 집중, (3)함께 의사결정을 할 때 다른 기능부서들과 협력적인 태도로 토론을 하려는 의지다.

관리자들이 이러한 자질을 가지고 있으면,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최적의 자격을 갖춘 사람들이 조율되고 조화로운 방식으로 의사결정을 하게 된다.

1. 깊은 전문지식

애플은 일반관리자들이 하급 관리자들을 관리 감독하는 회사가 아니다. 그보다, 애플은 전문가가 전문가를 이끄는 회사다. 이 모델의 기본 가정은 관리자를 훈련시켜서 전문가로 만들기보다는, 전문가를 훈련시켜 잘 관리하도록 만드는 편이 쉽다는 것이다. 애플에서는 하드웨어 전문가들이 하드웨어를 관리하고, 소프트웨어 전문가들은 소프트웨어를 관리한다. 이 원칙에서 벗어나는 경우는 드물다. 이런 방식은 전문화가 더욱 심화되면서 조직 전반에 확산돼 있다. 애플의 리더들은 월드클래스 인재는 각 전문 분야의 다른 월드클래스 인재를 위해, 또 이런 인재와 함께 일하고 싶어 한다고 믿는다. 최고의 동료로부터 배우고 함께 뛸 수 있는 스포츠 팀에 들어가려고 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스티브 잡스는 일찍부터 애플의 관리자는 담당 분야의 전문가여야 한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1984년 인터뷰에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 “애플은 전에는 ‘우리 회사는 큰 회사가 될 거다. 그러니 전문경영인을 고용하자’라고 생각했고, 많은 전문경영인들을 고용했습니다. 그런데, 잘 안됐습니다. 전문경영인은 경영하는 방법은 아는데, 실제 일하는 방법은 몰랐습니다. 만일 내가 훌륭한 인재라면, 내가 아무것도 배울 수 없는 상사 밑에서 일하고 싶겠습니까? 흥미로운 사실을 말씀드릴까요? 최고의 관리자는 어떤 관리자일까요? 훌륭한 관리자는 관리자가 되길 한 번도 원한 적 없는 사람입니다. 그 대신 어느 누구도 자신만큼 그 일을 잘할 것 같지 않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서 회사에 기여를 하는 훌륭한 직원들입니다.”

한 예가 애플의 소프트웨어 애플리케이션 비즈니스를 이끌고 있는 로저 로스너Roger Rosner다. 이 부서는 페이지스(워드프로세싱), 넘버스(스프레드시트), 및 키노트(프레젠테이션) 같은 업무생산성 앱과 함께, 가라지밴드(작곡), 아이무비(영화편집) 및 뉴스(뉴스콘텐츠 제공 앱) 등을 담당하고 있다. 카네기멜런대에서 전기공학을 전공한 로스너는 2001년 수석 엔지니어링 매니저로 애플에 입사했다. 아이워크 애플리케이션 담당 이사, 생산성 앱 담당 부사장으로 승진한 후 2013년부터는 애플리케이션 담당 부사장을 역임해 오고 있다. 여러 개의 규모가 작은 소프트웨어 회사에서 엔지니어링 이사로 일한 경험에서 얻은 깊은 전문지식으로 로스너는 ‘전문가를 이끄는 전문가’의 귀감을 보여준다.

기능별 조직에서 전문가가 전문가를 이끈다는 것은 각 분야에서 전문가들이 상호 배울 수 있는 깊이 있는 인재 풀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예를 들어, 600명 이상의 애플 카메라 하드웨어 기술 전문가들은 카메라 전문가인 그레이엄 타운센드Graham Townsend가 이끄는 그룹에서 일하고 있다. 애플이 사업부별 조직이었다면, 아이폰, 아이패드, 노트북과 데스크톱 컴퓨터에 모두 카메라가 장착되기 때문에, 이 전문가들은 상품군별로 흩어져서 근무하게 됐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이들의 집단 전문지식은 희석돼, 문제를 해결하고 혁신을 창출하며 정교하게 만드는 능력이 약화된다.

2. 디테일에 대한 집중

애플에 구석구석 스며들어 있는 하나의 원칙은 “리더는 본인 3단계 아래 직급까지 담당하는 조직의 디테일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왜냐면, 조직 상단에서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기능의 경계를 넘나드는 의사결정을 하는 데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관리자들이 담당하는 업무들의 디테일들을 모르고 의사결정 회의에 참석하면, 디테일이 없는 의사결정이 이뤄지거나 결정 자체를 연기해야 한다. 관리자들은 고위리더들에게 보고와 관련된 전체 경위와 전개과정을 설명하고, 리더들은 엑셀의 각 칸, 프로그램 코드 한 줄 한 줄, 혹은 각 제품의 테스트 결과 등까지 파고들어 질문한다.

물론, 많은 기업 리더들은 본인과 담당 팀들은 디테일을 깊숙이 알고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애플 정도로 하는 기업들은 거의 없다. 애플의 고위리더들이 제품의 둥근 모서리의 모양이 얼마나 정확해야 하는지에 대해 어느 정도로 엄청난 관심을 쏟는지 생각해 보라. 모서리를 둥글게 하는 일반적인 방법은 원의 원호를 이용해 사각형 물체의 직각 부분을 연결하는 것으로, 직선에서 곡선으로 갑자기 모양이 바뀐다. 반대로, 애플의 리더들은 연속적인 곡선의 사용을 고집해서 디자인 업계에서 ‘모서리가 둥근 사각형(스퀘어클, squircle)’으로 알려진 모양이 생겨났다. 이 방식은 모서리가 더 빨리 기울어지기 시작해서 갑작스러운 모양의 변화가 덜하다.(89페이지 ‘애플의 디테일 집중 사례’ 참고) 곡선의 기울기가 급격히 바뀌지 않는 하드웨어 상품의 장점은 강하지 않은 하이라이트다. 즉 모서리에서 빛의 반사가 급격하게 변하지 않는다. 그 차이는 미세하지만, 단순히 더 복잡한 수학 공식을 적용한다고 해서 만들 수 있는 차이가 아니다. 스퀘어클 처리가 된 수백만 개의 아이폰과 다른 제품들을 만들어 내기 위해 애플 운영조직의 리더들은 매우 정교한 제조공차를 지킨다. 이러한 디테일에 대한 집중을 단순히 실무직원들의 일로 미뤄두지 않는다. 리더들에게도 중요하다.

리더들이 각자가 담당하는 분야의 전문가이고 디테일을 깊숙이 파고들 수 있다는 점은 애플의 운영방식에 큰 영향을 미친다. 리더들은 한 이슈를 밀고 나가고, 조사하고, 문제의 ‘냄새’까지 맡을 수 있다. 어떤 디테일이 중요한지, 어디에 관심을 집중시켜야 할지도 안다. 애플의 많은 직원들은 일반 관리자보다 더 나은 지침과 멘토링을 해주는 전문가들 밑에서 일하기 때문에 자유롭고 신나기까지 한다고 생각한다. 함께, 모두가 원하는 분야에서 생애 최대의 업적을 이루기 위해 노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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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협력적인 자세로 토론하려는 의지

애플은 전사적으로 수백 개의 전문가 팀들을 가지고 있고, 이 중 10여 개 팀이 신상품의 단 한 가지 핵심 구성요소를 만들기 위해 필요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인물모드가 있는 듀얼카메라를 만들기 위해 40개 이상의 전문가 팀들의 협력이 필요했다. 몇 개만 예로 들어도, 실리콘 디자인, 카메라 소프트웨어, 신뢰성 엔지니어링, 모션 센서 하드웨어, 비디오 엔지니어링, 코어 모션 및 카메라 센서 디자인을 담당하는 팀들이 함께 일했다. 이런 조율이 필요한 상품들을 애플은 대체 어떻게 개발하고 생산할 수 있을까? 답은 협력의 자세로 토론에 임하는 것이다. 어느 한 기능도 혼자 하나의 상품이나 서비스를 만들 수 없기 때문에 기능을 넘어서는 협력은 필수적이다.

어떤 경우 불가피하게 토론이 난항에 부딪치면, 때로는 CEO와 수석 부사장까지 포함해 더 높은 관리자들이 최종 결정을 돕기 위해 참여한다. 충분히 디테일에 집중하면서 신속하게 진행하기란 최고의 리더들에게도 힘들기 때문에, 많은 고위 직급을 애플 운영방식의 경험이 있는 부사장급 인사들로 채우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하지만, 애플의 규모와 사업범위를 감안할 때, 임원들도 해결할 수 있는 교착상태의 수는 제한적이다. 많은 수평적인 의존관계들로 인해, 부사장과 이사급의 관계가 비효율적이면 특정 프로젝트뿐 아니라 회사 전체를 흔들 수도 있다. 따라서, 한 기능 내에서 리더 직책을 맡고 유지하는 사람들은 매우 효과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사람들이어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사람들이 자신의 견해를 표현해서는 안 된다는 건 아니다. 리더들은 확고하고, 충분한 근거를 토대로 한 견해를 가지고 있어서 본인의 견해를 강력하게 주장할 수 있어야 하지만, 또한 다른 이의 견해가 낫다는 근거가 제시되면 기꺼이 마음을 바꿀 수 있어야 한다. 물론 항상 쉽지는 않은 일이다. 리더가 특정한 견해를 열렬히 지지하면서도 열린 마음을 가지려면 두 가지가 있어야 한다. 하나는 회사의 가치와 공동의 목표에 대한 깊은 이해와 헌신이고, 다른 하나는 하나의 길이 얼마나 옳은지와 그 길을 가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의 차이를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하나의 결정을 실행에 옮기기 어렵다고 해서 그 결정을 피하는 일은 막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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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의 인물모드 개발은 리더의 디테일에 대한 집중, 팀들의 협력적 태도로 집중적 토론 참여, 그리고 토론하고 궁극적으로 해결하려는 공동의 목적의 힘을 보여준다. 2009년 허블은 뒷배경을 예쁘게, 흐리게 보이게 하는 ‘보케’(일본말이다) 기능으로 인물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아이폰 기능을 개발하려고 했다. 사진 전문가들이 일반적으로 최고급 사양이라고 평가하는 기능이다. 그 당시 비싼 싱글렌즈 반사식 카메라만 그런 사진을 찍을 수 있었지만, 허블은 듀얼 렌즈 디자인과 소프트웨어적 고급 사진 처리 기술을 조합한다면 애플이 이 기능을 아이폰에 추가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의 아이디어는 “더 많은 사람들이 더 자주 더 나은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한다”라는 카메라 팀이 밝힌 목표와도 잘 일치된다.

팀이 아이디어를 현실화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몇 가지 문제점이 나타났다. 처음 몇 번의 시도에서는 놀라운 인물 사진들이 나왔는데, ‘실패 케이스’들도 여럿 나왔다. 알고리즘이 선명하게 부각할 중심 대상(예를 들어, 얼굴)과 흐릿하게 처리할 배경을 구분하지 못했다. 예를 들어, 철조망 뒤에 있는 사람의 얼굴 사진을 찍는 경우, 얼굴 옆쪽의 철조망과 얼굴 앞의 철조망이 같은 선명도로 나오게 하는 알고리즘을 만들 수 없었다. 이런 경우 얼굴 옆의 철조망은 배경처럼 흐리게 나왔다.

“철조망에 누가 신경을 쓰겠어? 아주 드문 경우잖아”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드물거나 극한적인 경우를 엔지니어들은 경계케이스corner case라고 부르는데, 경계 케이스를 회피하는 경우 ‘제로 아티팩트zero artifact’를 요구하는 애플의 엄격한 엔지니어링 기준을 위반하게 된다. 아티팩트는 ‘사용한 기법 및/혹은 기술로 인해 디지털 프로세스에서 원하지 않거나 의도하지 않게 초래되는 데이터 변형’을 의미한다. “경계 케이스들 때문에 카메라 팀과 다른 관련 팀들 간에 힘든 수많은 논의를 해야 했다”고, 펌웨어 및 알고리즘 팀들을 관리하는 센서 소프트웨어 및 UX 프로토타이핑 담당 미라 해거티Myra Haggerty 부사장(VP)은 말한다. 카메라소프트웨어 팀의 최종 담당 임원인 세바스티앙 마리노메Sebastien Marineau-Mes 부사장은 실패 케이스를 잘 해결할 수 있는 시간을 주기 위해 그 다음해까지 기능 출시를 연기하겠다고 결정했으며, 허블은 “삼키기 힘든 약처럼 받아들이기 힘든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품질 기준에 어느 정도 합의를 하기 위해, 엔지니어링 팀들은 새로운 시각의 의견을 들을 수 있도록 수석 디자인 및 마케팅 리더들을 초대해 회의했다. 디자인 리더들은 논의에 새로운 미적인 감수성을 더해 “아름다운 인물사진은 어떤 사진인가?”라는 질문을 제기했다. 제로 아티팩트 기준을 다시 분석하기 위해, 직원들은 훌륭한 인물사진작가들의 사진을 수집했다. 그리고 그런 사진들은 얼굴의 가장자리는 흐릿하고 눈은 선명한 경우가 많다는 점에 특히 주목했다. 그래서, 알고리즘 팀들에게 같은 효과를 내도록 주문했다. 팀들이 그 효과를 성공적으로 낼 수 있게 되자, 이제 받아들일 수 있는 기준이 생겼다고 생각했다.

등장한 또 다른 이슈는 배경이 흐릿한 인물사진의 미리보기 기능이었다. 카메라 팀은 사진을 찍은 후에만 이런 효과를 사진에서 볼 수 있도록 기능을 설계했다. 하지만 휴먼인터페이스(HI) 디자인 팀은 이 설계안을 반려하고, 사용자들이 ‘라이브 미리보기’를 할 수 있어서 사진을 찍기 전에 무엇을 조정해야 할지 알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HI팀의 일원인 조니 맨저리Johnnie Manzari는 카메라팀에게 데모를 제공했다. “데모를 보았을 때, 이렇게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타운센드는 말했다. 카메라하드웨어 팀원들은 할 수 있을지 확신은 없었지만, 더 나은 사용자 경험을 실현하지 못하는 핑계는 될 수 없었다. 몇 개월간의 엔지니어링 노력 끝에 주요 관계부서인 비디오 엔지니어링 팀(센서 및 카메라 작동을 통제하는 하위레벨 소프트웨어 담당부서)이 방법을 찾았고, 협력은 결실을 거뒀다. 인물사진은 애플의 아이폰7플러스 마케팅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그리고 이 기능이 사용자들이 아이폰을 구매하고 즐겁게 사용하는 중요한 이유라는 것이 입증됐다.

이 사례가 보여주듯, 애플의 협력적인 태도와 토론은 다양한 기능에 속한 직원들이 다른 의견을 제시하고, 반대하기도 하고, 아이디어를 주장하거나 거절하고, 또 서로의 의견을 더욱 발전시켜 최고의 솔루션을 만들 수 있게 한다. 이를 위해서 고위 리더들의 열린 마음이 필요하다. 또한 목표 달성에 기여할 수 있도록 리더들이 다른 분야의 동료들에게 영감을 주고, 자극을 주고, 영향을 줄 수 있어야 한다.

타운센드가 훌륭한 카메라를 만든 주역이긴 하지만, 10여 개 다른 팀들이 팀별로 해야 할 업무가 아주 많은 상태였는데도 인물모드 프로젝트에 시간과 노력을 들였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애플에서는 ‘이를 통제권 없는 책임’이라고 부른다. 내가 다른 모든 팀들을 통제하진 않지만, 프로젝트를 성공시켜야 할 책임이 있다는 걸 의미한다. 이 과정은 혼란스러울 수 있지만 훌륭한 성과를 만든다.

‘긍정적인 혼란good mess’은 인물모드 프로젝트처럼 다양한 팀들이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일할 때 생긴다. ‘부정적인 혼란’은 각 팀들이 공동의 목표보다 자신의 목표를 우선시할 때 생긴다. 부정적인 혼란과 관련이 있는데도 행동을 바꾸지 않거나 바꿀 수 없는 사람들은 리더 직책에서 물러나거나 아예 회사에서 내보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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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장 시기의 리더십

애플의 조직체계 방식은 지난 20여 년간 놀라운 혁신과 성공을 이끌어 냈다. 하지만, 어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특히, 2008년 이래로 매출과 직원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어려움이 생겨났다.

회사가 성장하고 새로운 시장에 진출하고 신기술 분야에 진입하면서, 애플의 기능별 조직과 리더십 모델도 진화해야 했다. CEO의 가장 중요한 책임이 협력과 빠른 의사결정을 가장 잘 실현할 수 있는 전문지식 분야별 조직설계 방법을 결정하는 것이었다. 최근 몇 년간 팀 쿡이 도입한 변화에는 하드웨어 기능을 하드웨어 엔지니어링과 하드웨어 기술로 분할, AI와 머신러닝을 기능 분야로 추가, 휴먼인터페이스(HI)를 소프트웨어에서 분리하고 산업디자인과 결합한 통합 디자인 기능을 신설하기 등이 있다.

조직 성장으로 인해 초래된 다른 도전과제는 임원 아래 수백 명의 부사장과 이사들의 어깨에 지워진 부담이었다. 고위리더 한 명이 담당해야 할 디테일의 수와 범위를 제한하려면 고위리더의 수를 대폭 확대해야 하고, 그렇게 되면 이제까지 잘 이루어지던 협력을 유지할 수 없게 된다.

애플은 이 문제를 깨닫고 기능의 경계를 초월하는 활동에 참여해야 하는 리더의 수를 최소화하기 위해 고위 직급의 수를 상당히 엄격하게 제한해 왔다. 아이폰 출시 전해인 2006년 애플의 직원 수는 약 1만7000명이었다. 2019년 이 수는 8배 이상 늘어 13만7000명을 기록했다. 한편, 부사장(VP)의 수는 50명에서 96명으로 약 2배로 늘어났다. 이로 인해 불가피하게 고위급 리더들 각자는 더 크고 더 다양한 전문가 팀들을 이끌게 됐다. 즉 감독해야 할 디테일도 더 많아지고, 자신의 핵심 전문지식 범위를 넘어서는 새로운 업무 분야도 맡게 됐다.

이에 따라 지난 5년간 많은 애플 관리자들은 위에 설명한 ‘전문가들이 이끄는 전문가’, 디테일에 대한 집중, 협력적 태도의 토론이라는 세 가지 리더십 철학을 점진적으로 변화시켜 왔다. 우리는 이 변경된 사항들을 정리해 ‘재량적 리더십discretionary leadership’이라는 이름의 모델을 만들었고, 이 내용을 애플 부사장과 이사 대상의 신규 교육 프로그램에 반영했다. 그 목적은 끊임없이 성장하는 애플에서 위의 리더십 방식으로 대규모 혁신을 추진하는데 따르는 어려움을 해소하고 제품 혁신도 촉진하는 것이다.

애플의 규모가 작았을 때는, 리더들이 담당 조직 내의 거의 모든 분야에 대해 전문가가 되고 디테일에 집중할 것을 기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리더들이 어느 분야에서 어떻게 시간과 노력을 기울일지 결정할 수 있는 더 많은 재량이 있어야 한다. 리더들은 애플에 가장 큰 가치를 창출하기 때문에 디테일에 모든 관심을 쏟아야 할 활동이 어떤 활동인지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활동 중 일부는 리더의 기존 핵심 전문지식에 속하기도 하고 (이 활동은 리더가 계속 담당), 다른 활동의 경우 리더는 새로운 전문지식 분야를 학습해야 하기도 한다. 리더의 관심이 덜 필요한 활동은 다른 직원들에게 이관할 수 있다.(해당 직원이 전문가가 아닌 경우, 리더는 교육 혹은 위임함.)

애플리케이션 담당 부사장인 로스너가 좋은 예이다. 다른 많은 애플 관리자들처럼 로스너는 애플의 놀라운 성장으로 인해 발생하는 세 가지 도전과제들과 씨름해야 했다. 첫 번째, 담당 업무의 규모가 지난 10년 동안 인원 수 기준(150명에서 약 1000명까지 증가)과 상시 진행 중인 프로젝트 수 기준으로 모두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당연히 모든 프로젝트의 모든 디테일을 파고들어갈 수 없다. 두 번째, 담당하는 포트폴리오 범위가 확대됐다. 즉, 지난 10년 동안, 그는 뉴스, 클립스(비디오 편집), 북스 및 파이널컷프로(고급 비디오 편집)를 포함한 새로운 애플리케이션들을 담당하게 됐다. 앱은 그의 핵심 전문지식 분야이지만, 앱의 일부분인 뉴스의 편집용 콘텐츠, 북 퍼블리싱 운영 방식, 비디오 편집 등은 로스너에게는 비전문 분야들이었다. 마지막으로, 애플의 상품 포트폴리오와 프로젝트 수가 확대되면서, 다른 기능과 더 많은 조율이 필요해지고, 이로 인해 많은 부서간 협력이 더욱 복잡해졌다. 예를 들어, 로스너는 뉴스의 엔지니어링 쪽을 담당하고 다른 관리자들은 뉴스의 토대가 되는 운영시스템, 콘텐츠와 콘텐츠제공사(예: 뉴욕타임스) 및 광고주와의 업무관계를 관리한다.

이에 대처하기 위해, 로스너는 본인의 역할을 재정비했다. 예전에 그는 다른 ‘전문가들을 이끄는 전문가’로서, 사용자와 소프트웨어의 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소프트웨어 애플리케이션과 아키텍처의 상위 레벨 관련 디테일에 특히 몰두했었다. 또한 이 분야들과 관련된 프로젝트에서 애플 내 다른 관리자들과도 협력했었다.

하지만, 담당 업무가 확대되면서, 그는 키노트 앱과 페이지스 앱과 같은 전통적인 업무용 앱을 포함한 자신의 ‘담당업무 박스(owning box)’에 있던 업무 몇 가지를 ‘교육업무 박스(teaching box)’에 두기로 했다.(90페이지 ‘로저 로스너의 재량적 리더십’ 참고) 이제 로스너는 다른 팀원들에게 지침과 피드백을 주어서 팀원들이 애플의 기준에 따라 소프트웨어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수 있도록 한다. 교육한다고 해서 로스너가 칠판 앞에서 수업을 하는 건 아니다. 로스너는 담당하는 팀의 업무에 대해 강력하고 열정적으로 지적을 해 준다. 확실히, 핵심 전문지식이 없는 일반 관리자들은 본인이 모르는 것을 가르치기 힘들 것이다.

로스너의 두 번째 도전과제는 원래 전문지식을 넘어서는 활동을 추가하는 것이다. 6년 전, 로스너는 뉴스 앱의 엔지니어링 및 디자인을 담당하게 됐다. 결과적으로, 뉴스 출판, 디지털 광고, 뉴스 콘텐츠 개인 맞춤화를 위한 머신러닝,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아키텍처 구축 및 출판업체 동기부여 방법을 이해하기 위해 앱을 통한 뉴스 콘텐츠 퍼블리싱에 대해 배워야 했다. 따라서 그의 업무 중 일부는 ‘학습업무 박스(learning box)’에 속하게 됐다. 여기에서 관리자들은 새로운 스킬의 습득을 위해 학습곡선이 급격히 올라가게 된다. 이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는 점을 감안할 때, 매우 중요한 신규 활동만 이 카테고리에 속해야 한다. 6년간 집중적인 학습을 한 후, 로스너는 이 분야들 중 일부를 완전히 통달하게 됐다. 그 분야들은 이제 그의 ‘담당업무 박스(owning box)’에 속해 있다.

특정한 활동이 계속 학습 박스에 남아 있다면, 리더들은 초심자의 마음으로 직원들에게 자신은 답을 모른다는 걸 나타내며 질문해야 한다. 실제로 답을 모르기 때문이다. 이 방식은 리더들이 담당 및 교육 분야에 속하는 활동들에 대해서 직원들에게 질문하는 방식과는 명확하게 다르다.

마지막으로, 로스너는 본인이 전문가가 아닌 아이무비 앱과 가라지밴드 앱을 포함해 일부 분야는 필요한 역량을 가진 사람들에게 위임했다. 위임 분야에 속한 활동들의 경우, 그는 팀을 만들고, 목표에 합의하며, 진행상황을 모니터링 및 검토하고, 팀에 책임을 지도록 했다. 이것은 일반 관리자의 업무에 해당한다.

애플의 부사장들은 시간의 대부분을 ‘담당’ 및 ‘학습’ 박스에 있는 업무들에 할애하지만, 다른 회사들의 일반관리자들은 시간의 대부분을 ‘위임’ 박스에 있는 것들에 사용한다. 로스너는 시간의 약 40%를 담당 활동(특정 분야에서 다른 사람들과 협력 포함)에 사용하고, 30%는 학습, 약 15%는 교육, 약 15%는 위임에 사용한다고 추정하고 있다. 이 수치들은 물론 담당 비즈니스와 특정 시기의 니즈에 따라 관리자별로 다양하다.

지금까지 설명한 재량적 리더십 모델은 규모를 확장할 때에도 ‘전문지식과 의사결정권의 일치’라는 효과적인 기능별 조직의 기본 원칙을 지키고 있다. 로스너와 같은 리더들이 본인의 전문지식 범위를 벗어나는 새로운 책임을 맡을 때 애플은 새로운 분야로 효과적으로 진출할 수 있고, 리더들이 자신의 스킬을 다른 사람들에게 교육하고 업무를 위임할 때 팀의 규모는 성장할 수 있다. 애플은 이러한 조직체계를 통해 계속해서 혁신하고 번영할 것으로 믿는다.

애플의 기능별 조직은 애플만의 고유한 형태는 아니지만 규모가 아주 큰 기업들 중에서는 드문 것이 사실이다. 이런 조직체계는 기업이 커지면서 부문과 사업부서로 조직을 개편해야 한다는 보편적인 경영 이론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하지만, 사업부서 체제로 전환하면 매우 중요한 것, 즉 ‘의사결정권과 전문지식의 일치’가 사라진다.

왜 기업들은 일반관리자들이 각 사업부서를 담당하는 체계를 고집하는 경우가 많을까? 한 가지 이유는 변화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타성을 극복하고, 관리자들 간에 권한을 재배분하고, 개인 중심의 인센티브 시스템을 바꾸고 새로운 협력방식을 배워야 한다. 회사가 이미 엄청나게 큰 외부의 도전과제들을 안고 있을 때는 너무나 어려운 일이다. 과도기적 조치로 사업부서 조직 내에서라도 전문가가 전문가를 이끄는 모델을 수립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새로운 고위관리자를 충원할 때, 최고의 일반관리자보다는 해당 분야에 깊은 전문지식이 있는 사람을 뽑는다. 하지만, 전면적인 변화를 위해서는 리더들 또한 기능별 조직으로 전환해야 한다. 애플이 현재까지 보여준 실적은, 이런 리스크를 충분히 감수할 수 있을 정도로 보상이 클 수 있음을 보여준다. 애플의 접근방식은 탁월한 성과를 낼 수 있다.


조엘 포돌니(Joel M. Podolny)는 애플 부사장 겸 애플대 학장이다. 2009년 애플 입사 전에는 예일경영대 학장과 하버드 및 스탠퍼드경영대 교수를 지냈다.
모르텐 한센(Morten T. Hansen)은 애플대 교수 겸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교수다. 전에는 하버드경영대 및 인시아드 교수를 지냈다.

번역 윤지인 에디팅 김성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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