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점 개인의 타고난 사회계층(social class)은 지속적으로 문화적 각인 효과를 남긴다. 미국의 노동자 중 사회적 하위계층 출신은 상위계층 출신보다 관리자가 될 가능성이 32% 더 낮다.
보편성 이런 불이익은 남성보다 여성이(27% 차이), 또 백인보다 흑인이(25% 차이) 더 많이 겪는다. 게다가 이런 현상은 전 세계 주요국 어디서나 보편적으로 나타난다.
해결책 기업이 계층적 불이익과 맞서 싸우려면 조직의 다양성 목표에 사회계층이라는 요소를 추가하고, 학위 인플레이션을 막고, 모든 부서에서 고른 승진을 추진하며, 응집력 있는 조직문화를 구축해야 한다.
필자가 가르치는 경영자 교육 과정에서 만난 한 글로벌 은행의 매니징 디렉터는 직장에서 성공하기까지 사회생활 초기에 겪은 가슴 아픈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십대에 엄마가 된 그녀는 생계를 꾸리기 위해 사무실 청소 일을 했다. 집에서는 남자친구의 학대에 맞서고 어린아이를 돌보느라 상당한 고초를 겪었지만 직장에서 늘 활력소가 됐던 그녀는 이내 은행 지점장의 눈에 띄었다. 지점장은 그녀의 잠재력을 감지하고 은행의 신입 사무직에 지원해 금융 쪽 일을 배워 보라고 격려했다. 즉 그녀가 은행의 전문직에 투입돼 관리자 라인으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경력개발의 발판을 마련해 준 것이다. 나와 만났을 당시 그녀는 대규모 채무 거래를 관할하는 최고 직책에 있으면서 명문대 출신의 동료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었다. 그녀가 담당하는 직무에는 기개, 대담성,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 같은 자질들이 필요한데 이는 단언컨대 대졸 신입사원들로 구성되는 주니어 애널리스트 그룹의 평균 수준 직원보다 고객응대 부서의 스타급 직원들 사이에서 흔히 발견되는 특징이다.
안타깝게도 그녀의 이야기는 일반적으로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 예외적인 경우다. 적어도 필자가 수년간 관리자들을 가르치고 기업체와 일하며, 사회적 하위계층이라는 출신 성분이 직장에서의 행동과 성과에 미치는 역할을 연구하면서 얻은 결론에 따르면 그렇다.
필자가 이 아티클에서 말하는 사회적 하위계층 출신이란, 태어나서 자라는 동안 돈, 계층 상승을 돕는 인맥, 학업과 직업 성취도를 높이는 문화적 노하우에 상대적으로 접근하기 어려웠던 사람들을 말한다. 사회적 출신 계층을 연구하는 사람들은 어린 시절의 가구 소득, 부모의 교육 수준, 부모의 직업 등 다양한 요소로 계층을 평가한다.
개인의 출신 계층은 그 사람이 나중에 돈이나 명성을 얻은 후에도 지속적으로 문화적 각인 효과를 남긴다. 일단 직장생활에는 확실히 영향을 끼친다. 필자와 동료 교수인 진 오Jean Oh는 최근 연구에서 사회적 하위계층 출신의 미국 노동자들이 상위계층 출신보다 관리자 자리에 오를 확률이 32% 더 낮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런 불이익은 남성보다 여성이(27% 차이), 또 백인보다 흑인이(25% 차이) 더 많이 겪는다. 게다가 전세계 주요국 어디서나 보편적으로 나타난다.
이런 불이익은 개인과 조직과 사회에 모두 문제가 된다.
먼저 개인에게 문제가 되는 이유는 그들의 경력개발 가능성과 전체적인 행복감을 실제로 낮추기 때문이다. 똑같은 자격을 갖춘 후보들 사이에 존재하는 32%의 불이익은 특히 소득 측면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 승진도 마찬가지다. 연구에 따르면 관리직 승진은 직업만족도를 크게 향상시키고, 필자의 분석으로는 60%의 급여 인상을 가져온다. 관리직 승진은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관리직 유경험자는 무경험자보다 스트레스를 덜 받고 더 오래 산다. 예컨대 조직의 상위 3분의 1에 속하는 사람들은 하위계층보다 관상 동맥성 질환으로 사망할 가능성이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 연구 결과를 보면 어떤 임무를 수행하기 전에 ‘보조’ 대신 ‘리더’라는 이름표를 달아주면 피실험자는 그 단순한 차이만으로 압박 속에서도 생리적 반응이 향상되면서 더 나은 성과를 냈다. 상위계층에 수반되는 혜택 중 전체적으로는 행복감 혜택이 소득 증가라는 혜택보다 더 큰 영향력을 발휘했다.
계층적 불이익이 조직에 문제가 되는 이유는 평균 이상의 리더를 배출할 수 있는 집단을 관리직 후보에서 배제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미군 자료를 분석한 연구를 보면 사회적 하위계층 출신은 이기적인 성향이 낮아서 리더로서 더 적합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영국에서 수행된 또 다른 연구는 출신 배경이 떨어지는 변호사가 특권층 출신보다 더 의욕적이고 유능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렇게 보면 사회적 취약계층이 회사 관리직에 잘 포진해 있을 때 실질적으로 더 쉽게 지지를 받을 수 있다는 연구 내용도 납득이 된다. 낙수효과가 작용하기 때문이다. 하위계층 출신의 관리자가 많으면 비슷한 배경을 가진 직원과 고객들이 그 회사에서는 더 공평한 대우를 받을 것으로 기대하게 된다. 관리자는 회사에 특별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승진 과정에 태생적 특권이 작용하면 지속적인 불평등의 원인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