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질리티 핵 관료주의를 피해 중요한 업무를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는 임시 팀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
지난 20년 동안 제품, 서비스, 프로세스를 개선하기 위한 애자일 접근법이 비즈니스 세계를 휩쓸었다. 애자일 접근법은 조직이 권한을 부여한 소규모 교차기능 팀을 만들고 이니셔티브나 도전과제를 작은 모듈로 분할한 다음 신속한 프로토타입 구축, 긴밀한 고객 피드백 루프, 빠른 적응을 이용하는 솔루션을 개발하게 한다. 소프트웨어 개발에서 시작된 애자일 접근법은 곧 다른 여러 기능으로 확산됐다. 일부 기업은 C-suite를 비롯한 조직의 대부분을 애자일 팀으로 전환하기도 했다.
애자일은 변화하는 고객 관계를 관리하고, 새로운 시장을 탐색하고, 시장 반응에 따라 신속하게 신제품을 개발해야 하는 등 민첩성이 요구되는 비즈니스 부분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민첩성보다는 일관성과 효율성이 필요한 운영과 기능에는 효과가 떨어진다. 알루미늄, 일반 화학물질, 종이 등 성숙 산업의 대량 생산 공정을 생각해 보라. 이런 생산 공정은 몇 주 또는 몇 개월 동안 중단 없이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으며, 조정을 가하면 비용이 많이 들고 심지어 위험할 수도 있다. 계산서 처리, 급여 지급, 예산 책정 등 반복적인 활동도 관료주의 시스템이 가장 잘 처리한다. 사실 전문화된 기능, 정해진 규칙, 권위적 위계질서 등의 특징을 갖는 관료주의는 나쁜 평판을 받아왔다. 하지만 잘 설계되면 신뢰성, 효율성, 일관성, 공정성을 탁월하게 보장한다.
당연히 이런 시스템은 변화하는 시장 상황에는 빠르게 적응하지 못한다. 기업은 속도, 유연성, 실험이 필요한 일부 프로젝트를 해결하기 위해 시스템을 우회해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 이를테면 더 근본적인 혁신을 이루기 위해 신속하게 R&D 기능을 시작하거나, 기존 고객과 다른 요구사항을 갖는 신흥 시장에서 전략적 신규 고객의 니즈에 부응할 방법을 찾거나, 코로나 팬데믹 초기에 그랬던 것처럼 갑작스러운 상황 변화에 매우 빠르게 대응하는 경우다.
이런 경우 대규모 조직은 어떻게 시스템 전반에 지장을 주지 않으면서도 내부 프로세스를 우회해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조치를 취할 수 있을까? 우리는 시급한 전략적 프로젝트를 빠르게 수행하기 위해 임시 팀을 활용하는 펩시코, 소니, 노바티스, GE 등 여러 대기업을 연구 대상으로 삼았다. 이들 기업은 애자일 원칙과 가치를 채택했지만 일부는 애자일 방법을 공식적으로 사용하지는 않았다. 그 대신 우리가 어질리티 핵agility hacks이라고 부르는 방법을 사용했다. 어질리티 핵은 라이프 핵life hacks과 기본적으로 비슷하며 생산성이나 대응력을 높이는 손쉽거나 새로운 방법을 말한다. 원래 컴퓨터 프로그래밍에서 특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우아하지는 않지만 빠르고 효과적인 솔루션을 의미하는 ‘핵hack’이라는 용어에서 나온 말이다.
어떤 경우에는 새로운 시장 기회를 추구하기 위해 이런 팀을 구성했다. 다른 경우에는 상당한 매출 감소가 지속되는 상황처럼 심각한 성과 문제에 강력하고 창의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만들었다. 조직이 놓칠 수 있는 뭔가를 포착하려 한다는 점을 팀원들은 이해하고 있었다. 모든 팀은 신속하게 결과를 내기 위해 비정통적인 방법을 사용했다. 조직의 기존 아키텍처와 정상적인 운영 프로세스를 벗어난 문제 해결법을 취했다. 프로젝트의 규모와 기간은 달랐지만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프로젝트의 목적과 관련해 정상적인 방법을 벗어날 수 있도록 권한이 주어졌다는 점, 규칙을 따르며 반복적인 프로세스를 이용했다는 점이다. 어질리티 핵을 도입하려는 다른 기업도 동일하게 적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