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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조직 & 운영관리

어떻게 효과적인 인사 결정을 할 수 있는가?

매거진
2022. 5-6월호
피터 드러커와 HBR – 7

어떻게 효과적인 인사 결정을 할 수 있는가?
조직을 잘 운영하는 궁극적인 방법

[편집자주] 이 글은 HBR 1985년 7월호에 실린 ‘How to make people decisions’를 번역한 것입니다.


경영자는 무엇보다도 인력을 관리하고 인사 결정을 내리는 데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며 마땅히 그래야만 한다. 인사 관련 결정들은 다른 어떤 것보다도 그 결과가 오래 지속되며 결정을 번복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여전히 대부분의 경영자가 승진이나 채용과 관련해 현명하지 못한 결정들을 내리고 있다. 어떻게 보더라도 평균 타율은 0.333 정도에 불과하다. 즉 3분의 1만 성공하고, 3분의 1은 최소한 봐줄 만한 수준에 머물며, 나머지 3분의 1은 완전한 실패인 셈이다.

경영의 다른 부분에서 이런 끔찍한 수준의 성과가 나타난다면 과연 우리는 참고 견딜 수 있을까? 그럴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될 것이다. 물론 인사 관련 결정을 내리는 경영자가 완벽할 수는 없다. 경영의 다른 어떤 분야에서도 그럴 수는 없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인사 관련 의사결정에서는 1.000에 가까운 타율을 보여야 한다.

인사 관련 결정에서 완벽에 근접한 경영자들도 있었다. 진주만 시절 미군의 장군들은 고령이었고, 젊은 사람들은 실제 전투나 부대 지휘 능력을 검증받은 적이 없었다. 그럼에도 미군은 어떤 부대도 갖추지 못했던 유능한 장교들과 함께 제2차 세계대전을 치러냈다. 육군 참모총장이었던 조지 마셜1은 직접 사람들을 골라 선발했는데 그가 뽑은 모든 사람이 위대한 성공을 거둔 건 아니었지만 그 누구도 명백한 실패자는 아니었다.

기본 원칙

저승으로 가는 문턱에서라면 모를까, 사람을 평가할 때 절대적으로 확실한 법칙 같은 것은 없다. 그러나 인사결정에 진지하게 임하고 거기에 최선을 다하는 경영자들은 있다.

마셜과 앨프리드 슬론2은 비슷한 점이란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다른 사람들이었지만 인사 관련 결정을 내릴 때 의식적으로 따랐던 원칙들은 아주 비슷했다.

- 만일 내가 직무에 배치한 누군가가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그것은 나의 실수다. 나에게는 그를 비난하거나 ‘피터의 법칙’3 따위를 들먹이거나 불평할 권리가 없다. 내 실수다.

- ‘군인은 훌륭한 명령을 받을 권리가 있다’는 말은 카이사르 시절에도 있었던 오래된 격언이다. 조직에서 책임 있는 사람들이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경영자의 책무다.

- 경영자들이 내리는 모든 결정 중에서 인사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조직의 역량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인사결정은 제대로 이뤄져야만 한다.

-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할 단 한 가지는 새로운 사람에게 중요한 임무를 맡기는 것이다. 리스크만 키우기 때문이다. 중요한 임무는 이미 행동이나 습관에 대해 잘 알고 있고 신뢰와 신용을 얻은 사람에게 맡겨야 한다. 높은 직위로 입사한 신입에게는 기존에 있던 업무를 먼저 맡겨야 한다. 업무에 대한 기대치가 분명하고 필요할 때 지원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필자가 지금까지 본 최악의 인사 실패는 유럽인들을 고용한 미국 기업들의 사례였다. 하나는 피츠버그에, 다른 하나는 시카고에 위치한 회사였는데 유럽 진출을 위해 똑똑한 유럽 사람들을 고용했다. 한스 슈밋 박사와 페랑 장(둘 다 가명)은 입사 당시 천재라고 환호를 받았으나 둘 다 완전히 패배한 상태로 1년 만에 회사를 떠났다.

피츠버그 회사에 있던 사람들은 그 누구도 슈밋이 새로운 직무에서 결정적인 행동을 할 때까지 6~9개월의 시간을 필요로 한다는 걸 이해하지 못했다. 그의 기질뿐 아니라 그동안 훈련받아온 바에 따라 그에게는 행동하기 전에 생각하고, 연구하고, 계획하며, 준비할 시간이 필요했다. 슈밋 역시 피츠버그의 사람들이 그에게 즉각적인 행동과 그에 따른 결과를 기대한다는 것을 몰랐다. 시카고 회사의 사람들은 장이 단호하고 결의에 찬 사람이지만 변덕스럽고 흥분을 잘한다는 것을 몰랐다. 그는 팔을 흔들어대고, 사소한 것에 대해 장황한 연설을 늘어놓았으며, 끊임없이 사람들을 떠보았다. 두 사람 모두 훗날 유럽 굴지의 대기업에서 CEO로서 성공을 거뒀지만 그들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회사에서는 경영자로서 실패하고 말았다.

다른 미국 기업 두 곳은 같은 시기(1960년대 말~1970년대 초)에 성공적으로 유럽에 진출했다. 프로젝트 추진 당시, 두 기업은 모두 미국인 경영자들을 유럽에 파견했다. 유럽에서 일해보거나 살아본 적은 없지만 미국 본사와 서로 잘 아는 익숙한 인물들이었다. 동시에 두 기업은 유럽 젊은이 6명을 채용해 미국 본사의 중간급 관리직에 배치했다. 두 기업은 모두 수년 내 유럽 사업을 건실하게 구축했다. 동시에 그 사업을 이끌어갈, 잘 훈련되고 노련하며 믿을 만한 관리자 그룹까지 갖추게 됐다.

윈스턴 처칠의 선조인 말버러 공작Duke of Marlborough은 3세기 전에 이미 다음과 같은 논평을 남겼다. “연합 전투에서 가장 기본적인 문제는 실제 성과가 아니라 명성으로만 알고 있는 동료 지휘관에게 승리를 기대해야 한다는 점이다.”

군대와 마찬가지로 기업에서도 오랜 시간에 걸쳐 구축된 개인적인 지식 없이는 신뢰도, 효율적인 의사소통도 있을 수 없다.

의사결정 단계

승진이나 채용 관련 의사결정을 효과적으로 내리기 위해 꼭 밟아야 할 몇 가지 중요한 단계가 있다.

1. 직무에 대해 심사숙고할 것. 직무 기술서의 내용은 오랜 시간 동안 똑같을 수 있다. 예를 들어 한 대형 제조기업에서는 회사가 분권화를 시작한 이래 30년 동안이나 사업부 본부장의 직무 기술서가 거의 바뀌지 않았다. 로마 가톨릭교회 주교의 직무 기술서는 13세기 교회법이 성문화된 이래 단 한 번도 수정되지 않았다. 그러나 직무 자체는 언제나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변하게 마련이다.

1940년대 초, 내가 슬론에게 중요하지도 않은 문제를 생각하느라 너무 많은 시간을 허비하는 것 아니냐고 말한 적이 있다. 그때 그는 비슷한 자격을 갖춘 세 명의 후보자 중 누구를 작은 부속 부서의 세일즈 관리자로 지명할지 고민하고 있었다. 그는 “우리가 지난 번 몇 차례 동일한 직무에 사람을 충원할 때 썼던 직무 내용을 살펴보라”고 말했다. 놀랍게도 직무 내용은 매번 아주 달랐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조지 마셜은 사단장을 임명할 때 반드시 향후 18개월에서 24개월 사이 직무의 성격이 어떨지를 살펴봤다. 사단을 육성하고 훈련하는 것과 전투에서 이끄는 것은 전혀 다른 일이다. 또한 나쁜 평가를 받은 사단의 사기를 북돋고 전투력을 끌어올리는 것 역시 완전히 다른 성격의 일이다.

만일 지역 세일즈 관리자를 새로 임명해야 한다면 경영자는 그 업무의 핵심이 무엇인지 먼저 알아야 한다. 예를 들어 기존 판매 인력들의 은퇴 시기가 가까워지면서 새로운 인력을 고용하고 훈련해야 할 수도 있다. 혹은 기존 제품들이 여전히 좋은 성과를 내고 있기는 하지만 새로운 성장 시장에 침투하기는 어려운 탓에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야 할 수도 있다. 아니면 대부분의 판매가 여전히 25년가량 된 제품들에서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제품의 시장점유율을 높여야 할 수도 있다. 이렇게 업무가 달라지면 필요한 사람의 유형도 달라진다.

2. 잠재력을 갖춘 사람들이 얼마나 있는지 살펴볼 것. 여기서 중요한 것은 사람의 ‘수’다. 공식적인 자격 요건은 최소한의 고려 사항이며 미달인 후보자는 자동적으로 부적격 처리가 된다.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바로 개인의 직무 적합성이다. 효과적인 결정을 내리기 위해 경영자는 3~5명의 적임자를 살펴봐야 한다.

3. 후보자들을 어떻게 살펴볼지 고심할 것. 직무에 대해 면밀히 검토하고 나면 경영자는 새로운 사람이 어떤 일에 최우선적으로 노력해야 하는지 알 수 있게 된다. 이때 핵심은 “후보자가 할 수 있는 게 무엇인가?”가 아니라 “각 후보자의 강점은 무엇이고, 그 강점이 이 직무에 적합한가?”라는 질문이다. 물론 후보자의 약점이나 한계는 후보자를 배제하는 기준이 될 것이다. 예를 들어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뛰어난 자격을 갖추고 있더라도 해당 직무에 필요한 팀 구축 역량은 갖추지 못한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직무에 적합하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탁월한 경영자는 후보자의 약점부터 살펴보지 않는다. 성과는 약점이 아니라 강점으로 달성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마셜과 슬론은 모두 요구 수준이 높은 사람들이었지만 중요한 것은 주어진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이라는 것을 알았다. 능력만 있으면 나머지는 기업이 제공해줄 수 있지만 능력이 없으면 나머지가 모두 쓸모 없는 것이 되고 만다.

예를 들어 어느 사단에 훈련 담당 장교가 필요하다면 마셜은 신병을 군인으로 변모시키는 일에 뛰어난 사람을 찾았다. 이 일을 잘할 수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다른 분야에서는 심각한 약점을 갖고 있었다. 한 사람은 전술적인 면에 약해서 전략에 관해서라면 아주 절망적인 수준이었다. 또 한 사람은 실언을 잘하는 편이어서 언론과 문제를 일으키곤 했다. 세 번째 사람은 허영심이 있고 오만하며 자기중심적이어서 지휘관과 자주 다툼을 벌였다. 그러나 이런 것들을 차치하고 “신병들을 훈련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 “그렇다” 혹은 “최적이다”이기만 하면 그에게 직무를 맡겼다.

루스벨트와 트루먼은 내각을 구성할 때 실제로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개인적 약점은 신경 쓰지 말고 각각의 사람이 무슨 일을 할 수 있는지만 알려주시오.” 이들 두 대통령이 20세기 미국 역사상 가장 강력한 내각을 구성했던 것이 우연의 일치는 아닐 것이다.

4. 후보자와 함께 일해본 적 있는 사람들과 논의할 것. 경영자 한 사람의 독단적인 판단은 별로 가치가 없다. 우리 모두는 첫인상, 편견, 개인적 호불호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군대에서 장군을 선발하거나 가톨릭교회에서 주교를 선발할 때는 공식적으로 이런 광범위한 논의를 거친다. 탁월한 경영자는 비공식적으로나마 이런 논의를 진행한다. 도이체방크의 전 총재였던 헤르만 압스4는 근대의 그 누구보다도 탁월한 최고경영자를 많이 선발한 사람이다. 그는 최고위경영진 대부분을 직접 뽑았는데 그들이 바로 전후 독일의 기적적인 경제 성장을 이끌었다. 이들을 선발할 때 압스는 먼저 후보자의 이전 상사나 동료 서너 명과 함께 후보자에 대해 점검했다고 한다.

5. 선발된 사람이 직무에 대해 확실히 이해하도록 할 것. 새로운 직무에 임명되고 3~4개월이 지나면 신규 임명자는 이전에 맡았던 직무가 아니라 현재의 직무에서 요구되는 일에 집중하고 있어야 한다. 그 사람을 불러 이렇게 말해주는 것이 경영자의 책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지역 세일즈 담당자가 된 지 석 달이 지났는데 이 직무에서 성공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까? 잘 생각해보고 일주일이나 열흘 뒤쯤 서면으로 제출해주세요. 한 가지는 지금 내가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이제부터는 당신이 승진하기 전과는 완전히 다른 일을 해야 할 것입니다.”

만일 이 단계를 밟지 않았다면 그 후보가 나쁜 성과를 보였다 하더라도 비난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당신 자신을 비난해야 할 것이다. 당신이 관리자로서의 책무를 다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내가 알기로 미국 내에서 경영상 가장 큰 낭비 요소가 바로 실패한 승진이다. 실패한 승진의 가장 큰 원인은 새로운 직무가 요구하는 것들에 대해 심사숙고하지 못한 것, 그리고 다른 사람이 심사숙고하도록 돕지 못한 것이다. 몇 달 전 내게 울면서 전화를 걸어온 옛 제자 한 사람이 아주 전형적인 사례였다. “1년 전에 처음으로 큰 기회를 얻었어요. 엔지니어링 관리자가 됐거든요. 그런데 이제 회사에서 저더러 나가래요. 이전보다 훨씬 더 일을 잘했는데도요. 세 개의 신제품을 성공적으로 설계했고, 심지어 세 개 다 곧 특허도 나올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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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누구나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한다. “내가 일을 잘했던 게 틀림없어. 아니면 이런 큰 직책을 새로 맡게 됐을 리가 없지. 그러니 내가 지금껏 해왔던 일을 더 많이 해야 해.” 새로운 직무에는 새로운 행동이 요구된다는 것을 대부분의 사람은 직관적으로 명확하게 받아들이지 못한다. 50년 전쯤 내가 책임이 더 큰 직책으로 승진한 지 4개월이 지났을 무렵, 당시의 내 상사가 나에게 도전적인 질문을 던졌다. 그가 나를 불러들일 때까지 나는 승진 이전에 했던 일들을 계속하고 있었다. 감사하게도 새로운 직무가 새로운 행동과 새로운 초점, 달라진 관계를 의미한다는 걸 그가 알려줬다.

위험 부담이 큰 의사결정

경영자들이 이 모든 단계를 밟는다고 해도 그들이 내리는 인사결정 중 일부는 실패로 끝날 것이다. 그런 결정들의 대부분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릴 수밖에 없는 고위험의 의사결정들이다.

예를 들어 연구 조직이나 엔지니어 조직, 혹은 기업 법무 파트 같은 전문 조직의 관리자를 선발하는 것은 위험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해당 분야에서 존경할 만한 능력을 갖추지 못한 사람을 상사로 받아들이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엔지니어 조직의 관리자는 부서 내 최고의 엔지니어 중에서 선택할 수밖에 없다. 엔지니어로서의 성과와 관리자로서의 성과 사이에는 별 상관관계가 없는데도 말이다. 뛰어난 라인 운영 관리자를 본사 사무직으로 승진시키거나 사무직 직원을 라인 직무에 배치하는 것도 비슷한 사례다. 라인 업무를 하던 사람들은 기질적으로 사무 업무에서 겪게 되는 긴장, 좌절, 관계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세일즈 관리자로서는 최고의 성과를 보였던 사람이 시장 조사나 판매 예측, 가격 정책 담당자로 승진한 뒤에는 일을 잘해내지 못할 수도 있다.

누군가의 기질이 새로운 환경에 적합한지 아닌지를 사전에 검증하거나 예측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이 부분은 직접 경험을 해봐야만 알 수 있다. 그러므로 새로운 직무로 이동 후 일이 잘 풀리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인사결정권자는 그 사람을 가능한 한 빨리 옮겨 줘야 한다. 그리고 이렇게 말해줘야 한다. “내가 실수했습니다. 그걸 바로잡는 건 내 일이죠.” 잘할 수도 없는 일을 계속하도록 내버려 두는 것은 잔인한 일이다. 그렇다고 그 사람이 회사를 떠나도록 내버려 둘 이유도 없다. 기업은 좋은 엔지니어, 좋은 분석가, 좋은 세일즈 관리자를 언제나 잘 활용할 수 있다. 새로운 직무에 적응하지 못한 사람은 이전에 하던 일이나 그 유사한 일로 복귀시키는 것이 적절한 조치일 것이다. 이런 조치는 대부분의 경우 효과가 있다.

직무 자체의 성격 때문에 인사 관련 결정이 실패로 돌아갈 수도 있다. 150년 전 뉴잉글랜드의 선장들은 이런 직무를 소위 ‘과부 제조기’5라고 불렀다. 일단 쾌속선이 치명적인 사고를 겪기 시작하면 그 배가 얼마나 잘 설계되고 건조됐는지와 상관없이 선주들은 배를 고치거나 재설계하는 대신 최대한 빨리 부숴버렸다.

아무리 좋은 인재라 하더라도 실패하기 쉬운 이런 직무는 기업이 빠르게 성장하거나 변화할 때 가장 흔하게 나타난다. 예를 들어 1960년대와 1970년대 초 미국 은행의 ‘국제 담당 부사장International Vice President’이 이런 전형적인 사례였다. 원래 이 직책은 충원이 아주 쉬운 직무였다. 낙오자를 배치해도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고 여겨질 정도였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이 직무에 배치된 사람들이 실패하기 시작했다. 지금에 와서 뒤돌아보자면 그 시기 국제 업무는 어떤 사전 징후도 없이 갑자기 은행과 그 고객인 기업들의 일상적인 업무에서 아주 중요한 부분이 돼 버렸다. 그전까지만 해도 쉬운 일로 치부됐던 업무가 도무지 누구도 해낼 수 없는 어려운 일이 돼 버렸던 것이다.

만일 이전까지 전임자들이 잘해왔던 직무에서 두 사람이 연속으로 실패하게 되면 기업에 과부 제조기가 생긴 것이라고 봐야 한다. 이럴 때 인사 책임자는 헤드헌터에게 만능 천재를 구해달라고 요청하는 대신 그 직무를 없애버려야 한다. 통상 유능하다고 여겨지는 사람들조차 수행할 수 없는 직무라면 애초에 충원은 불가능하다. 이전 두 사람이 그랬듯 어떤 변화 없이는 세 번째 사람도 그 직무에서 실패하고 말 것이다.

인사 관련 결정을 제대로 내리는 것이야말로 조직을 잘 운영하는 궁극적인 방법이다. 이런 의사결정을 통해 경영자가 얼마나 유능한지, 경영자의 가치는 무엇이며 그가 자신의 직업을 얼마나 진지하게 대하는지 등이 드러난다. 경영자가 아무리 비밀을 유지하려고 애쓰더라도 인사 관련 결정은 숨길 수가 없다. 유독 눈에 띄게 마련이다.

경영자는 종종 자신이 취한 전략적 조치가 현명한 것이었는지를 판단하지 못한다. 어쩌면 애초에 관심이 없을지도 모른다. 심지어 이런 반응조차 흔하다. “우리가 호주에서 왜 이 기업을 사들이는지는 모르겠지만 이게 우리가 포트워스6에서 하는 일에 방해가 되지는 않을 거야.” 하지만 “조 스미스가 XYZ 부서의 관리자가 됐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을 때, 그는 대부분의 경우 최고경영진에 비해 조 스미스에 대해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스미스는 승진할 만하지”라거나 “부서가 급격히 성장하는 시기에 딱 맞는 사람을 골랐네” 같은 말을 할 수 있다.

만약 스미스라는 사람이 정치에 능해서 승진하게 된 것이라면 그 사실 역시 모든 사람이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면 “좋아, 이 회사에서는 정치를 잘해야 출세할 수 있군” 하고 혼잣말을 할 것이다. 그들은 정치를 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게 만드는 경영진을 경멸하면서 회사를 떠나거나 혹은 자신도 사내 정치를 하게 될 것이다. 이미 오랫동안 봐 왔듯 사람들은 조직 내에서 다른 사람들이 보상받는 행동을 그대로 따라 하는 경향이 있다. 만일 성과는 내지 못하면서도 아첨하거나 순전히 영악하게 행동하는 사람들에게 보상이 주어진다면 조직은 곧 성과는 못 내고 아첨하면서 영악하게 구는 사람들이 판을 치는 쪽으로 전락하게 될 것이다.

경영자가 인사 관련 결정을 제대로 내리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단순히 저조한 성과를 내는 것 이상의 위험을 떠안게 된다. 조직에 대한 존중이 사라지는 위험을 초래하게 되는 것이다.


1. George C. Marshall, 제1차 세계대전과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군인이자 미국 민주당 소속 정치인으로 트루먼 대통령 정부에서 제50대 국무장관과 제3대 국방장관을 지냈음

2. Alfred P. Sloan, GM의 CEO를 지낸 미국의 경영인

3. 조직이 새로운 직무와의 적합성이 아니라 기존 직무에서의 성과를 기반으로 직원을 승진시키는 경향이 있음을 일컫는 용어

4. Hermann Abs, 독일의 선도적인 은행가이자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 경제 재건을 이끈 인물

5. widow maker, 사람(주로 남성)을 많이 죽게 만들어 그의 부인을 과부로 만들 확률이 높은 일을 통칭한다. 전쟁에 쓰이는 무기, 사고가 잦은 직업이나 활동, 사망률이 높은 질병 등이 대표적이다.

6. Fort Worth, 텍사스 주에서는 다섯 번째로, 미국 전체에서는 19번째로 인구가 많은 도시


피터 F. 드러커(Peter F. Drucker), 1909년 11월 19일~2005년 11월 11일)는 오스트리아 태생의 미국 경영 컨설턴트, 교육자, 작가다. 목표에 의한 경영으로 알려진 개념을 발명했으며 ‘현대 경영학의 창시자’로 일컬어진다.

번역 정아영 에디팅 최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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