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이 글은 HBR 1992년 9-10월호에 실린 ‘The New Society of Organizations’를 번역한 것입니다.
서양 역사상 수백 년마다 한 번씩 급격한 변화가 있었다. 수십 년 단위로 세상을 보는 시각과 기본 가치관, 사회 정치 구조, 예술, 주요 기관 같은 측면에서 사회가 전반적으로 재편되곤 했다. 50년 후에는 완전히 다른 세상이 존재할 것이다. 그 새로운 세상에 태어난 사람들은 조부모가 살았던 세상, 부모가 태어났던 세상을 상상조차 하지 못할 것이다.
지금이 바로 이런 변화의 시대다. 이번에는 그 변화가 서양 사회, 서양 역사에 국한되지 않는다. 실제로 가장 근본적인 변화 중 하나는 더 이상 ‘서양’ 역사와 ‘서양’ 문명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이제는 세계 역사와 세계 문명만 있다.
이런 변화가 비서구국가인 일본이 경제대국으로 부상하면서 시작된 것인지 아니면 첫 번째 컴퓨터, 즉 정보에서 시작됐는지 알 수 없다. 내 생각에는 제대군인원호법the GI Bill of rights이 변혁을 촉발한 유력한 후보 중 하나다. 제대군인원호법은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던 미국 군인들에게 대학 학자금을 지원해 주는 법안인데, 30년 전 제1차 세계대전 직후만 해도 이런 내용은 말도 안 된다고 여겨졌다. 이 법안과 이에 대한 미국 전역 군인들의 열광적인 반응은 지식사회로의 전환을 알리는 신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