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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조직

고도로 숙련된 전문가들은 일을 원한다

매거진
2024. 5-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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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로 숙련된 전문가들은 일을 원한다
하지만 정규직은 원치 않는다
프리랜서로 일하고 싶은 사람이 많은 오늘날, 새로운 규칙이 필요하다



내용 요약

도전과제 고도로 숙련된 전문가들이 정규직보다 프리랜서로 일하기를 선호하면서 기업이 제품, 프로세스, 인프라 혁신에 필요한 인재를 채용하고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사점 업무 수행방식에 대한 새로운 모델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사내 인재와 프리랜서 인재를 혼합하는 모델이다. 특히 관리자의 역할이 변하고 있다. 두 그룹의 서로 다른 요구, 목표, 관심사에 대응하는 기술도 함께 바뀌고 있다.

교훈 이 아티클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 엠앤드시 사치M&C Saatchi, 마스Mars 등의 기업에서 혼합형 인력을 성공적으로 관리한 사례를 살펴보고 이들이 얻은 유용한 교훈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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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용품 회사의 CTO인 마르타는 운영 지표를 살펴보다가 팀의 기술역량이 계속 ‘빨간색’으로 표시되는 것을 보고 당황했다.

이사회는 신생 경쟁업체들이 시장점유율을 잠식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마르타는 보다 정교한 디지털 및 대화형 AI 기능을 구현해 회사의 시장 공략 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 하지만 사내 인재들은 회사의 제품, 프로세스, 데이터 및 보안 인프라를 혁신하는 데 필요한 심층적인 전문지식과 경험이 부족하다. 채용팀은 좋은 조건을 내걸고도 기술 기업에서 최고의 전문가를 데려오지 못했다.

마르타(많은 인터뷰 자료를 토대로 만든 가상 캐릭터)는 프리랜서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는 사실을 이해하고 있다. 또한 이것이 임시방편이 아니라 업무 수행방식의 근본적인 변화라는 점을 알고 있다. 하지만 고민이 있다. 새로운 혼합형 인력 구조가 불러올 문제다. 여기에 대해 어떻게 하면 팀이 제대로 대비할 수 있도록 할 수 있을까?

우리가 대화하는 거의 모든 기업의 관리자들이 동일한 채용 문제를 겪고 있다. 사내엔 필요한 인재가 부족하고 고도로 숙련된 외부 전문가들은 정규직으로 입사하지 않는다. 그 결과 기업들은 그 어느 때보다 프리랜서 모델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다국적 식품기업 마스Mars의 글로벌 인재 영입 담당 부사장인 미켈레 체폴라Michele Cefola는 “제조, 디지털, 수의과Veterinary 서비스 분야에서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최신 기술을 갖춘 인재를 지속적으로 유치해야 한다”고 말한다. 제러미 앤드룰리스Jeremy Andrulis 인재담당 부사장은 특히 기술 및 디지털 분야의 전문가 영입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는 “가장 수요가 많은 기술을 가진 사람들은 프리랜서일 가능성이 높다”며 “프리랜서는 여러 프로젝트를 오가는 경향이 있다. 프리랜서가 가진 축적된 경험과 신선한 외부 관점이 바로 우리가 비용을 지불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존슨앤드존슨의 최고인사책임자CHRO인 피터 파솔로Peter Fasolo도 직원 선호도가 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의심할 여지 없이 큰 변화가 있었다. 기술, 데이터과학, 머신러닝, 블록체인, 사물인터넷 등 우리가 영입하고자 분야의 많은 인재들이 다른 사고방식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보다 유연한 근무방식을 원한다”고 말했다.

재능 있는 인재들은 한동안 유연한 근무를 원했다. 하지만 프리랜서가 가졌던 전통적인 단점이 해결된 것은 최근의 일이다. 과거 프리랜서는 개인 네트워크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수입원이 불안정했다. 하지만 요즘은 업워크Upwork나 피버Fiverr와 같은 일자리 매칭 플랫폼을 통해 능력 있는 지원자가 고용주와 즉각 연결될 수 있다. 엔지니어와 데이터과학자를 대상으로 하는 에이팀A.team이나 피플 애널리틱스People Analytics처럼 굉장히 특화된 플랫폼도 있다. 원격 파트타임 회계사, 세무 앱, 이메일 및 캘린더 관리를 위한 AI 같은 기술은 이제 개인 근로자에게 행정적인 부분은 물론 다양한 지원을 제공한다.

맥킨지가 2022년 실시한 대규모 연구에 따르면 오늘날 미국 노동자의 최소 36%가 계약직, 프리랜서, 임시직 또는 긱 워커로 일하는 쪽을 선택하고 있다. 2023년 12월 3000명의 전문가를 대상으로 실시한 업워크의 연구에서는 38%, 6400만 명이 같은 선택을 했다. 이 중 3분의 1은 연 소득이 15만 달러 이상이고 절반 이상은 컴퓨터 프로그래밍, 마케팅, IT, 비즈니스 컨설팅과 같은 지식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다. 특히 2023년에는 Z세대 근로자의 52%와 밀레니얼세대의 43%가 프리랜서로 활동했다. 이런 변화는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2025년까지 전 세계 노동력의 35~40%를 독립형 근로자가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같은 ‘혼합형 인력’을 통합하고 관리하는 것은 앞으로 수년 동안 주요 경영과제 중 하나가 될 것이다. 우리는 프리랜서를 조직에 가장 효과적으로 영입하는 방법을 실험하고 있는 주요 기업 경영진을 최근 인터뷰했다. 이 글에서는 이들이 얻은 가장 유용한 교훈, 기업의 미래에 주는 시사점을 정리한다.


혼합형 인력이라는 도전과제

디지털 및 AI 프로젝트를 위해 프리랜서 고용을 고민하는 마르타의 이야기로 돌아가보자. 마르타와 그녀의 팀은 포용, 협업, 주인의식, 지속적인 학습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 왔다. 프리랜서들이 이런 가치를 실천하고 문화를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최근 한 동료가 회사의 한 프리랜서가 사내 CEO 동영상의 스크린샷을 찍어 온라인에 올렸다는 이야기를 들려줬다. 그는 “마치 구경꾼이 우리 가족의 저녁식사 대화를 엿듣고 우리의 다툼을 게시한 것 같았다”고 말했다. 기술 유출의 문제는 어떨까? 마르타는 시간이 지날수록 외부 인재 의존도가 높아지는 문제를 어떻게 피할 수 있을까? 또한 직원들의 역량이 뒤처지지 않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마르타는 전통적으로 회사 관리자에게 부여된 ‘직원에 대한 공식적인 권한’ 없이 프리랜서를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도 걱정하고 있다. 그녀는 프리랜서 직원을 관리하려면 다른 기술이 필요하다는 걸 알고 있다. 결국 프리랜서는 전문가다. 전체 성과에 대한 기여도보다는 프로젝트 결과물을 기준으로 엄격하게 평가해야 한다. 동시에 그녀는 직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성과를 관리하기 위해 급여 인상이나 경력 향상이라는 (종종 무언의) 지렛대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는 것도 알고 있다.

마지막으로 마르타는 추가 업무나 불편한 요구를 더 쉽게 거절할 수 있는 프리랜서의 자율성을 보고도 정규직 팀원들이 계속 헌신적인 자세를 취할지를 걱정한다. 예를 들어 직접 참석해야 하는 팀 회의에 프리랜서가 전화로 참여하려고 하면 어떤 반응이 나올까? 위기 상황이 발생했을 때 프리랜서에게 피칭 기회를 주는 모습을 보면 어떤 기분이 들까? 다양한 업무 영역에 배치된 모든 사람이 업무에 적절히 참여하게 만들려면 마르타는 어떻게 해야할까?


새로운 관리 관행

우리와 대화를 나눈 많은 리더들은 처음에는 다른 임시직 근로자를 관리해 온 것과 같은 방식으로 프리랜서를 관리하려고 했다. 즉 계약 대행업체에 인력을 의뢰한 다음 특정 결과물에 초점을 맞춘 거래 관계를 유지하면서 근로자와의 정서적 유대감을 형성하는 데 최소한의 투자를 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곧 임시직 직원에 사용하는 모델을 프리랜서에게 억지로 끼워 맞추는 것은 효과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 놀라운 일이 아니다. 계약업체의 기존 역할은 증원이다. 일시적으로 인력을 충원하고 아웃소싱된 비핵심 업무를 제3자 직원으로 수행한다. 그러나 인력 보강이 아닌 혁신이 목적인 기업은 전문 프리랜서를 응집력 높은 팀에 완전히 통합하는 차별화한 접근방식이 필요하다.(아래 ‘새롭게 부상하는 혼합형 인력’ 참고) 미래 지향적인 기업들은 새로운 관행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새롭게 부상하는 혼합형 인력

갈수록 더 많은 기업의 인력 구조가 내부 직원으로 구성된 내부 서클과 다양한 독립 인력으로 구성된 외부 서클로 만들어질 것이다. 각 그룹은 서로 다른 속성을 가지고 있으며 다양한 방식으로 조직에 기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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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슨앤드존슨의 목적, 가치, 신조는 업무 수행방식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회사는 직원에게 제공하는 것과 동일한 심층 교육을 프리랜서에게 제공한다.



프리랜서가 회사 문화를 이해하고 수용하도록 도와준다 다양한 옵션이 있다. 예를 들어 존슨앤드존슨은 회사의 목적, 가치, 신조가 직원들의 상호작용과 업무 수행방식을 결정적으로 좌우한다는 점을 알고 프리랜서에게 직원과 동일한 심층 교육을 제공한다. 소프트웨어 대기업인 세일즈포스는 직원과 프리랜서가 한 팀으로 서로에게 헌신하고 결과물에 최선을 다할 것을 요청하는 ‘컬처 인 어 박스Culture in a Box’ 프로세스를 통해 온보딩을 진행한다. 프리랜서는 워크플로를 관리하고 커뮤니케이션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프로젝트 도구의 체계적인 사용법을 포함해 회사의 가치와 업무 프로세스에 대한 심층 교육을 받는다.

모든 비관리직을 프리랜서로 충원하는 실험을 하고 있는 엠앤씨 사치 그룹은 면접에서부터 기업 문화를 소개한다. 최고인사책임자인 마크 디킨슨-킨Mark Dickinson-Keen은 “면접시간 대부분은 프리랜서 모델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공유하고 그들이 비즈니스에서 무엇을 경험할 수 있는지 이해하도록 도우며 정말 이런 방식으로 일할 준비가 돼 있는지 확인하는 데 할애한다”고 말한다. 매우 쌍방향적인 프로세스다.

조직의 지식을 지키기 위해 엄격한 관행을 따른다 프리랜서를 고용할 때 흔히 우려하는 것은 그들이 퇴사할 때 그간 쌓은 귀중한 기술과 지식을 가져갈 수 있다는 점이다. 기업들은 여러 방법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프로젝트 윤리 관행, 공유 프로젝트 관리도구(아사나Asana, 무빌라Moovila 또는 스마트시트Smartsheet 등) 사용, 정규직 전담 직원에게 중요 프로젝트 결과물을 책임지도록 배정하는 등의 방식이 쓰인다. 존슨앤드존슨과 같이 고도로 디지털화한 일부 직장에서는 AI를 통한 내부 지식관리 시스템을 운영해 별도 프로세스나 사람의 노력 없이도 기술 유출을 방지하고 기업 지식을 관리할 수 있다.

파솔로는 “우리는 모든 데이터를 ‘수술실’이라고 부르는 곳에 보관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요한 프로젝트 데이터를 한곳에서 추적할 수 있는 디지털 작업 공간으로 직원과 프리랜서 등 모든 사람이 볼 수 있다. 관리자는 작업 흐름을 관찰하고 개입해 실시간으로 작업량을 조정하고, 작업 우선순위를 재조정하고, 병목 현상을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술 유출 문제가 덜 중요한 경우, 기업은 상호보완적인 인력 전략을 채택할 수 있다. 사내 직원이 일반적인 기술을 개발하고 필요에 따라 고도로 전문화된 프리랜서의 도움을 받는 것이다. 마스에서는 프리랜서가 주기적으로 돌아와 자신이 개발에 참여한 제품과 서비스를 조정한다.

프리랜서의 성과를 유도하기 위해 ‘스폰서’라는 사고방식을 채택한다 관리자는 직원에게 피드백을 제공하고 경력을 발전시키는 동시에 회사 성과에 기여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프리랜서의 경우 관리자가 다른 접근방식을 취해야 한다. 도전적인 업무과제를 제시하고 프리랜서가 회사에 근무하는 동안 직업적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HSBC 디지털 비즈니스 서비스의 글로벌 HR 책임자인 로시니 헤이우드Roshni Haywood는 “숙련된 프리랜서가 입사하는 주요 동기는 대형 은행의 주요 디지털 혁신에 참여한다는 기회 그 자체”라고 말한다.

존슨앤드존슨에서는 ‘스폰서’ 역할을 공식적으로 정의한다. 구체적인 직무 설명과 교육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관리자가 사내 직원과 맺는 감독 관계와는 다르다: 프리랜서와 회사 간의 유대감을 형성하기 위해 고안된 것으로, 독립적인 업무에 대한 현지 법률 및 규제 프레임워크를 따른다. 스폰서는 프리랜서가 자율적으로 일하고 다양한 경험을 쌓고자 하는 욕구를 인정한다. 파솔로는 “스폰서는 프리랜서의 업무 수행뿐만 아니라 전문성을 폭넓게 개발하는 것에도 힘쓴다. 프리랜서에게 그들의 열망을 공유하도록 요청하고 여정을 지원한다. 우리가 프리랜서의 전문성 개발 파트너가 된다면 모두가 윈-윈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디지털 워크플로를 활용하고 신뢰를 구축해 프로젝트 요구사항의 변화를 관리한다 프리랜서 영입의 딜레마 중 하나는 고정 계약에 따라 업무가 결정되더라도, 프로젝트에서 요구되는 사항이 필연적으로 변경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치는 디지털 워크플로로 이 문제를 해결한다. 디킨슨 킨은 “먼저 업무수행 방식에 대한 운영 프로세스를 재설계한 다음, 워크플로 시스템을 재구축해 모든 사람이 실시간으로 작업 상황을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통제하는 것처럼 들리지만 이는 매우 똑똑한 워크플로 관리”라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사치는 업무량과 시간이 어떻게 분배되는지 정확히 파악할 수 있게 됐다. 그는 “워크플로를 디지털화하려면 작업을 정량화하고 운영 워크플로를 간소화해야 한다. 매일 시간과 결과물을 꼼꼼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프리랜서가 여러 회사에서 여러 프로젝트를 동시에 진행하는 경우, 관리자가 이들의 가용성과 작업량을 측정하는 것이 쉽지 않을 수 있다. 프리랜서에게는 위임이나 기존의 통제 메커니즘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관리자는 상호 신뢰 구축에 투자해야 한다. 고용주에게는 프리랜서가 다른 중요한 프로젝트로 바쁠 경우 이를 알려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어야 한다. 작업자는 프로젝트가 속도를 내거나 보류될 경우 관리자가 미리 알려줄 것이라는 믿음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 디킨슨 킨은 “작업자의 시간이나 선택권을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기대치를 이해하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약속을 지키고 양측이 업무 가용성을 인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정된 업무에서 일련의 프로젝트로 전환되는 업무가 많아지면서 관리자들은 정규직 직원과 함께 일할 때도 이런 접근방식을 활용한다. 예를 들어 프로젝트 긱을 위한 사내 인재 마켓플레이스를 도입하면 정규직 직원이 자신의 기술과 경험을 활용하는 역할로 이동하면서 인사 관리자에게 공식적으로 보고할 수 있다. HBR 2022년 3-4월호 ‘관리자는 슈퍼맨이 아니다’에 쓴 것처럼 일부 기업, 특히 애자일 방식을 사용하는 기업에서는 관리자가 더 이상 사내 인재를 ‘소유’하지 않는다. 프로젝트의 범위를 정하고, 예산을 책정하며, 기술 요구사항을 결정하고, 시간과 에너지 사용에 대한 부분을 근로자와 계약하는 등 프로젝트 관리자로서의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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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 직원에 대한 함의

숙련된 프리랜서가 직장으로 유입되는 것은 현재진행 중인 현상이지만 지금 당장만 놓고 보면 어떤 균형점에 도달해 있다고 할 수 있다. 프리랜서와 직원 모두 각자의 선호도에 맞는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직원은 직업의 안정성, 직장 내 인간관계, 소속감, 승진에 대한 약속, 혜택 등을 얻을 수 있고 숙련된 프리랜서는 출퇴근의 번거로움이나 까다로운 상사를 상대하는 것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관료주의를 헤쳐 나가거나 성취감이 떨어지는 일을 맡지 않고도 원하는 시간에 일하면서 높은 수입을 올릴 수 있다.

그러나 이런 균형은 점점 더 취약해지고 있으며 많은 부분이 사내 직원의 지속적인 참여와 성과에 달려 있다.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했을 때 사내 직원들은 즉각 개입해야 하는 부담을 진다. 특히 고용주는 비즈니스의 원활한 운영과 회사가 필요로 하는 성과의 달성을 위해 이들이 적합한 역할을 해줄 것이라며 의지한다. 사내 직원은 그들이 가진 기술만큼이나 기꺼이 나서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자세를 높이 평가받는다.(실제로 직원의 71%는 자신의 직무에 대한 설명과 실제 업무가 더 이상 일치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24%는 조직이 직책 개념을 포기하기 시작했다고 답했다.)

직원들의 요구가 많아지고, 참는 것은 적어진 시대에 이런 일이 일어난다는 것이 문제다. HP가 12개국 1만5600명의 근로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직원들의 기대치가 크게 달라졌다. 조직은 소중한 직원을 유지하기 위해 직장 내 건강하지 않은 관계를 해결해야 한다. 예를 들어 직원의 83%는 직장에서 더 행복할 수 있다면 급여 삭감도 감내하겠다고 답했다. 2023년 미국심리학회에서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미국 직원의 64%는 직장을 ‘유독함toxic’으로 규정했다. 무례함, 비포용적인 대우 등의 행동이 이유였다. 회사에 대한 자부심과 유대감, 경영진 및 직원 프로그램에 대한 만족도 등 다양한 주제를 포괄하는 종합점수 중심의 회사 참여도 설문조사에서는 이런 부분이 누락되곤 한다. 2022년 마이크로소프트는 연례 ‘참여도’ 설문조사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일부 영역에서 직원 복지가 악화되고 있다는 보고에도 불구하고 이 조사가 지속적으로 매우 긍정적인 피드백을 생성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관리자들은 사람들이 분명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야를 더 깊이 파고들기로 결정했다. 더 자주 실시하는 설문조사에서는 직원들이 얼마나 “성장하고 있는지”를 측정한다. 성장은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도록 활력을 얻고 권한을 부여 받는 것”으로 정의한다.



복지에 대한 관심은 산업화시대 정책에서 벗어나 근무 시간과 장소의 유연성을 높이고, 직원의 복리후생을 개선하려는 변화의 일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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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복지에 대한 관심은 산업화시대 정책에서 벗어나 근무시간과 장소의 유연성을 높이고 직원 복리후생을 개선하려는 변화의 일환이다. 안식년, 사별 및 가족 휴가 확대, 주 4일 근무제, 자원봉사를 위한 유급 휴가 등이 이런 개선의 최근 사례다.

직원들은 또한 회사가 말과 행동으로 개인의 사회적, 환경적 관심사와 일치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점점 더 많은 직원들이 이런 기준에 따라 직업을 선택하고 있다. 2022년 IBM 설문조사에 따르면 직원의 3분의 2 이상이 환경을 고려하는 조직에 지원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답했다. 또한 응답자의 거의 절반(48%)이 환경적으로 지속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조직에서 더 낮은 연봉을 받을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20년 전만 해도 예측할 수 없었던 방식으로, 많은 기업들이 더 큰 목적을 위해 어떻게 봉사하는지 보여주려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 기업들은 두 가지 주요 과제에 직면할 것이다. 첫째, 프리랜서를 선택하는 젊은 세대가 증가하면서 정규직 고용 모델이 위험에 처할 수 있다. 연구에 따르면 프리랜서의 가장 큰 단점은 직원 복리후생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미국 노동자의 38%에 달하는 프리랜서는 상당한 투표권을 행사해 고용주 후원 모델의 대안으로 보편적 의료보험 등 사회적 복리후생 개선을 추진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 기업이 이런 변화에 대응해 사내 복지를 대폭 강화하지 않으면 정규직 고용 모델이 무너지기 시작할 수 있다.

둘째, 기업은 위험을 회피하는 사람들만 모여드는 사내 인력 구조를 갖게 될 위험에 처할 수 있다. 정규직 고용을 선택하는 직원 중 상당수는 안정된 복리후생과 안정적인 근무를 선호한다. 이는 사내 리더십 파이프라인의 질적인 측면에서 좋은 징조는 아니다. 비관리직에 프리랜서만 채용하는 사치의 실험은 어쩌면 미래의 전조일지도 모른다. 기업가적 마인드를 가진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 이 사업부는 사내 관리자에게 이익 공유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이 모든 것이 마르타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우선 그녀는 혼합된 인력을 더 잘 다룰 수 있도록 현재 관리자의 역량을 강화하는 것을 최우선과제로 삼았다. 고용법을 준수하고 직원과 프리랜서로 구성된 팀이 모두 참여하고 제대로 일할 수 있도록 관리자 플레이북과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기로 했다. 물론 쉽진 않다. 그녀는 많은 직원들이 점점 더 필요에 따라 근무하는 것을 꺼리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프로젝트가 어려움을 겪을 때 ‘명령과 통제’로 상황을 이끄는 관리자가 여전히 존재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다.

마르타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관리팀과 함께 이니셔티브를 만들기로 결심했다. HR팀과 협력해 문제점을 파악하고, 특히 자유롭고 유연하며 더 높은 급여를 받는 프리랜서와 함께 일하는 핵심 직원에 대해 동기를 부여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했다. 첫 번째 단계로 휴가정책 개선, 보다 명확한 유연근무제, 핵심 협업 시간, 사내 직원을 위한 보다 관대한 인정 프로그램 등이 있다. 팀은 필요한 비즈니스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 직원들의 동기를 강화하기 위한 창의적인 보상 방안을 찾는다. 또한 마르타는 분기마다 지역 고등학교에서 ‘기부의 날’을 열어 직원들과 회사의 스포츠·피트니스 목적성 간의 연결을 강화한다. 나아가 사회에 기여하고자 하는 직원들의 열망을 충족한다.

마르타는 유해한 업무 환경에서는 이런 노력이 결실을 맺을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부서 직원의 감정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그녀는 관리자가 부서 내 분위기에 대한 책임을 지도록 핵심 성과 지표를 조정했다. 또 관리자가 심리적 안전성이 낮음을 나타내는 패턴을 감지하고 부정적이거나 유해한 행동을 정확히 찾아서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 AI 기반 도구를 살펴봤다.

마르타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가 이 새로운 지형을 탐색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다. 관리자의 역할과 기술, 그리고 조직이 현대 직장의 요구사항을 해결하는 방법을 다시 고민해야 하는 심도 있는 재평가의 시기가 열렸다.




다이앤 거슨(Diane Gherson)은 전 IBM의 최고인사책임자이자 크래프트 하인즈의 이사, 보스턴컨설팅그룹의 선임 고문이다.
린다 그래턴(Lynda Gratton)은 런던경영대학원의 경영실무 교수이자 미래업무연구 컨설팅회사인 HSM Advisory의 설립자다. 가장 최근 저서로 <Redesigning Work: How to Transform Your Organization and Make Hybrid Work for Everyone>(Penguin Business, 2022)’이 있다.

에디팅 백상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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