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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조직 & 리더십

우리는 왜 HR을 미워할까…

매거진
2015. 7-8월호

요즘 많은 이들이 HR에 대한 불만으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고, 특히 미국에서 그런 경향이 강하다. 가장 강경하게 목소리를 높이는 비판론자들은 HR 관리자들이자잘한 행정업무에만 매달린 나머지 비전과 전략적 통찰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Idea in Brief

 

문제점

인재 공급이 원활하지 않으면 기업의 리더들은 HR을 소중한 전략적 동반자로 여긴다. 하지만 노동시장에서 인재의 공급이 수요보다 많아지면 HR은 졸지에 눈엣가시로 전락한다. 왜냐하면 우리는 남들에게 이래라저래라 하는 말을 듣기 싫어하고, 또 그런 말을 따를 때 당장 누릴 이익이 눈에 들어오지 않기 때문이다.

 

기회

HR 관리자들은 차후에 시장의 변화로 리더들의 인식이 바뀔 때까지 마냥 기다리지 말고 지금 당장 인재와 관련된 의제를 설정해야 한다. 그들은 그에 필요한 시각과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

 

해결책

HR 관리자들은 1950년대부터 이어져 온 프로그램들을 재검토하고, 타당한 근거를 들어 의미 있는 활동을 옹호하며, 리더가 아끼지만 별 효과는 없는 프로그램을 과감히 없앰으로써 회사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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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정서가 새삼스럽지는 않다. 예나 지금이나 이런 감정이 분출되는 까닭은 우리가 남들로부터 이래라저래라 하는 말을 듣기 싫어하기 때문이고, 또 조직 생활에서 다른 부서는 물론이요, 흔히실세로 통하는 재무부서조차도 HR부서만큼 체계적으로 우리를 휘두르려고 하진 않기 때문이다. 우리는 사람들과 교류하는 방식, 특히 부하 직원들과 교류하는 방식을 바꾸라는 지시를 받으면 방어적인 자세를 취한다. 그것이 우리 정체성의 핵심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HR부서는 우리가 꺼리는 일을 억지로 하게 만든다. 우리와 직원들 사이의 문제를 서류로 작성하도록 하는 식으로 말이다. 그러면서 반대로 우리가 원하는 것, 이를테면 회사에 필요한 인재라고 딱 이 오는 사람을 채용하는 일은 못하게 막는다. HR부서의 지시 사항은 하루도 빠짐없이 조직의 모든 구성원에게 영향을 미치며, 최고경영진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HR에 대한 불만은 경영 환경의 변화에 따라 주기적으로 돌고 도는 특성도 있다. 일반적으로 기업이 노사 문제로 골치를 앓을 때는 HR이 경영의 소중한 동반자로 여겨진다. 그러다가 회사 일이 전반적으로 원활하게 돌아가면 관리자들은아니, 도대체 HR이 우리한테 무슨 소용이 있다는 거야?’라고 생각하기 십상이다.

 

그렇다고 HR은 비판하지 말아야 할 대상이라는 얘기는 아니다. 오히려 정반대다. HR은 개선의 여지가 아주 크고, 지금이야말로 엄청난 기회의 순간이다. 지난 수십 년 동안, 회사 경영에서 핵심이 되는,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관행들의 가치를 평가하려는 노력은 별로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런 관행들 중에서 쓸모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구분하면 HR 리더는 조직에 어마어마한 이익을 선사할 수 있다. 하지만 HR이 현재와 미래에 해야 할 일을 논하기 전에 지금까지 HR이 기업의 리더들, 그리고 경제와 함께 걸어온 파란만장한 역사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

 

오락가락을 반복하는인사관리의 추

최고경영진이 HR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보면 미국 경제의 현주소를 꽤 확실하게 알 수 있다. 경기가 침체돼 있고 노동시장에서 인력 공급에 여유가 있다면 최고경영진은 HR을 성가시게 여긴다. 하지만 노동력에 대한 수요보다 공급이 적어지면서 시장이 경색되고 HR 활동이 회사에서 당장 일을 성공적으로 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가 되면, 정서가 또 달라지기 마련이다.

 

미국의 대공황기를 되돌아보라. 사람들은 일자리를 부지하기 위해 어떤 수난도 참았다. 일선 관리자들은 노동자가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면 협박하고 때로는 구타까지 하는, 이른바밀어붙이기식 관리방식을 쓰면 성과를 향상시킬 수 있는데 인사과가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불평했다.

 

회색 양복 차림의 신사가 직장인의 표준으로 여겨지던 시절에는 기업의 보직 중 90%가 내부에서 채워졌고, 대기업의 96%가 필요 노동력을 예측하고 대응 계획을 세우는 전담 부서를 뒀다.

 

이와 마찬가지로 2001년과 2008년 불황 때도 기업의 리더들은 HR을 탐탁지 않게 여겼다. 어차피 직원들이 스스로가 얼마든지 대체 가능한 인력이라는 사실을 통감하며 다른 데 눈을 돌리지 않고 얌전히 처신했기 때문이다. 기업이 마음만 먹으면 채용할 수 있는 구직자가 널려 있으니 임금 수준이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는데도 생산성은 향상됐다. 더 많은 노동자가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더 열심히 일했다. 이런 현상은 경제 위기를 벗어나고 있는 작금의일자리 없는 회복기에도 고스란히 지속되고 있다. 샐러리닷컴이 실시한 조사에서 전체 응답자의 83% 2014년에 새 직장을 찾겠다고 답했으나 실제로 퇴사하는 이들의 비율은 아직 그렇게 치솟아 오르지 않았다. 그러니 지금도 리더들은 마뜩잖아 보이는 HR 정책이라면 무엇이든 손쉽게 폐기할 수 있다. 그들은 그런 정책이 불필요하다고 여긴다.

 

반대로 노동력이 그처럼 풍부하지 않았던 시절을 생각해보자. 경기가 호황이던 1920년대에는 기업이 생존하려면 반드시 노동자들을 붙들어야 하는데 그러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서 인사과에서는 부하 직원을 정중히 대하라고 관리자들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한 뒤 미국 산업계는 유례없을 정도로 극심한 인재 가뭄을 겪었다. 전쟁통에 많은 남성들(모두 남성이었다)이 기업 대신 전장으로 가버린 탓이었다. 더욱이 대공황기에는 인재 육성 활동이 거의 주목을 못 받았으니 더 문제였다. 전후에 유행했던사장님이 버스에 치이면 어쩌지?”라는 질문에는 큰 근심이 담겨 있었다. 기업 임원들 중 3분의 1 정도가 재직 중에 사망했는데(심장마비가 다수였다), 그 자리를 메울 마땅한 사람들이 없었다. 많은 영세기업이 문을 닫았고 많은 대기업이 인수자를 찾아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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