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로 제품 디자인에 활용됐던 접근방식인 ‘디자인 씽킹’이 이제는 기업 문화로 스며들고 있다.
존 콜코
Idea in Brief
변화 갈수록 디자인 중심의 문화를 조성하려는 기업과 전문 서비스업체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유 요즘은 많은 제품과 서비스, 그리고 처리 과정이 기술적으로 복잡해졌다. 그러나 사람들은 아직 높은 수준의 복잡성을 다루는 일이 익숙하지 않다. 그래서 도움이 필요하다.
발상 기술과 다른 복잡한 시스템을 다루는 일이 사람들에게 쉽고 즐겁게 느껴져야 한다. 공감과 실험, 디자인 씽킹 등의 역량이 그런 유형의 상호작용을 창조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런 역량은 제품 디자인 업무는 물론 조직 전체로 확대돼야 한다. |
대규모 조직들에 한 가지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디자인이 기업 업무의 핵심에 바짝 다가서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 변화의 바람은 미적인 부분과 관련된 게 아니다. 바로 사람들의 일하는 방식에 디자인 원리를 적용하는 것과 관련한 변화다.
이 새로운 접근방식은 주로 현대 기술과 비즈니스의 복잡성이 갈수록 증대하는 데 대한 대응이라고 할 수 있다. 복잡성은 여러 형태로 나타난다. 어떤 때는 소프트웨어가 제품의 핵심이어서 하드웨어에 통합해야 하고(이 자체도 복잡한 작업이다), 사용자 관점에서 이해하기 쉽고 간편하게 만들 필요도 있다(또 하나의 어려운 과제다). 처리해야 할 문제 자체가 다면적인 경우도 있다. 보건의료서비스 전달 체계를 새롭게 바꾸는 일이 신발 한 짝 디자인하는 작업보다 얼마나 복잡할지 생각해보라. 또 때로는 비즈니스 환경이 급변하는 탓에 기업들은 생존을 위해 여러 방면으로 길을 모색해야 한다.
기업들이 매일같이 맞닥뜨리는 복잡성의 유형은 열 개도 넘게 꼽을 수 있다. 그러나 그 다양한 복잡성들에는 공통점이 있다. 대중이 그 복잡성을 이해하려면 도움이 필요하다는 사실이다. 특히 대중에게는 기술이나 다른 여러 복잡한 시스템과의 상호작용이 단순하고, 이해하기 쉬우며, 즐거운 경험이어야 한다.
‘디자인 씽킹’이라고 알려진 일련의 원리들(사용자에 대한 공감과 시제품 제작 훈련,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실패에 대한 관용 등)은 그런 식의 상호작용을 빚어낼 뿐만 아니라 반응성이 뛰어나고 유연한 조직문화를 발전시키는 데 필요한, 우리가 가진 최선의 도구다.
디자인 중심의 문화란 무엇인가?
1990년대 말 닷컴 열풍을 목격한 이들이라면 아마도 디자이너라고 할 때 바bar처럼 꾸며진 사무실에서 장난감용 다트를 던지고 있는 20대 젊은이들을 떠올릴지 모른다. 디자인은 역사적으로 미학이나 수공예 작업과 동일시돼왔기 때문에 디자이너 역시 지금껏 예술적으로 뛰어난 사람으로 대접받아왔다. 그러나 디자인 중심의 문화는 하나의 기능으로서의 디자인을 뛰어넘어 아이디어를 실현하는 데 관여하는 모든 사람이 디자인 원리를 이해하도록 해준다. 이제 그 원리들을 살펴보자.
사용자 경험, 특히 정서적 측면에 초점 맞추기.디자인 중심의 조직에서는 사용자와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사람들의 행동을 관찰해 그들이 필요로 하는 것들이 무엇인지 판단하는 권한을 직원들에게 부여한다. 그렇게 얻은 결론은 양적 언어로 표현하기가 대단히 어렵다. 그래서 디자인을 ‘이해하는’ 조직은 제품과 사용자를 설명할 때 양적 언어 대신에 정서적 언어(욕구와 열망, 몰입, 경험과 관련 있는 단어들)를 쓴다. 직원들은 실용성과 제품 요건에 대한 논의만큼이나 가치 제안이 일으키는 정서적 반향에 관해서도 토론을 많이 한다.
전통적인 가치 제안은 실용성에 대한 약속이다. 만약 당신이 렉서스 한 대를 구입한다면 자동차회사는 당신에게 멋진 디자인의 고성능 차량으로 안전하고 편안하게 이동할 수 있을 것이라고 약속하는 식이다. 반면에 정서적 가치 제안은 느낌에 대한 약속이다. 렉서스를 구입하는 당신에게, 소중한 사람으로 대접받고 아주 편안하고 여유로운 기분을 느끼게 될 것이라는 약속을 건네는 것이다. 디자인 중심 문화에서는 감정이 실린 언어가 내용이 부실하거나 유치하고 편향적이라는 식으로 폄하되지 않는다. 이러한 기업들은 전략 회의에서 사업상의 의사결정이나 시장 흐름이 어떤 식으로 사용자 경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인지에 관한 내용을 빈번히 다룬다. 그리고 디자인이 우수한 상품이 금전적 성공에도 기여한다는 사실을 자주, 암묵적으로 인정한다.
최상의 경험을 창출하는 데 주력하는 일은 제품 디자이너나 마케터, 전략가에게만 국한되는 업무가 아니다. 고객을 상대하는 모든 부서에 영향을 미친다. 재무 담당 부서를 예로 들어보자. 일반적으로 이 부서가 사용자와 접촉하는 유일한 방법은 청구서와 결제 시스템을 통해서인데, 모두 내부 업무 최적화나 미리 정해놓은 ‘고객 요구사항’에 맞게 설계된다. 그러나 이런 시스템이야말로 그 기업에 대한 고객의 인상을 결정짓는 접점들이다. 고객 경험에 초점을 맞춘 문화에서는 재무 관련 접점이 내부 운영 효율성보다 고객의 요구에 맞춰 설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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