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MOR
입사 지원자를 면담한다고 가정해 보자. 당신은 전형적인 질문을 던질 것이다. “5년 뒤 무엇을 하고 있을 것 같나요?” 그녀는 대답한다, “그 질문을 받은 지 5주년이 됐다는 걸 기념하고 있겠지요.” (두둥!) 아주 훌륭한 농담은 아니었지만, 점수를 받을 만한 재치다. 그녀는 위험을 무릅썼다. 이런 태도는 자신감이 있다는 증거다. 그녀가 쾌활한 사람이며 즐거운 근무 환경을 선호한다는 점을 알려준다. 이 농담은 지원자의 인상에 해를 가하지 않았고, 오히려 좋은 느낌을 보탰을 가능성이 있다.
이는 직장에서 유머를 시도한 사람에 대해 사람들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조사한 일련의 실험에서 나온 한 가지 결론이다. 이 실험에서는, 재미난 농담을 했을 때나 별로 재미없는 농담을 했을 때 또는 부적절한 농담을 던졌을 때 그 사람의 능력이나 지위, 자신감에 대한 인식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연구했다. 와튼스쿨 T. 브래드퍼드 비틀리T. Bradford Bitterly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유머와 지위의 임의적 관계를 밝히기 위한 첫 번째 연구에서 취업 면접과 비즈니스 프레젠테이션 같은 다양한 시나리오를 사용했다.
이 연구에서 발견한 몇 가지 사실은 놀랍지 않다. 농담을 하는 사람은 농담이 실패했을 때보다는 성공했을 때 이익을 얻는다. 부적절한 농담은 그 사람의 지위와 능력에 대해 나쁜 인상을 준다. 비록 농담을 던진 사람의 자신감에 대한 평가는 높아지기는 하지만 말이다. (연구자들은 미국 드라마 ‘오피스The Office’에서 나온 대사로, “그녀가 (잠자리에서) 그러더군That's what she said”[1]이라는 성적 의미가 담긴 농담을 예로 들었다. 이 농담은 항상 결과가 좋지 않았다.)
이 연구는 한 가지 유용한 통찰을 제공해 준다. 유머를 시도하는 것과 그 유머의 결과는 비대칭적인 관계라는 사실이다. 우스운 농담을 하면 분명히 유리한 면이 있다. 하지만 우습지 않은 농담을 했을 때 불리한 면은 거의 없다. 다양한 상황에서 실험한 결과, 연구자들은 질문에 대해 실패한 농담으로 답한 사람과 진지하게 대답한 사람에 대한 인식에 큰 차이가 없다는 점을 알아냈다. 일반적으로 농담에 실패해도 부적절한 농담이 아닌 한 치러야 할 대가가 크지 않다고 이들은 주장한다.
왠지 안심이 되는 결과가 아닐 수 없다. 왜냐하면 유머란 본질적으로 주관적이며, 최고의 코미디언도 어떤 농담이 효과가 있고 어떤 농담이 효과가 없을지 잘못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농담을 어떻게 만들어내는지에 대해서 우리가 모르는 점이 많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유머를 둘러싼 과학적 증거는 충격적일 정도로 제한적이며, 유머에 내재된 위험을 피해 나가기란 어려운 일입니다. 사람들은 직장에서 끊임없이 어처구니없는 농담을 하잖아요. 하지만 그런 위험을 피하는 데 성공한 사람들에게는 큰 보답이 기다립니다.” 하버드경영대학원의 연구자 앨리슨 우드 브룩스Alison Wood Brooks는 이렇게 결론을 내렸다.
참고자료 T. 브래드퍼드 비틀리(T. Bradford Bitterly), 앨리슨 우드 브룩스(Alison Wood Brooks), 모리스 E. 슈웨이처(Maurice E. Schweitzer), ‘Risky Business: When Humor Increases and Decreases Status’(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forthcoming)
[1]말하는 사람의 의도가 어떻든 성적인 의미로 간주하고 “그녀가 잠자리에서 그러더군”으로 받아치는 조크. 미국 드라마 ‘The Office’에서 등장인물이 자주 사용한 대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