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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조직 & 운영관리

직원들을 자유롭게 풀어주는 제조기업

프란체스카 지노(Francesca Gino)
매거진
2017. 4월호

CASE STUDY: SUN HYDRAULICS

직원들을 자유롭게 풀어주는 제조기업

선하이드로릭스 직원들은 직책이 없다. 이들은 직접 자신의 직무를 설계하고

스스로 판단해 결정하며 변화를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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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을 따라해서 남들과 어울리려고 하는 인간의 성향은 생애 초기부터 시작된다. 아기는 태어난 지 몇 분만에 부모의 얼굴표정을 따라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인간이 모여 구성하는 조직은 이렇게 타고난 순응 성향 때문에 손실을 입기도 한다. 순응성은 리더를 포함한 전 직원이 창의적으로 생각하고 혁신하는 능력을 저해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조직은 어떤 방법으로 순응성에 대항할 수 있을까? 물론 직원들이 자신답게 행동하게 북돋아주면 된다. 자신의 참모습을 표출하고 장점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이를 실천하는 곳은 많지 않지만, 이곳 선하이드로릭스는 예외다. 미국 플로리다 소재의 이 회사는 고성능 유압 카트리지 밸브와 매니폴드를 전문적으로 생산한다. 연매출은 약 2억 달러에 이르며 미국, 프랑스, 영국, 독일, 한국, 인도, 중국에 총 900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

 

1970년 선하이드로릭스를 공동창업한 로버트 코스키Robert Koski는 위계, 조직도, 직책, 직무기술서, 개인 사무실, 보고 체계, 심지어 밀착 감독마저 없는 회사를 만들기로 했다. 코스키는 직원 누구나 회사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을 알 수 있는 회사, 조직의 목표와 이상을 잘 이해하는 회사, 각자가 자율적으로 올바른 의사결정을 하리라고 믿을 수 있는 회사를 원했다. 또한 직원들의 강점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싶었다.

 

당시 마흔 살이던 코스키는 전 직장에서 느꼈던 불만들을 토대로 이 회사의 비전을 세웠다. 그는 오하이오에 본사를 둔 유공압 제어 제품 제조업체 다이나믹 컨트롤스Dynamic Controls에서 10여년 간 일하면서 부사장과 사업개발 담당 이사 자리까지 올랐다. 그가 재직하던 동안 회사의 연매출은 60만 달러에서 500만 달러로 급성장했다. 하지만 코스키는 회사의 조직구조와 기업문화, 특히 규정된 업무절차에 대한 집착 때문에 직원들의 업무 참여가 저해되고 있다고 생각했다.

 

창업주 코스키는 비록 2008년 세상을 떠났지만 선하이드로릭스는 아직도 그의 비전을 따르고 있다. 선하이드로릭스에는 상장회사가 법적으로 갖춰야 하는 직책(CEO, CFO )을 제외한 다른 직책이 존재하지 않는다. 직원들은 스스로 의사결정을 내리고 적절하다고 판단한 변화를 추진할 수 있는 재량권이 있다. 품질 검사관도 없다. 모든 구성원은 자신의 업무 품질에 전적인 책임을 진다.

 

직원들은 조직에 기여하는 방법도 스스로 정하고 자신만의 강점도 마음껏 표출할 수 있다. 맡은 업무를 늘릴 수도, 다른 직원과 분담할 수도 있다. 일례로 행정 및 일반 사무를 담당하던 한 직원은 다른 직원들이 자주 자신에게 사내 대인관계 문제에 대해 조언과 상담을 구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고 몇 년 후 이 직원은 아예 회사 내에서 인사 관련 총괄 책임자에 가까운 역할을 맡게 됐다.

 

선하이드로릭스 직원들이 자신의 핵심 강점을 발휘하고 참모습을 드러낼 수 있도록 유도하는 노력은 온보딩 과정에서부터 시작된다. 모든 신입사원은 조립, 테스트, 세척, 선반 등 공장 내부의 각종 공정에서 순환근무를 하는생산라인 투어manufacturing tour를 거친다. 배치된 업무에 따라 투어는 짧게는 2, 길게는 4개월까지 소요된다. 이런 신입연수 프로그램을 통해 직원들은 회사와 관련된 다양한 직무에 대해 배우고 자신의 흥미와 적성에 가장 잘 맞는 직무를 찾을 수 있다. 또한 회사 곳곳의 직원들과 두루두루 친해지고 회사 업무를 다각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마지막으로 직원들끼리 서로의 역할과 역량을 이해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직원 간에 상호 신뢰가 쌓이고 조직 내에서 자신의 참모습을 드러내고 본인의 강점을 잘 살릴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 이런 사실은 내가 현재 진행 중인 연구에서도 드러난 바 있다.

 

선하이드로릭스 직원들은 스스로 판단하고

원하는 방향으로의 변화를 추진할 수 있는 재량권이 있다.

 

생산라인 투어를 마치고 나면 직원들이 입사 당시 지원한 것과 전혀 다른 직무를 맡게 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 선하이드로릭스는 개인의 흥미와 자질을 무엇보다 우선시한다. 당초 제품개발부 직원으로 채용된 한 엔지니어는 컴퓨터에 흥미를 느껴 새로운 프로그래밍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집중해보기로 마음을 바꿨다. 선하이드로릭스는 이런 식으로 공석이 발생하면 몇 달이 걸리더라도 신중한 기획과 논의를 통해 후임자를 찾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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