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위기 이후의 세일즈 경영진은 이제 프로세스가 크게 달라져야 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팬데믹과 그로 인한 경기 침체는 여러 기업의 연쇄적 부도, 높은 채무 부담, 긴축 예산을 불러왔고, 앞으로 당분간은 구매 결정에 걸리는 시간도 더 길어질 것이다. 기업의 위기 극복에는 효과적 세일즈 활동이 전략적으로 중요하다. 그러나 많은 고위임원들이 고객을 직접 대면하는 직원들의 활동과는 무관하고, 세일즈 모델을 개선해야 할 절박한 필요성도 느끼지 못한다.
지난 25년간, 비즈니스는 점점 더 복잡해졌고, CEO에 보고하는 임원의 수는 평균 두 배로 늘었다. 하이드릭 앤드 스트러글Heidrick & Struggles의 리포트에 따르면 이런 임원들의 대부분이 IT, 금융, 엔지니어링, 법무 등의 특수 분야에서 커리어를 쌓았고, 특히 최고책임자(CEO 포함)들은 세일즈에는 깊이 있는 경험을 해보지 못하고 그 위치까지 올라간 경우가 많다고 한다. 수익성 극대화를 위해 앞장서도 모자랄 상황인데, 많은 임원들은 세일즈를 알 수 없는 검은 박스 정도로 취급할 때가 많다. 즉, 영업이란 분기별 매출 목표치를 채우려면 반드시 검토해야 하지만 전략을 논의할 때에는 봉인해 놓고 꺼내지 않아도 되는 업무처럼 여기는 것이다. 또한 많은 세일즈 관리자들도 이런 방식을 좋아한다. 그러면 업무가 더 수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역들이 세일즈를 이해하지 못하거나 관심 두지 않으면, 시장과 연관성 있는 전략을 개발하고 실행할 수 있는 역량도 떨어지게 된다. 이너뷰InnerView의 크리스토퍼 월레스Christopher Wallace와 내가 2016년 임원, 세일즈 관리자, 세일즈 담당자 7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를 통해 우리는 이런 현상이 매우 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임원들은 전략적 우선순위를 확실하게 파악하고 있었지만 세일즈 활동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는 점을 안타까워했다. 이를테면, 훈련, 성과 검토, 지도, 도구, 채용, 신입교육, 세일즈 담당자와 관리자의 해당 역할 적합성 등이다. 한편, 세일즈 담당자도 임원진이 세일즈 모델이나 세일즈에 필요한 업무도 잘 모른다고 말한다. 세일즈 담당자들의 의견을 검토한 우리는 “본사에서 나왔습니다. 업무를 도와드리려고요”라는 말이 왜 많은 세일즈맨들에게는 공염불로 들리는지 알 수 있었다.
이런 괴리감은 임원진과 세일즈 팀에 국한된 것은 아니다. 고객의 구매결정 방식은 크게 달라지고 있는데, 여기에 맞춰 세일즈 모델을 적절하게 조정하는 기업은 드물다. 구매는 오랫동안 효과의 위계 모델에 맞춰 설정됐다. 이 모델에 따르면 고객은 인식에서 흥미로, 욕구에서 행동을 향해 움직인다. 그러나 대부분의 기업 세일즈 활동에 (무의식적으로) 기준이 됐던 이 AIDA(awareness, interest, desire, action) 모델과 그 변형 모델들은 실효성이 점차 떨어지고 있다. 구매자들이 자체적으로 병행되는 활동 스트림을 통해 구매 결정을 내리기 때문이다.
자가용 구매를 생각해 보자. J.D. 파워J.D. Power의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의 자동차 소비자들은 온라인에서 차를 검색하는 데 대략 13시간을 쓰고, 정작 대리점에서는 3.5시간만 보낸다고 한다. 여전히 대다수의 차량이 대리점을 통해 판매되지만 대리점에 대한 고객의 기대가 달라졌다. 구매자들은 가격, 상품 리뷰, 기타 정보 등으로 무장하고 대리점을 찾는다. 50% 이상은 시험 주행을 해야만 정가를 알려주겠다면 그냥 나갈 거라고 말한다. 40%는 정가가 웹사이트에 올라와 있지 않은 대리점은 찾지 않으며 (그런 대리점이 여전히 많다) 40%가량은 차량에 정가가 붙어있지 않으면 그냥 나간다. 그런데도 많은 대리점이 세일즈맨들에게 고객이 시험 주행을 하거나 또는 시간을 많이 할애한 이후에만 가격을 상담하라고 훈련한다. 이 때문에 고객 불만족과 매출 손실은 늘어만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