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리테일 업체는 어떻게 고객 여정을 재창조하고 있나 How Chinese Retailers Are Reinventing the Customer Journey
서구 기업이 배워야 할 5가지 교훈
내용 요약
과제 유럽과 미국 리테일 업체들의 디지털 사업은 중국에 훨씬 뒤처진다. 중국에서 온라인 매출은 과거 7년 동안 매해 약 25%씩 성장했다. 2020년 리테일 업계 전체에서 온라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5%에서 50%로, 약 1조90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했다.
원인 고속 성장 중인 대규모 중국 시장은 고도로 디지털화 됐을 뿐 아니라 알리바바, 텐센트와 같은 거대한 규모의 생태계를 갖추고 있다.
해결책 중국을 따라잡으려는 서구의 리테일 업체들은 중국의 경험에서 5가지 교훈을 얻을 수 있다. (1)단일한 진입 포인트를 만들고 (2)디지털 평가를 고객의 여정에 포함해야 한다. (3)판매를 고립된 이벤트로 치부해서는 안되며 (4)물류 펀더멘털을 재고해야 한다. (5)마지막으로 항상 고객과 가까이 있어야 한다.
중국의 리테일 시장은 2020년 기준 약 5조 달러에 달할 정도로 큰 데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또 고도로 디지털화돼 있다.
팬데믹 이후 디지털은 모든 리테일 업체들의 전략적 우선순위가 됐다. 영국의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가 2021년 새해 첫 커버스토리의 헤드라인을 ‘왜 전 세계 리테일 업체들이 중국을 주시해야 하는가?’라고 뽑은 이유이기도 하다.
중국에서 온라인 매출은 과거 7년 동안 매해 약 25%씩 성장해 왔다. 2020년 리테일 업계 전체에서 온라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5%에서 50%로, 약 1조90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했다. 같은 기간 미국의 온라인 매출 비중이 10%에서 20%로 늘어난 것에 비하면 어마어마한 규모다.
특히 중국 온라인 매출의 90% 이상은 모바일 기기에서 이뤄졌다. 미국에서 그 비중이 50% 미만인 것과 대조적이다.
중국의 기업과 개인들은 비디오 리테일, 소셜 커머스, 커뮤니티 리테일, 서비스형 리테일뿐 아니라 기타 수많은 새로운 디지털 채널의 개발을 선도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다양한 서비스와 제품을 한 곳에서 쇼핑할 수 있는 슈퍼앱super app도 새로운 디지털 채널 중 하나다.
그렇다면 이들 중 가장 선두주자는 누구일까?
먼저 서구에 틱톡으로 알려진 더우인Douyin이 꼽힌다. 더우인은 짧은 비디오를 공유하는 엔터테인먼트 앱으로 출발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수많은 유저들이 자신만의 버전을 만들어 인기 동영상에 댓글을 달기 시작했다. 더우인은 콘텐츠 제작자들이 앱을 마케팅 도구로 활용해 좋아하는 제품과 패션 스타일을 보여주는 것을 환영하며 이들의 참여를 독려했다. 중국 라이브 스트리밍 시장은 163억 달러 규모로 성장했고 이제는 사람들이 쇼핑할 때 필수적인 요소가 됐다. 월마트가 더우인에 투자한 이유다.
중국 최대 규모의 농산물 전문 플랫폼인 핀듀오듀오Pinduoduo는 2015년 설립돼 현재 1750억 달러 규모의 가치를 지닌 기업으로 성장했다. 사람들은 이 기업을 ‘그루폰의 확장판’이라고 부른다. 쇼핑 과정을 게임처럼 만들어 소비자들이 위챗을 통해 상인들과 흥정할 수 있다.
또 다른 선두주자로 28세 인플루언서 리자치LiJiaqi가 있다. 그는 디지털 분야의 화장품 시장을 개척한 립스틱의 왕으로 알려져 있다. 700만 명 이상의 웨이보 팔로어와 4000만 명에 가까운 더우인 팔로어를 자랑한다. 한때 1만5000개의 립스틱을 5분 만에 팔아치운 적도 있다. 7시간의 라이브 스트리밍 쇼에서 380개의 립스틱을 테스트하기도 했다. 리자치는 화장품계에서 유일한 남성 핵심 오피니언 리더(key opinion leader•KOL)이자 중국 최고의 뷰티제품 영업맨이다. 로레알에서 뷰티 어드바이저로 일했던 그의 영향력은 경이로운 수준이다. 그의 추천 여부가 신상품 론칭의 성패를 결정할 정도다. 그는 다수 기업의 제품을 선보이고 추천하면서 벌어들인 매출액에 비례해 수수료를 받는다.
이런 혁신가들이 이뤄낸 성공의 상당 부분은 소비자와의 주요 접점 역할을 하는 알리바바, 제이디닷컴JD.com, 텐센트뿐 아니라 최근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는 핀듀오듀오, 바이트댄스ByteDance, 메이퇀Meituan 같은 거대 생태계에 힘입은 것이다. 이들 기업은 알리바바의 상품 추천 솔루션인 티몰 스마트 셀렉션Tmall Smart Selection이나 메이퇀의 고도화된 물류 라우팅 알고리즘과 같은 혁신 기술을 바탕으로 사상 최대 규모의 데이터를 활용해 중국 리테일 기업과 국제 브랜드들을 끌어들인다. 텐센트의 창립자 포니 마Pony Ma는 2020년 초에 사내 발표에서 “초연결supper connectivity로 촉발된 스마트 리테일의 시대가 막 시작됐다”라고 말했다. (반면 중국 정부는 자국의 대규모 온라인 기업에 강경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2020년 말 중국 정부는 알리바바의 스핀아웃 핀테크 기업인 앤트 그룹Ant Group의 IPO를 직전에 저지했다. 2021년 4월에는 중국의 반독점 법에 따라 알리바바에 28억 달러에 달하는 벌금을 부과했다.)
유럽과 미국의 리테일 업계에는 중국처럼 통합된 생태계가 조성돼 있지 않다. 하지만 이들도 중국의 혁신가들로부터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를 알아내기 위해 필자들은 알리바바, 제이디닷컴, 메이퇀, 텐센트 같은 거대 기업들과 바이트댄스, 핀듀오듀오, 어러머Ele.me와 같은 신흥 플랫폼뿐 아니라 피스버드Peacebird, 포레스트 캐빈Forest Cabin, 베이비트리Babytree, 소피아Soufeiya, 엑스텝Xtep과 같은 성공적인 브랜드를 포함한 25개 중국 디지털 리테일 기업들을 연구했다. 추가로 아마존, 애플, 다임러, 룩소티카Luxottica, 네슬레, 나이키, 페이팔, 필립스, 지멘스, 스타벅스, 월마트를 포함한 서구 기업들, 또 일본의 소고 앤드 세이부Sogo&Seibu(백화점)와 러시아의 X5 리테일 그룹(식품 리테일 선두기업) 등의 임원 수십 명과 대화하면서 연구에 도움을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