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스캐롤라이나대 샤오징 양Xiaojing Yang교수와 동료 연구원 두 명은 반려동물 보호자들에게 주식과 뮤추얼펀드의 기본 개념을 알려주고 주식 투자의 위험성을 강조한 다음 어떤 금융상품에 얼마나 투자할지 물어봤다. 개 보호자는 고양이 보호자들보다 주식을 선택할 가능성이 더 높았다. 또 주식을 선택한 이들은 상대적으로 주식을 선택한 수가 적은 고양이 보호자들보다 더 많은 돈을 넣었다. 추가 실험에서 고양이 보호자들은 문제를 예방하는 제품을 선호한 반면 개 보호자들은 이익을 거둘 수 있는 제품에 끌렸다.
결론은:
개 보호자보다 고양이 보호자가 더 신중하게 소비한다개 보호자보다 고양이 보호자가 더 신중하게 소비한다.
양 교수의 설명을 들어보자
양: 소비자 행동은 ‘성취지향’과 ‘안정지향’이라는 두 가지 상반된 사고방식에 어느 정도 영향을 받습니다. 성취지향은 열정, 위험 추구, 이익 극대화를 우선시하는 특성을 보입니다. 안정지향은 주의, 위험 회피, 손실 최소화를 중요시하는 특성을 띠고요. 사람들은 보통 개방성과 적응성을 고려해 개를 성취지향성과 연관 짓는 반면 대체로 개보다 조심스럽고 고고한 고양이는 안정지향성과 연결하곤 합니다. 우리는 개나 고양이와 접촉한 사람들이 이런 전형적 특성을 떠올리고 연관된 사고방식을 활성화해서 위험하거나 긍정적 결과를 홍보하는 제품, 또는 안전하거나 부정적 결과를 막아주는 제품을 더 선호하게 된다고 봅니다.
HBR: 반려동물과의 연관성이 왜 그렇게 강한 영향을 미칠까요? 사회적 영향은 사람들이 결정을 내리고 목표를 추구하는 방법을 형성하게 해줍니다. 예를 들어 친구들과 즐겁게 어울리면 성취지향이 높아지지만 그룹에 끼지 못하면 안정지향이 강해질 수 있죠. 반려동물은 우리 일상생활에 깊숙이 자리 잡았기 때문에 사회화의 중요한 요소로 사람들의 사고방식과 인지양식에 영향을 미칩니다. 반려동물을 기르지 않고 다른 이들이 반려동물과 교감하는 모습만 본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른 어떤 제품들을 테스트하셨나요? 우리는 총 11건의 연구를 수행했는데요. 그중 하나가 반려동물 치약이었습니다. 참가자들은 무작위로 개나 고양이와 교감한 경험에 대해 썼습니다. 그런 다음 모두 두 가지 버전의 치약 광고를 보고 무엇이 좋은지 응답했습니다. 한 광고에는 성취지향적 문구를 담았습니다. “우리 제품은 반려동물의 입냄새를 상쾌하게 바꾸고 치아 법랑질을 강화합니다!” 다른 광고에는 안정지향적 문구를 실었습니다. “우리 제품은 반려동물의 치은염을 예방하고 플라크를 제거합니다!” 개에 대해 쓴 참가자는 고양이에 대해 쓴 참가자들보다 성취지향적 광고를 훨씬 선호했고 반대 경우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반려동물 용품 외에 다른 품목도 실험해봤는데요. 개를 생각한 사람은 고양이를 떠올린 사람보다 수중의 돈을 복권에 당첨될 기회와 더 기꺼이 바꿨습니다. 마사지가 긴장을 풀어주고 통증을 완화한다고 했을 때보다 신진대사를 높이고 면역력을 강화한다고 했을 때 훨씬 높은 가격을 책정했고요. 마찬가지로 참가자들에게 성취지향적 운동화 광고를 보여줬을 때 개를 떠올린 사람은 고양이를 떠올린 사람보다 신발 가격을 더 높게 제시했습니다. 안정지향적 광고를 보여줬을 때는 고양이를 생각한 사람이 제시한 가격이 더 높았습니다.
어떻게 사람들이 개나 고양이를 생각하게 만들었나요? 몇몇 실험에서는 반려동물용 치약 연구처럼 개나 고양이에 대한 경험을 쓰게 했습니다. 다른 실험에서는 개나 고양이를 주제로 한 달력에 대한 의견을 묻거나 개나 고양이가 나오는 다양한 광고물을 보여줬고요. 어떤 방법을 사용하든 놀랄 만큼 한결같은 패턴이 나왔습니다.
"반려동물은 우리 일상생활에 깊숙이 자리 잡았기 때문에 사회화의 중요한 요소로 사람들의 사고방식과 인지양식에 영향을 미칩니다."
하지만 모든 반려동물이 고정관념에 들어맞는 건 아니잖아요. 어떤 개는 수줍고 겁이 많고, 어떤 고양이는 보호자들이 ‘개냥이’라고 할 정도로 사교적입니다. 그러면 다른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요? 좋은 질문입니다! 실제로 한 실험에서 말씀하신 효과를 테스트하기도 했습니다. 우리는 참가자들을 개와 고양이 그룹으로 나누고 어떤 개/고양이는 정형적인 특성을 보이지만 모두 그렇지는 않다는 점을 짚어주는 짧은 글을 읽게 했습니다. 각 그룹의 절반에게는 정형적인 개/고양이와 교감한 경험을 쓰라고 했습니다. 나머지 절반은 비정형적인 개/고양이와의 경험을 쓰도록 했고요. 그런 다음 모든 참가자에게 주식과 뮤추얼펀드 중 어느 쪽에 투자할지 물었습니다. 정형적인 개에 대해 쓴 참가자는 정형적인 고양이에 대해 쓴 사람보다 주식을 선호할 가능성이 훨씬 컸습니다. 반면 정형적인 고양이에 대해 쓴 참가자는 뮤추얼펀드를 더 좋아했습니다. 비정형적 반려동물에 대해 쓴 참가자들은 차이가 없었고요.
교수님은 미국 소비자를 연구하셨는데요. 다른 문화권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오리라고 보시나요? 어디서나 똑같은 결과가 나오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다른 많은 서구 국가에서는 반려동물을 미국처럼 친구나 가족으로 대합니다. 프랑스에서는 흔히 동물을 사람과 동등한 존재로 취급하죠. 아마도 그런 국가에서는 비슷한 반려동물 경험 효과가 나타날 겁니다. 하지만 사회구조가 보다 위계적인 다른 국가에서는 사람들이 반려동물을 소유물로 여길 가능성이 더 높죠. 그런 국가 사람들의 소비 선택은 같은 방식으로 영향을 받지 않을 것 같습니다.
관리자들은 연구결과를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요? 제품의 특성이 대체로 성취지향적이라면 기업은 마케팅 자료에 개를 등장시킬 수 있겠죠. 제품이 안정지향적 성격이 강하다면 고양이를 고르는 게 나을 겁니다. 그리고 반려동물의 정형적인 행동을 보여주는 거죠.
마케터는 제품 구매, 반려동물 영상에 달린 온라인 댓글 등에서 소비자의 반려동물 소유 정보를 수집할 수 있을 겁니다. 지금 같은 빅데이터 시대에 쉽게 할 수 있는 일이에요. 그런 다음 두 가지 유형의 반려동물 보호자에게 서로 다른 제품과 서비스를 제안하고 적합한 광고 메시지를 작성할 수 있겠죠. 개 보호자를 대상으로 한다면 성취지향적 특성을 강조하는 겁니다.
소비행동 말고 다른 데도 영향도 미칩니까? 그럼요! 우리 연구 중에 소비재를 전혀 다루지 않은 게 하나 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에 대한 반응을 조사한 연구인데, 비슷하게 개와 고양이 보호자가 갈렸습니다.
우리는 미국수의학협회 정보를 사용해 각 주에 개와 고양이를 키우는 가구의 비율을 계산했습니다. 그런 다음 미 질병통제예방센터에서 집계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2020년 1월~11월까지 주 전체의 1인당 코로나19 감염률을 조사했습니다. 두 데이터 세트를 서로 매핑해본 결과 주로 개를 기르는 주에 사는 사람들이 고양이를 키우는 주의 사람들보다 바이러스에 걸릴 확률이 더 높았습니다. 각 주의 정치적 성향을 감안해도 마찬가지였고요. 구글 트렌드 데이터를 사용한 보조연구에서는 주로 개를 키우는 주에 사는 사람들이 고양이를 키우는 주의 사람들보다 ‘저녁식사 모임’ 같은 성취지향적 팬데믹 용어를 사용해 검색할 가능성이 더 높고 ‘사회적 거리두기’같은 안정지향적 내용을 검색할 가능성이 더 낮게 나타났습니다. 감염병이 발생하면 정책입안자들은 이런 조사 결과를 활용해 주 차원에서 맞춤형 정보 캠페인을 실시해 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겁니다.
관련 연구로 염두에 두신 게 있나요? 반려동물이 과시적 소비에 영향을 미치는지 알고 싶습니다. 개 보호자는 반려동물의 개방성과 표현력을 반영해 과시적 소비를 할 가능성이 더 높은 반면 고양이 보호자는 이목을 피할 거라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