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나 아마존, 카약(Kayak) 같은 플랫폼 사이트를 상대하는 전략
전 세계적으로 디지털화가 가속화하면서 기업과 소비자는 강한 영향력을 가진 플랫폼들에 점점 더 의존하고 있다. 물론 플랫폼 자체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 예를 들어 항공사들은 지난 30년 동안 여행사나 단골 고객과 결합할 때 전산 예약 시스템을 사용했다. 그런데 지금은 어느 분야에서나 플랫폼에 의존하는 기업을 볼 수 있다. 거의 모든 소매업체들이 고객에게 다가가기 위해 구글을 이용하며, 제조업체 중에 아마존에 상품을 올리지 않은 곳은 거의 없을 것이다.
이런 현상은 여러 면에서 좋다. 일반적으로 플랫폼은 가치 있는 이익을 창출한다. 구매자는 필요한 상품을 쉽게 찾을 수 있고, 쇼핑 기준을 정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으며, 비교 쇼핑을 할 수 있다. 효율성이 높아지면서 시장이 원활하게 작동하는 효과도 생긴다. 문제는 기업이 창출하는 가치 중에 플랫폼이 가져가는 몫이 지나치게 많다는 점이다. 예컨대 푸들러(Foodler)나 그럽허브(Grubhub) 같은 온라인 주문 포털에 이름을 올린 음식점은 주문 한 건당 15%를 수수료로 지불해야 한다. 서비스업의 순익은 대개 한 자리 숫자에 불과하므로 이 금액은 상당한 비용이다. 게다가 이 비용은 경쟁을 통해 분산되지도 않는다. 대부분의 시장이 독점적인 플랫폼 한두 개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다른 사업 영역도 비슷한 구조다. (‘강력한 플랫폼에 빼앗기는 수익’ 참조.)
대부분의 기업은 플랫폼 사업자가 제시하는 규칙과 수수료를 참고 견딜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잘못된 생각이다. 플랫폼 소유자들은 절대 무적이 아니며 영리한 공급자는 수익을 되찾을 수 있고 적어도 착취당하지 않을 수 있다. 이제부터 기업이 강력한 플랫폼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되는 4가지 전략을 소개하고자 한다.
Idea in Brief 문제 소매업체는 누구나 구글에 광고를 싣고, 많은 제조업체들의 상품은 아마존에서 판매된다. 그런데 이런 상거래 플랫폼은 이용료가 비싸다.
해결책 강력한 플랫폼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서 현명한 공급자는 다음과 같은 방법을 선택할 수 있다.
1. 플랫폼이 완벽해야 하는 점을 이용한다. 아메리칸항공은 주요 노선을 운항하기 때문에 여행 사이트 카약의 가치제안(value proposition)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2. 플랫폼의 차별 행위를 밝혀낸다. 이베이가 광고주의 상품 목록을 상위에 노출시키자 이용자들은 자의적인 분류와 원치 않는 리스팅에 대해 불평했고, 결국 이 정책은 없던 일로 됐다.
3. 대안을 마련한다. 리걸 엔터테인먼트는 자체 영화포털 서비스인 판당고를 만들어 무비티켓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4. 더 직접적인 거래 방법을 찾는다. 푸들러나 그럽허브 같은 플랫폼을 통해 테이크아웃 음식을 주문하는 사람들은 이미 그 음식점을 선택한 사람들이다. 그렇다면 이들에게 직접 서비스를 하는 방법은 어떤가? |
1 플랫폼이 완벽해야 한다는 점을 이용한다.
대부분의 플랫폼 사업자가 판매자를 위협하는 수단은 놀라울 정도로 간단하다. 제시한 계약조건에 동의하지 않는 기업은 서비스에서 제외하겠다고 하는 것이다. 이 위협은 위력이 있다. 광고주들은 구글에서 사라지는 것을 사형선고나 다름없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런 위협이 항상 설득력이 있는 것은 아니다. 2004년 여행 검색 엔진 카약이 등장했을 때를 돌이켜보자. 카약은 익스피디아(Expedia)나 오비츠(Orbitz) 같은 유력 온라인 여행사에 등록되지 않은 항공사까지 모두 포함해 ‘포괄적이며 객관적인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공언했다. 덕분에 카약의 서비스는 처음에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 새로운 플랫폼으로 기업들이 받을 위협은 명확했다. 카약이 지나치게 강력해지면 항공사는 높은 등록 수수료를 지불하거나 카약이 고객을 경쟁사로 보내는 것을 속수무책으로 지켜봐야 한다. 그런데 아메리칸항공은 카약에 약점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아메리칸항공은 뉴욕발 로스앤젤레스 노선이나 런던 노선 같은 주요 노선에서 가장 많은 비행을 제공하는 항공사로 시장 지배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다. 그러므로 이 도시들에서 이용자 신뢰를 유지하려면 카약의 서비스에는 아메리칸항공이 반드시 포함돼야 했다. 사실 아메리칸항공에 카약이 필요한 것보다 카약에 아메리칸항공이 필요한 정도가 더 컸다. 덕분에 아메리칸항공은 우세한 조건으로 협상할 수 있었다. 일례로 카약은 아메리칸항공의 항공편을 익스피디아나 오비츠 같은 사이트를 통하지 않고 아메리칸항공 웹사이트로 연결할 것을 약속했다. (이렇게 하면 아메리칸항공은 비용을 줄일 수 있다.) 그뿐 아니라 객관적인 기준에 따라 사이트에서 가장 좋은 위치를 아메리칸항공에 제공해야 했다. 아메리칸항공은 카약에 한 푼도 지불하지 않았다. 이것은 항공사에 주목할 만한 계약이었다. 다른 항공사들은 대부분 이용자가 조회하는 대가로 카약에 비용을 지불하는 데 동의했고 자사 사이트에 직접 연결하도록 요구할 생각은 하지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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