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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 & 전략

마케터여, 갈등 뒤에 숨지 말자

매거진
2014. 7-8월

소비 트렌드는 매년 변하는데 개별 소비자들의 니즈는 다양해지고, 브랜드 파워를 구축할 자원과 시간은 부족한데 제품을 구매한 고객의 만족도와 충성도는 예전보다 유지하기 어렵다. 게다가 정체를 알 수 없는 소규모 기업들이 지속적으로 경쟁사로 등장하면서 사업의 미래가 더욱 불확실해진다. 이처럼 소비자와 기업, 시장을 둘러싼 경영 환경이 급격하게 불확실해지면서 기업에 속한 개인의 역할과 책임(R&R·Role and Responsibility)이 함께 불분명해지고 있다. 따라서 기업에서는 하나의 영역에 대한 전문지식이 깊은 동시에 다양한 영역에 대해 관심은 많은 융합형T자형 인재를 선호하며 대학에서도 복수 영역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융합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번 호의 스포트라이트 아티클인 조시와 히메네즈의의사결정이 주도하는 마케팅은 이처럼 불명확한 상황을 영역 간 융합으로 돌파하려는 요즘 트렌드와 맞닿아 있다. 저자들은 마케터가 전략을 설정하고 이를 실행하는 과정에서 타 부서들과 협력을 해야 하며 이를 위해 의사결정 과정이 재설계돼야 한다는 점을 주장했다. 타깃의 마케팅 부서가 전략 부서와 협업하기 위해 전략 지침(strategy briefing)을 만들고, 한 글로벌 기업의 마케팅 부서가 영업 부서와 함께 홍보 자료(collateral materials)를 만들고, 노드스트롬 마케팅 부서가 IT부서와 협력해 고객 생애 가치(customer lifetime value) 인사이트를 공유했다는 점을 사례로 들었다.

 
본인이나 전문가에게 전적으로 의존하는 빠르고 독단적인 의사결정은 단기적으로는 효율적이지만 저자들이 제안하는 배경이 다른 여러 사람들의 의견을 종합하는, 느리지만 협력적인 의사결정은 장기적으로 효과적이다. 시장의 변화가 세계 어느 곳보다 빠르고 수직적인 조직 문화에 익숙한 한국 기업의 마케터들은 빠르고 독단적인 의사결정 방식에 익숙하기 때문에 느리고 협력적인 의사결정이 필요한 순간에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다. 국내 기업의 마케팅 실무자들이 현장에서 부딪치는 문제점과 제안을 두 가지만 추가로 소개하기로 한다.

 

1. 마케팅 내부의 협력적 의사결정이 설계돼야 한다.

마케팅 활동은 조사-전략-실행의 세 단계 활동으로 구성돼 있다. 조사에 기반해 전략을 수립하고 이를 실행하는 순차적인 단계다. 하지만 프로젝트 규모가 크거나 마케팅에 많은 자원이 할당되는 경우에는 역설적이게도 각각의 마케팅 활동들이 독립적으로 동시에 수행되면서 일관성을 확보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외부 컨설팅 업체가 PEST(Political, Economic, Social, Technology)분석과 SWOT(Strength, Weakness, Opportunity, Threat) 보고서를 만드는 마케팅 조사를 하는 동안에 내부의 마케팅 전략 담당자는 독립적으로 타깃 시장을 선정하고, 또 이들과 별개로 마케팅 실무자들은 외주 업체들과 상품을 기획하거나 광고 홍보 계획을 수립하기도 한다.

 
이처럼 조사-전략-실행 활동이 동시에 독립적으로 수행되는 경우 마케팅 활동에 일관성이 부족해진다. 전략에 끼워 맞춘 조사를 억지로 수행하는 경우도 있고, 개발된 상품에 맞춰 가상의 마케팅 전략을 뒤늦게 수립하는 경우도 있다. 강력한 인사이트가 존재하는 경우 순서가 뒤바뀐 마케팅 활동도 시장에서 반응을 이끌어내는 경우가 있으나 마케팅 활동의 일관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조사-전략-실행을 순차적으로 수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중간 단계를 담당한 마케팅 전략 담당자는 최종 의사결정 권한을 쥐고 다른 주체들과 긴밀하게 의사소통을 해 조사와 실행 단계에서 옳지 않게 추측된 마케팅 전략이 선정되거나 실행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2. 마케팅과 디자인의 협력적 의사결정이 설계돼야 한다.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것이 필수 업무가 된 현대의 마케팅에서는 관찰력과 창의성이 강력한 디자이너의 지원이 필요하다. 마케터가 자사 제품의 시장점유율과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타사 제품과의 차별화를 고민하는 동안 디자이너는 자신의 작품으로 새로운 시장이 창조될 것이라고 믿는다. 두 집단의 사고방식의 차이에 대한 이해는 마케터가 디자이너와 협력해야 할 때, 누구의 의사가 언제 강하게 반영돼야 하는지를 아는 데 결정적인 도움을 준다.

 
일반적으로 조사-전략-실행 중에서 조사-전략 단계에서는 마케터가 시장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효과를 발휘한다. 디자이너가 자신의 작품이 창조한 시장에서 시장을 다시 구분하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생각하는 동안 마케터는 시장을 여러 방법으로 구분하고 그중에서 접근 가능한 몇 개의 작은 시장을 선택한 뒤 그곳에서 최고가 되기 위한 제품의 특징을 선택하는 전략을 세밀하게 설정한다. 그러나 조사-전략-실행 중에서 실행 단계에서는 현장 경험에 기반한 디자이너의 실질적 관찰과 창의력이 효과가 있다. 마케터가 파워포인트나 엑셀에 기반해 상품 기획과 광고 홍보를 고민하는 동안 디자이너는 소비가 일어나는 현장에서 소비자를 관찰하고 인터뷰한 뒤 얻어낸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CAD, LEGO, Adobe Illustrator, Sketch, 연극 등의 도구를 통해 눈에 보이는 콘셉트를 만들어낸다.

 
결론적으로 조사-전략 단계에서는 마케터에게 더 많은 의사결정 권한이 주어지는 것이 효과적이고 실행 단계에서는 디자이너에게 관찰과 결과물에 관한 의사결정 권한을 최대한 제공하는 것이 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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