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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 & 혁신

신메뉴 개발이 답일까?

매거진
2016. 6월호

Case Study

신메뉴 개발이 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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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정체성
brand identity을 유지하면서 사업을 확장하려는 레스토랑 체인이 있다.

산디프 푸리, 커티 칸조데, 앨리슨 비어드

 

내가 저글링을? 그것도 달걀로? 왼손으로 던져 올린 매끈하고 동글동글한 달걀이 포물선을 그리며 위로 솟구치다 이내 오른손으로 떨어진다. 큰 원을 그리며 빙글빙글 도는 달걀은 처음에는 3, 눈깜짝할 사이 4, 5개로 늘어났다. 구경꾼들의 환호성이 터져 나오고 쉴 새 없이 팔을 움직이던 로힛Rohit은 갑자기 궁금해진다. ‘달걀들은 도대체 어디서 튀어나온 거지?’ ‘여긴 어디야? 이 사람들은 또 뭐고?’ 하지만 한시도 달걀에서 눈을 뗄 수 없다. 바로 그때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공중으로 날아오른 달걀이 닭다리, 애호박, 토마토, 감자, 렌틸콩으로 변한다. 아차! 미끈거리는 닭다리는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 버리고, 렌틸콩은 너무 낮게, 감자는 너무 높이 던졌다. 순식간에 재료들이 우르르 바닥으로 떨어진다. 고개를 떨군 로힛의 눈에 들어온 것은 다시 달걀이다. 산산조각 부서진 수십 개의 달걀, 깨진 껍데기 사이로 흰자와 노른자가 흘러나와 바닥은 엉망진창이다.

 

화들짝 놀라 잠에서 깬다. 꿈이었어! 심장이 쿵쾅거리고 땀에 흠뻑 젖었다. 왼편에는 잠든 아나야Anaya, 오른편에는 스탠드와 알람시계, 자정이다. 그대로 누워 베개에 머리를 깊숙이 파묻고 잠시 숨을 고른다. 행여 아내를 깨울까 봐 낄낄 터져 나오는 웃음을 속으로 삼킨다. 아랍에미리트의 유명한 인도 달걀 요리 체인점 CEO로힛은 신메뉴 개발건으로 골치를 앓고 있었고 아침에도 한바탕 설전이 있었다. 달걀 저글링 꿈 해몽에는 고민도 설전도 필요 없었다.

 

10년 전 그날

 

“아빠, 이거 한번 해 보실래요?”

 

“뭘 말이니, 비크람Vikram?” 로힛은 읽고있던 일요일자 신문을 내려놓았다. 신문에는고급 스파, 5성급 레스토랑, 근사한 옥상 수영장이라는 문구와 함께 자신이 벨 캡틴(급사장)으로 근무하는 호텔 광고가 실려 있었다. ‘최상의 서비스라는 말이 빠져 있다. 팀 전체가 무시당한 느낌이었다. 그나마 그는 급사장이라서 아침 근무를 쉴 수 있을 뿐이다. 그렇게 바쁜 팀이다.

 

맛있는 냄새가 퍼진다. 오늘 아침 메뉴는 아나야가 만드는 인도식 요리, 달걀 귀리 우파마upma.

 

“달걀을 손바닥에 놓고 있는 힘을 다해 꽉 쥐어 보세요.”

 

“깨지면 내 손만 더러워지는 거잖아.”

 

“아뇨, 절대로 깨지지 않아요. 정말이에요.”

 

믿기지 않았지만 최근에 열아홉 살 아들이 이렇게 열을 올리며 말을 걸어온 적이 없어 순순히 따라보기로 했다. 비크람의 말이 맞았다. 손에 아무리 힘을 주어도 달걀은 끄떡없었다.

 

“제 말 맞죠? 타원형 형태가 압력을 분산시키기 때문이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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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하네.” 아나야가 음식을 차리며 대화에 끼어들었다.

 

“그러게, 재미있군.” 슬그머니 달걀을 내려놓은 로힛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엄마가 해 준 음식이 얼마나 먹고 싶었는지 모른다고요.” 지난가을 대학에 입학한 아들은 주말에만 집에서 밥을 먹는다. “우파마를 제대로 하는 식당을 죽어도 못 찾겠어요. 마살라 오믈렛이나 에그 커리를 맛있게 하는 집도 없다니까요. 엄마, 기숙사 옆에 식당 차리실래요? 아니면 손수레 같은 건 어때요? 작년에 할아버지 뵈러 바도다라Vadodara갔을 때 택시운전사가 추천한 곳 기억나죠? 그때 길거리에서 사먹었던 오믈렛 정말 맛있었잖아요. 그렇지! 캠퍼스에 인도 학생들이 얼마나 많은데요. 친구들하고 저는 매일이라도 가죠. 교수님들도 그러실 걸요.”

 

“어머 비크람, 달걀 요리가 얼마나 쉬운데. 네가 직접 해 먹을 수도 있어. 기숙사에 간이주방 있잖아.”

 

“문제는 시간이죠. 수업 들어야지, 크리켓 시합, 파티도 빠질 순?.”

 

파티라는 말에 아나야가 눈살을 찌푸리자 비크람은 서둘러 말을 돌렸다. “일도 해야 하니까요. 두바이 인터넷 시티Dubai Internet City에 소니가 들어와 있잖아요. 여름방학 인턴십에 지원할 계획이에요. 그러고 보니 그쪽도 괜찮네요. 뭄바이, 첸나이, 델리, 방갈로르 출신의 젊은이들로 들끓고 있는 곳이죠. 옛날 어머니, 아버지처럼 20대에 집 떠나온 혈기왕성한 청년들이라! 큰돈을 벌 수 있는 기회인데요.”

  

로힛은 아들의 사업 구상에 빠져들어 음식에는 손도 대지 않았다. 가족의 운명이 바뀐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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