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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광고는 정말 효과가 있을까?
검색광고는 상당한 효과를 발휘할 수 있지만 대부분의 기업이 잘못 사용하고 있다.
한 세기도 훨씬 전부터 백화점 거물 존 워너메이커John Wanamaker는 자신이 광고에 들이는 돈이 효과가 있는지 측정할 길이 없다고 불평했던 것으로 유명하다. 그 이후 라디오, TV, 인터넷 등 새로운 기술 덕분에 기업들은 자체 홍보를 할 수 있는 여러 장소가 생겼다. 하지만 해묵은 과제는 아직 그대로다. 돈을 들여 광고를 한다고 매출이 올라가는지 어떻게 알 수 있는가가 바로 그것이다.
이런 의문은 기업들이 광고비 지출을 디지털 미디어로 옮기는 요인 가운데 하나다. 사람들은 온라인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으며, 광고주도 사람들의 온라인 습관을 추적하는 페이스북과 구글 같은 기업들이 구매 가능성이 큰 사람들 앞에 적절한 광고를 게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런 회사들이 광고 효과도 측정할 수 있다고 믿는다. 글로벌 컨설팅기업 액센추어가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디지털 미디어가 대기업들의 광고 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현재 41%에 달하며, 2018년에는 50%를 초과할 것으로 관련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여기에도 효용성에 대한 의문은 있다. 고정 배너광고가 웹을 지배했던 때도 있었지만, 이제 대부분의 광고주는 특정 용어를 검색할 때 나타나는 광고가 더 효과적이라고 믿는다. 그러나 최근 연구 결과들은 여기에도 의문을 던진다. 2015년 이루어진 한 연구에 따르면 이베이가 대규모 검색엔진에 광고를 시작했다가 게재를 중단해도 방문자 트래픽에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고 한다. “그 논문이 던진 물음이 바로 ‘검색광고에 과연 효과가 있는가’입니다.” 하버드경영대학원 마이클 루카Michael Luca 조교수의 말이다. 후속연구에서는 일부 광고주들이 검색광고 지출을 줄이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루카 교수는 이런 연구 결과에 호기심이 생겼다. 대학원 시절부터 그는 데이터와 순위, 사용자 리뷰 등이 소비자 행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관심이 많았다. 지난 5년 동안 그는 대학 순위와 독자 후기의 상관관계에 관한 논문들을 발표했고, 대표적인 온라인 지역정보서비스인 옐프Yelp에 관한 여러 연구를 수행했다. 이 중에는 그가 확인한 식당 리뷰의 16%가 가짜였다는 내용으로 많은 관심을 받은 논문도 있다. 루카 교수의 연구가 주목을 받게 되자 옐프는 다양한 연구 현안에 대해 학계와의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2015년 루카 교수와 그의 동료 데이지 다이Daisy Dai 교수(현재 리하이Lehigh대 교수)는 옐프 본사에 연구공간을 갖게 됐다.
두 사람이 던졌던 질문은 옐프의 핵심 비즈니스모델과도 직결된다. 지역업체가 옐프의 유료광고 상품을 구입하면 옐프는 검색결과 화면에 이들 업체의 광고를 더 좋은 위치에 올려주는데, 과연 이것이 실제 더 많은 고객으로 이어지느냐는 것이다. 연구진은 여기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 일련의 정밀한 실험을 고안했고, 결과가 어떻게 나오건 이를 공개할 수 있도록 옐프 측의 동의를 얻었다.
루카와 다이 교수는 무작위로 추출한 미국 내 1만8295개 식당을 표본집단으로 선정하고 옐프 광고를 이용한 적이 없는 7210곳을 선정해 각 업소에 맞게 무료광고 패키지를 설계했다. 다만 어떤 식당에도 광고나 실험에 대해서는 전혀 알리지 않았고, 연구진은 3개월에 걸쳐 모든 식당의 사용자 참여 현황을 자세하게 추적했다. 그런 다음 광고를 내리고 변화를 관찰했다.
광고가 올라간 동안 광고 속 식당들은 다른 곳들보다 더 많은 페이지 조회수를 기록했다. 데스크톱 브라우저에서 22%, 모바일 기기에서 30%, 그리고 전반적인 조회수가 각각 25% 상승했다. 손님들이 식당 위치를 묻는 빈도가 18% 늘었고 문의 전화는 13% 늘었으며, 웹사이트로의 클릭률도 9% 증가했다. 광고를 내렸더니 이런 차이는 바로 사라졌다. 루카 교수의 말이다. “대단한 효과가 있었죠. 평소 광고를 잘 하지 않던 업체라도 옐프에 광고를 내는 것은 충분히 긍정적인 투자로 보입니다. 브랜드를 노출시키는 것이 옐프 광고가 제공하는 가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실험 결과 옐프 광고가 쓸모없는것으로 판명됐다면 어땠을까? 물론 옐프의 전략에 타격이 있긴 했겠지만, 오히려 다른 수익모델에 더 초점을 맞춰야 할 필요성을 부각시키는 성과가 있었을 것이라고 루카 교수는 설명한다. “플랫폼은 자체적인 수익 창출 방법과 함께 그 플랫폼을 사용하는 고객이 수익을 창출할 방법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그는 말한다. “옐프가 광고수익을 별로 거두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면 거래 활성화를 위해 수수료를 도입하거나 분석 패키지 판매에 아마 더 역점을 뒀을 것입니다.”
루카와 다이 교수의 연구 결과는 종전의 이베이에 관한 연구 결과와는 대조되지만, 루카 교수는 최근 연구와 이전 연구 사이에 중요한 차이가 있다는 데 주목한다. 이베이는 사람들이 검색엔진에 이름을 입력할 가능성이 있는 잘 알려진 브랜드다. 소비자가 이미 자주 검색하는 브랜드를 광고에 올리면 당연히 효과가 미미할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옐프 광고주는 사람들이 거의 들어보지 못한 지역 업체들이다. 따라서 아직 인지도가 낮은 브랜드라면 목록 상단에 이름을 올려 노출 빈도를 높이는 광고 방식이 효과가 있을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대기업 브랜드가 검색광고에 투자할 필요가 전혀 없다는 말은 아니라고 루카 교수는 덧붙인다. 다만 검색광고는 소비자들이 아직 모르는 무언가를 알려줄 때 가장 효과적이라는 점을 명심하라고 그는 강조한다. 예컨대 갭Gap은 회사명 또는 대표 상품인 청바지를 검색했을 때 표시되는 검색광고에 큰 비용을 들일 것이 아니라, 신발 등과 같이 일반적으로 그 회사와 연계성이 떨어지는 범주의 검색 결과에 광고비를 지출하는 것이 훨씬 효과가 클 수 있다. 루카 교수는 이렇게 정리했다. “대형 브랜드라면 검색광고가 아닌 다른 곳에서 쉽게 찾을 수 없는 내용을 홍보하는 데 검색광고를 사용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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