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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회계

현금? 운전 자본 안에 숨어 있다

매거진
2013. HBR in DBR (~2013)

편집자주

이 글은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 5월 호에 실린 케빈 카이저 프랑스 인사이드 경영대학원 교수 등의 글 ‘NEED CASH? Look Inside Your Company’를 전문 번역한 것입니다.

 

33_6501_1호황이 지속되는 동안 기업들은 운전 자본에 별다른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너무나 많은 현금이 회사 곳곳에 흘러넘쳤다. 때문에 관리자들은 현금을 추가로 확보하려고 노력할 필요가 전혀 없었다. 특히 과거에는 현금 확보 노력이 이익률이나 성장률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제 상황이 달라졌다. 신용위기가 찾아왔고, 자본은 고갈되고 있다. 고객들은 허리띠를 졸라매기 시작했고, 납품업체들은 더 이상 대금 체납을 허용하지 않는다. 다시금 현금이 최고인 시대가 찾아왔다.

 

이제 기업들은 좀더 냉정하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운전 자본을 관리해야 한다. 운전 자본 관리 관행이나 정책에 변화를 주면, 외상매출금 및 재고에 묶여 있는 많은 자본을 손쉽게 현금으로 바꿀 수 있다. 지금부터 기업들이 운전 자본을 관리할 때 흔히 저지르는 6가지 실수를 살펴본다. 이런 실수를 바로잡기만 해도, 요즘 같은 불황기에 회사의 운명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충분한 현금을 확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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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 1] 손익계산서 중심 관리

불황기에는 최우선적으로 지금까지 활용해왔던 모든 수익성 측정 지표들을 창문 밖으로 내다 버려야 한다.

 

자신이 구매 담당자로 일하고 있는데, 기업 이윤 창출에 얼마나 공헌하는지를 기준으로 자신의 실적이 평가된다고 가정해보자. 불황이 계속되면 납품업체 측에서 할인을 해줄 테니 필요한 것보다 더 많이 사달라고 제안할 가능성이 높다. 만일 납품업체의 제안을 받아들이면 재고는 많아지는 반면에 현금이 묶이게 된다. 하지만 재고 비용은 재무제표에 드러나지 않으므로 납품업체의 제안을 거절할 이유가 없다. 심지어 할인을 통해 얻는 이익보다 재고 비용이 더 크다는 사실을 깨닫더라도, 납품업체의 제안을 거절할 이유가 없다. 납품업체의 할인 제안을 거절하는 것이 회사에 도움이 된다 하더라도, 손익계산서에 따라 자신에게 주어지는 보상 금액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제조나 서비스 등 어느 업종에 속한 기업이건 관리자의 성과를 평가할 때, (손익계산서상의) 이익뿐만 아니라 대차대조표까지 고려하면 이 같은 덫에 빠질 위험이 그만큼 줄어든다. 관리자들도 최적의 방안을 찾기 위해 모든 비용과 이윤을 철저하게 계산하고 비교하게 된다.

 

운전 자본의 모든 구성요소에 똑같은 논리를 적용할 수 있다. 이번에는 외상매출금 납부 조건을 30일에서 20일로 줄여야 할지 고심하는 기업을 생각해보자. 이 기업은 우선 고객에게 돈을 10일 더 빨리 달라고 요구했을 때 어떤 일이 생기는지 평가해봤다. 그 결과 외상매출금 지불 기간을 단축하는 대신 고객에게 보상을 해주려면 가격을 1% 낮춰야 하며, 이로 인해 판매량을 기준으로 한 매출액이 2% 정도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올해 세후 경상이익이 100만 달러 정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이익도 있다. 이 기업이 매일 2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린다고 가정하면, 외상매출금 회수 기간을 열흘 줄이는 방법으로 2000만 달러의 자본을 손에 쥘 수 있다. 10%의 자본 기회비용이 있다면( 10%의 수익률을 내는 대체 투자 대상이 있다면), 이 자본을 손에 넣기 위해서는 연간 최대 200만 달러의 이윤을 포기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제 결정은 매우 쉽다. 향후에 생길 이윤 손실 규모가 200만 달러를 넘을 것으로 추산되면 지불 기간을 줄일 필요가 없다. 하지만 얻을 수 있는 수익보다 이윤 손실이 2000만 달러로 적다면 지불 기간을 줄여야 한다.

 

일본 시장에서 외상매출금 비중이 지나치게 높았던 금속 제련업체가 바로 이 방법을 사용했다. 사모펀드에 인수된 후 이 업체의 관리자들은 영업 사원들에게 대금 지급일 일주일 전에 고객들에게 전화를 걸어 지불 기한을 상기시키라고 요구했다. 영업 사원들은 예상대로 당황스러워하며그런 식으로 영업하면 고객들이 경쟁업체 쪽으로 돌아서고 말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신임 부사장은 저항하는 영업 사원들에게 질문을 하나 던졌다. “우리가 의도적으로 약속한 날짜보다 늦게 배송한다면 고객들이 어떻게 생각할까요? 우리에게 전화를 걸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망설일까요?” 영업 사원들은물론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그렇다면 왜 대금 지불 날짜가 다가오고 있다고 알려주는 전화를 걸어 계속 대금을 늦게 지불하는 고객들을 놀라게 해서는 안 되는 걸까요?”

 

신임 부사장의 뜻을 이해한 영업 사원들은 고객들이 제때 대금을 납부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 그 결과 외상매출금 회수 기간이 185일에서 45일로 줄어들었고, 연간 11500만 달러의 자본이 회수돼 은행 계좌에 차곡차곡 쌓였다. 뿐만 아니라 연간 800만 달러의 자본 비용도 절약할 수 있었다. 매출이 줄기는 했지만, 매출 하락으로 줄어든 이윤은 300만 달러에 불과했다. 외상매출금의 감소로 인한 긍정적인 효과가 대금 납부 기간 알림 서비스로 생긴 매출 감소 효과보다 훨씬 크다. 우리는 모든 기업에게 이런 종류의 거래를 시도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실수 2] 영업팀에게 보상을 제공할 때 성장률만 고려

관리자들은 대부분 비용을 통제하는 대가로 어느 정도 보상을 받지만(손익계산서상에 나타나는 항목에 대해서만 보상을 받는 경우도 있지만), 일선 근로자들에게 똑같은 원칙이 적용되는 사례는 거의 없다. 일선 근로자들 중에서도 특히 영업 사원들에게 주어지는 보상은 대부분 판매량 혹은 판매금액 기준 매출액에 따라 변한다. 이런 보상 방법에는 여러 가지 문제점이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어차피 매출이 보상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 되는 만큼, 영업 사원들이 얼마의 비용이 들든 그저 매출을 늘리는 데에만 전념하게 된다는 점이다. 뿐만 아니라 이들은 고객의 구매 결정을 이끌어낼 방법을 찾기 위해 혈안이 돼 있기 때문에, 고객에게 유리한 쪽으로 거래 조건을 양보할 가능성이 높다. 즉 고객이 오랜 기간 동안 대금 납부를 연기할 수 있도록 조건을 수정하고, 심지어 고객이 대금을 늦게 납부하더라도 재촉하지 않을 수도 있다. 영업 사원들은 제품이 품절돼 판매할 수 없을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필요 이상으로 많은 완제품 재고를 확보해달라고 요구한다. 외상매출금 및 재고 비율이 높다는 것은 곧 많은 금액의 현금이 운전 자본으로 묶인다는 것을 뜻한다.

 

이런 현상은 안타까운 일이다. 적절한 동기를 부여하기만 하면 영업 사원들은 얼마든지 더 많은 현금을 확보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반드시 보상 체계 자체를 통째로 바꿀 필요도 없다. 판매 계약을 성사시키는 게 매출의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일깨워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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