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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회계

엄청나게 쌓인 현금, 투자해? 말아?

매거진
2013. HBR in DBR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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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이 글은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 2012 7-8월 호에 실린 케넌-플래글러 경영대학원 금융 실무 교수 마이클 T. 제이콥스(Michael T. Jacobs)와 동 대학원 와코비아 금융 특훈교수 애닐 시브다사니(Anil Shivdasani)의 글 ‘Do You Know Your Cost Of Capital?’을 전문 번역한 것입니다.

 

수조 달러의 현금이 기업의 대차대조표 안에 묶여 있다. 오늘날 기업들은 그 어느 때보다 많은 돈을 갖고 있다. 이처럼 엄청난 규모의 현금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대한 결정이 다음 10, 혹은 그 이후까지 전략과 경쟁력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기업의 자본예산 결정이 선진국의 만성적인 실업과 미약한 경기회복에 영향을 줄 것이다.

 

물론 투자 기회는 업체와 업계에 따라 차이가 크지만 투자수익률을 평가하는 과정 자체는 비슷할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경영대학원에서 가르치는 평가 기법이 거의 똑같기 때문이다. 금융전문가협회(Association for Financial Professionals·AFP)가 실시한 조사에서 300명이 넘는 응답자 중 80%가 현금흐름할인 분석(discounted cash-flow analysis) 기법을 활용한다고 답한 것도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다. (매출 규모가 10억 달러 이상인 기업에서 일하는 응답자 중 같은 대답을 한 사람은 무려 90%에 달했다.) 현금흐름할인 분석 기법은 가용현금흐름(free-cash-flow) 예상치를 사용해 어떤 투자가 얼마나 가치를 제공하는지 계산하는 방식이다. 이때 부채비용과 자기자본 비용의 가중 평균치로 정의되는 자본비용이 할인율로 쓰인다. 관련 위험을 고려할 때 어떤 투자에서 요구되는 수익률이 얼마인지 나타내는 자본자산가격결정모형(capital asset pricing model·CAPM)을 활용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전체 중 약 90%에 달했다.

 

하지만 공통점은 여기서 끝이다. 15000명에 달하는 최고재무책임자(CFO)들로 구성된 금융전문가협회는 회원들에게 투자 기회를 수치로 환산하기 위해 사용하는 금융 모형에 어떤 가정이 포함돼 있는지 물었다. 여러 질문을 던졌지만 놀랍게도 300명이 넘는 응답자(이 중 79%는 미국이나 캐나다에서 활동) 중 과반수가 같게 답한 질문은 하나도 없었다. (‘위험한 가정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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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결과는 문제가 제법 심각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모든 프로젝트를 두루 고려하든, 개별 프로젝트만 고려하든 자기자본 비용 및 부채비용에 대한 가정은 기업의 투자 유형과 가치 평가에 큰 영향을 미친다. 예상 수익률은 투자해야 할 프로젝트와 투자하지 말아야 할 프로젝트를 결정하는 데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해당 기업이 재무적 측면에서 성공할 수 있을지 없을지를 알려주는 역할도 한다.

 

예컨대 2000만 달러를 투자하면 10년 동안 연간 325만 달러의 현금흐름이 발생하는 새 프로젝트가 있다고 생각해 보자. 자본비용이 10%라면 해당 프로젝트의 순현재가치(Net Present Value, 미래현금흐름을 10% 할인한 금액에서 2000만 달러의 초기 투자를 뺀 금액) 0이다. 다시 말해서 어느 쪽을 선택하든 아무 상관이 없다. 만일 이 기업이 자본비용을 100bp(1%)만큼 낮게 추정해서 자본 비용이 9%라고 가정하면 해당 프로젝트의 순현재가치는 약 100만 달러가 된다. 당장 프로젝트를 추진하라며 녹색 불이 번쩍이는 셈이다. 하지만 실제보다 자본비용을 1% 높게 잡으면 같은 프로젝트인데도 약 100만 달러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폐기될 가능성이 크다.

 

금융전문가협회가 실시한 조사에 참여한 응답자 중 약 절반이 자사가 사용하는 할인율이 실제 할인율보다 1% 이상 높거나 낮을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다시 말해 할인율을 잘못 계산한 탓에 실제로는 바람직하지만 놓치는 투자 프로젝트나 경제적으로 의문의 여지가 있는데도 자금이 투입되는 투자 프로젝트가 많다는 의미다. 이처럼 계산을 잘못했을 때 어떤 결과가 발생할지 정확히 밝혀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자본비용이 1% 하락할 때 기업이 보통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살펴보면 잘못된 할인율 계산이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좀 더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eral Reserve Board)에서 구한 일부 데이터와 직접 계산한 수치를 활용해서 추정할 때 자본비용이 1% 하락하면 미국 기업들은 이후 3년 동안 약 1500억 달러를 추가로 투자한다. 요즘의 경제 상황을 고려하면 정말 엄청난 결과가 아닐 수 없다.

 

금융전문가협회의 조사 내용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대부분의 기업들이 가정한 자본 비용이 실제 자본 비용과 1% 이상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투자 기간

예상 기간에서부터 오산이 시작된다. 금융전문가협회의 조사에 참여한 응답자 중 46%는 프로젝트에 투자할 때 발생할 향후 5년 동안의 현금흐름을 계산한다고 답했다. 응답자 중 40% 10년 혹은 15년간 발생할 현금흐름을 계산한다고 답했으며 나머지 응답자는 또 다른 답을 내놓았다.

 

물론 어느 정도 차이가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제약회사는 특허 기간이 유지되는 기간을 기준으로 해당 약에 투자했을 때 얼마의 현금흐름이 발생할지 계산한다. 반면 소프트웨어업체는 훨씬 짧은 기간을 기준으로 잡는다. 사실 하나의 기업 내에서도 프로젝트 유형에 따라 예상 기간이 달라져야 한다. 하지만 필자들은 기업들이 프로젝트의 특성을 고려해 투자현금흐름을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표준화된 기간을 기준으로 계산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론적으로는 최종가치(terminal value, 예측 기간 이후의 현금흐름을 나타내는 수치)를 적절하게 산출하면 문제가 완화될 수 있다. 곧이어 살펴보겠지만 기업들은 투자 기간을 결정할 때보다 최종가치를 산출할 때 더욱 일관성 없는 태도를 보인다. (‘최종가치를 계산하는 방법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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