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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해라, 망하고 싶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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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HBR in DBR (~2013)

편집자주

이 기사는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 2009 3월 호에 실린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 르네 스툴즈 교수의 글 ‘6ways companies mismanage risk’를 전문 번역한 것입니다.

 

이번 금융위기로 발생한 손실 총액을 계산하는 많은 투자자들은어떻게 월가가 이토록 처참하게 무너질 수 있을까?’ ‘이 복잡한 모델들의 문제가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던질 것이다.

 

물론 세계 최고 수준의 위험 관리 역량을 보유했다 해도 얼마든지 금융기관이 손실을 입을 수 있다. 금융업체는 결국 위험을 감수해야만 하는 사업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위험 관리에 실패할 때는 일반적으로 6가지 유형의 실패 사례 중 하나의 상황에 직면할 때가 많다.

 

이번 금융위기는 이 6가지 실패 유형이 무엇인지 여실히 드러난 사건이다. 위험 관리 담당자가 의존하는 데이터나 방법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 특정한 기업이 노출돼 있는 위험을 파악하고 전달하는 방법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 경제 상황이 가장 좋은 때라 해도 올바른 방식으로 금융 위험을 관리하기는 어렵다. 지금부터 실패로 이르는 6가지 길을 자세히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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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데이터에 의존

위험 관리 모델을 만들 때, 향후 특정 위험이 발생할 가능성을 예측하기 위해 과거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추정을 하는 경우가 많다. A라는 사람이 2006년 한 은행의 위험 관리를 맡고 있는데, 이듬해 부동산 가격이 폭락할 가능성에 대해 걱정했다고 가정해보자. 이 은행이 부동산 가격 변화에 어느 정도 노출을 할지 결정하려면, 은행의 최고 경영진은 부동산 가격이 폭락할 가능성이 얼마나 크며, 가격이 폭락할 경우 어느 정도의 손실이 발생할지를 파악해야 한다.

 

A는 과거 자료가 미래를 예측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란 가정 하에 지금까지 부동산 시장에서 나타난 가격 변동성을 조사했을 것이다. 그 다음 1년 동안 나타난 평균 가격 변화량과 표준편차도 산출했을 것이다.

 

데이터를 바탕으로, A는 동전을 던졌을 때 앞이 나올지 뒤가 나올지 예측할 수 없는 것처럼 부동산 시장의 가격 변화는 일정치 않으며, 같은 수준으로 올라갈 가능성과 하락할 가능성이 동일하고, 엄청난 크기의 변화보다는 작은 수준의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는 결론을 내렸을지도 모른다.

 

이 모든 판단이 옳다면, 부동산 가격 변화 확률 분포는 종 모양을 나타낸다. 이 경우 그래프의 가로축은 가격 변화를, 세로축은 각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을 보여준다. 그래프의 종 모양은 가격 변동성이 어느 정도인지에 따라 달라진다. 변동성이 클수록, 곡선의 높이가 낮아지고 범위는 넓어진다.

 

A가 선택한 위험 계산 방식은 2가지 면에서 문제가 있다. 우선, 미래의 부동산 가격 변동성이 과거보다 높아졌다면(실제 예전보다 부동산 가격 변동성은 훨씬 높아졌다), 부동산 가격이 폭락할 가능성을 상당히 과소평가한 셈이다. 가격이 큰 폭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A의 예상보다 큰 만큼, 그래프 곡선이 좀더 납작하고 넓은 모양을 띠었어야 한다는 의미다. A가 평균 변화량을 과대평가했다면, 곡선이 지나치게 오른쪽으로 치우쳐 모든 변화 가능성을 잘못 산출할 수 있다.

 

두 번째로, A가 종 모양의 곡선으로 미래의 부동산 가격 변화 분포를 설명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잘못된 가정을 세웠을 수도 있다. 동전이 약간 휘어져 있다면 동전을 던졌을 때 앞부분이 나올 확률 분포가 변하는 것처럼, 가격 변화 분포가 정상적인 모양을 띠지 않는다면 분포 곡선이 찌그러진다.

 

2가지 오류는 과거 데이터를 바탕으로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잘 보여준다. A가 평균 및 표준편차를 구하기 위해 지난 30년 동안 부동산 가격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살펴봤다고 가정하자. 30년이란 기간 자체가 충분치 않았을 수도 있다. 과거 30년 직전의 20년 동안 부동산 시장 가격의 변동성이 무척 큰 편이었다면 특히 그렇다.

 

50년 동안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곡선이 30년 동안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만든 곡선보다 납작하거나 오른쪽으로 덜 치우칠 수도 있다. 혹은 50년의 데이터를 분석하면 가격 변동성이 정상분포보다 더욱 크게 나타나지만, 30년의 데이터를 분석했을 때에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이 경우, 50년 동안의 데이터를 이용할 때의 분포는 정상분포에 비해 그래프의 꼬리 부분이 훨씬 두툼한 모양을 띤다. 30년 동안의 데이터를 이용했다면, 50년의 데이터를 분석할 때보다 가격 폭락 위험을 과소평가한다는 의미다.

 

부동산 가격 하락이 보유 자산 가치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하면, 과거 데이터에 의존하는 것이 별 도움을 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좀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사실, 30년의 데이터건 50년의 데이터건 부동산 가격 폭락이 자산 가치에 미치는 영향을 계산할 때 별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은 마찬가지다. 과거 데이터는 서브프라임 사태가 부동산 시장을 강타한 시기를 전혀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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