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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자동차를 덜 탈까, 착한차를 만들까 지구를 지키는 두가지 길, 절제 & 혁신

매거진
2013. HBR in DBR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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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이 글은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 2012 4월 호에 실린 로트먼 경영대학원 학과장 로저 마틴(Roger Martin)과 요크대 교수 앨리슨 켐퍼(Alison Kemper)의 글 ‘Saving The Planet: A Tale Of Two Strategies’를 전문 번역한 것입니다

 

환경 파괴에서 지구를 보호하기 위해 어떤 전략을 활용하건 기업이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될 것은 틀림없다. 기업은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엄청난 양의 재생 불가능한 자원을 소비하고 어마어마한 양의 배기가스를 배출하는 선진 경제를 이끌어나가는 엔진이다. 그와 동시에 기업은 자원 소비 감소 및 오염 완화를 가능케 하는 혁신을 이뤄내기도 한다. 환경 파괴를 초래한 원흉으로 비난받는 동시에 환경 파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고안해 내는 기업은 어쩔 수 없이 지속 가능성을 둘러싼 논쟁의 중심에 서게 됐다.

 

하지만 정확하게 기업이 어떤 기여를 할 수 있을까? 첫 번째 논리는 환경을 구하려면 억제와 책임(restraint and responsibility)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즉 소비자와 기업이 자원을 좀 더 효과적으로 사용하고 쓰레기를 재활용하고 좀 더 효과적으로 처리하며 소비 욕구를 억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자원은 유한하기 때문에 절약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전통적인 절제의 미덕에 직접 호소하는 것이 첫 번째 논리의 골자다. 인구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면 결국 지구에서 인간이 필요로 하는 만큼의 식량을 얻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했던 19세기 경제학자 토머스 맬서스의 저서에 이와 같은 세계관이 가장 명확하게 표현돼 있다.

 

맬서스주의적인 시각이 유권자와 정치인들에게 상당한 영향력을 미치는 것이 사실이지만 이 같은 주장에 대한 반박도 만만치 않다. 20세기의 경제학자이자 노벨상 수상자인 로버트 솔로의 연구에서 출발하는 또 다른 논리는 환경 문제를 비롯한 각종 문제는 인간의 창의력(human ingenuity)을 통해서 얼마든지 해결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이 같은 관점은 인간이 선천적으로 타고난 낙관론에 호소하며 규제 완화 및 성장 장려를 지지하는 근거가 된다.

 

이와 같은 2개의 세계관이 서로 어울리지 않는 이유를 깨닫기는 어렵지 않다. 하지만 세계가 직면한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과정에서 진정한 발전을 이뤄내고자 한다면 두 가지 세계관 모두를 적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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맬서스의 눈으로 바라본 세계

맬서스는 지구가 식량 및 기타 필수품을 생산하는 것보다 빠른 속도로 세계 인구가 증가하면 일을 하려는 사람이 늘어나기 때문에 필수품의 가격은 올라가고 급여는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이런 추세가 지속될 경우 일정한 시점이 되면 더 이상 자녀를 양육할 수 없게 돼 결국 출산을 중단하게 되고 이로 인해 갑작스레 인구가 급락한다는 것이 맬서스의 주장이다.

 

200년 전, 맬서스가 이와 같은 종말론적인 이론을 제시하자 전 세계 학계가 맬서스의 이론에 주목했다. 맬서스의 암울한 세계관이 세상에 공개되자 지지 세력과 반대 세력이 각각 강한 어조로 주장을 펼치기 시작했다. 맬서스의 주장은 특히 저렴한 수입품 확산을 억제할 목적으로 관세를 부과하기 위해 영국 정부가 도입한 곡물법(Corn Laws) 제정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맬서스의 주장은 찰스 다윈의 이론에도 상당한 영감을 줬다.

 

하지만 맬서스가 저서를 집필한 때는 농업기계화가 진행되기 전으로 당시 미국 인구 중 90%가 농장에서 일을 했다. 맬서스의 주장에 가장 커다란 영향을 미친 것은 농업 생산성이 직선적으로 성장한다는 사실이었다. 하지만 미 대륙, 뉴질랜드, 호주 등에서 농업이 활성화되고 기계화되면서 농업 생산성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했다. 뿐만 아니라 농업 및 제조 부문의 비약적인 생산성 증가가 뒤따랐다. 맬서스와 동시대를 살았던 영국의 저명한 경제학자 알프레드 마셜(Alfred Marshall)은 생산성 증가가 경제 성장의 중요한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설명에 관심을 가진 수많은 후세 경제학자들이 마셜의 주장을 검증하기 위해 다양한 연구를 진행했다. 결국 맬서스가 중요한 사실을 완전히 간과한 것으로 밝혀졌다.

 

1968년에 발표된 파울 에를리히(Paul Erlich)의 저서 <인구 폭탄(The Population Bomb)>, 1972년에 발표된 로마클럽(Club of Rome)의 보고서성장의 한계(The Limits to Growth)’, 1972년에 발표된 윌리엄 D. 노드하우스(William D. Nordhaus)와 제임스 토빈(James Tobin)의 연구 논문성장은 이미 진부한 걸까?(Is Growth Obsolete?)’ 등을 통해 전통적인 경제 성장이 세계를 망치기 직전이라는 생생하고 단호한 경고가 잇달아 터져나오면서 맬서스의 주장이 40여 년간 다시 주목을 받게 됐다. 하지만 이후 연이어 발생한 사건들로 인해 위와 같은 경고가 잘못됐을지도 모른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에너지와 상품 가격이 하락한데다 규제 완화로 인해 기업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면서 부가적인 이익이 발생했으며 기술 혁신 덕에 기회가 늘어나고 생산성이 높아졌다. 하지만 환경 파괴에 대한 우려가 나날이 커지는 가운데 최근 인류가 거침없이 자멸을 향해 치닫고 있다는 맬서스의 주장이 다시 공개적인 담론의 중심에 서게 됐다. 해결이 시급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기업의 역할에 대한 논의가 한창 가열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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