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 동안 메타(페이스북), 알파벳(구글), 아마존,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선도적 테크 기업이 세계 거의 모든 지역에서 각자의 세그먼트를 지배하고 있다. 통계자료를 보자. 인스타그램과 왓츠앱WhatsApp을 소유한 메타의 글로벌 네트워크 사용자는 35억 명이다. 전 세계 온라인 광고 지출의 50% 이상이 메타 또는 알파벳을 통해 이뤄진다. 검색 분야에서 구글의 점유율은 미국에서 60%, 유럽, 브라질, 인도에서는 90%가 넘는다. 애플은 스타벅스의 매출보다 더 많은 연간 수익을 벌어들인다. 마이크로소프트는 84%의 기업에 톱 3 벤더다. 아마존은 미국 온라인 지출의 40% 이상을 차지하며 인터넷의 거의 3분의 1이 아마존 웹 서비스를 통해 실행된다. 이들 빅 5 기업을 합산하면 2020년 매출이 1조 달러 이상, 이익은 약 1970억 달러, 연말 기준 시가총액은 7조5000억 달러에 달한다.
이들 기업이 매우 성공적인 데다 막대한 소비자 데이터와 현금을 창출하고 있어서 이제 어느 누구도 이들을 막을 수 없을 것 같다. 이들은 최첨단 기술뿐만 아니라 기존 강자의 지위에서 나오는 막대한 힘도 갖고 있다. 하지만 미디어 및 기술 전문 베테랑 투자은행 전문가이자 컬럼비아경영대학원 교수, 〈The Platform Delusion〉의 저자 조너선 니Jonathan Knee에 따르면 디지털 타이탄 기업도 스타트업과 오랜 경쟁자들의 위협에서 자유롭지 않다. HBR 에디터 앨리슨 비어드와의 인터뷰에서 니는 거대 테크 기업들의 강점과 약점, 스스로를 방어하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전략을 분석한다.
HBR: 그러면 ‘테크 타이탄’이 우리 삶의 모든 부분을 지배하는 세상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으시는 건가요?
니:오늘날 업계의 많은 사람을 비롯해 학계와 투자자들은 거대 테크 플랫폼 기업이 모두 강력한 네트워크 효과에서 혜택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이를 통해 글로벌한 지배력을 갖게 된다고요. 그건 명백한 거짓입니다. 규모의 개념부터 시작해봅시다. 규모가 고정비용을 분산시켜 기업에 도움이 된다는 게 전통적 시각입니다. 인터넷의 새롭고 매력적인 규모는 네트워크 효과에서 나오며, 사람들은 이로 인해 본질적으로 우월한 경쟁우위가 생긴다고 말하죠. 하지만 말도 안 됩니다. 고정비용이 크지 않다면 네트워크 효과 기반의 비즈니스는 매우 적은 사용자만으로도 손익분기점을 달성할 수 있으므로 새로운 플랫폼과 경쟁하게 될 겁니다. 또한 네트워크 효과는 이들 기업 대부분에서 주요 경쟁우위 요인이 아닙니다. 지금은 메타가 된 페이스북의 경우는 맞아요. 사용자가 많을수록 연결과 공유 경험이 향상됩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우도 그렇습니다. 운영체제는 전형적인 네트워크 효과 비즈니스죠. 하지만 애플, 구글, 아마존, 넷플릭스의 성공은 네트워크 효과에서 비롯한 게 아닙니다. 애플은 소비재 기업입니다. 구글은 지속적 학습으로 강화된 막대한 고정비용 요구에 따른 이점을 누립니다. 원래 리테일 비즈니스였고 여전히 리테일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아마존은 네트워크 효과에 대해 말할 것도 없고, 넷플릭스도 마찬가지죠. 이들 회사는 모두 우리가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고 연구해왔던 경쟁우위의 원칙에 따라 운명을 맞게 될 겁니다. 물론 오해는 마세요. 이들 모두 매우 좋은 비즈니스입니다. 하지만 어떤 단일한 요인에 의한 게 아니라 각자 다른 여러 우위 요인이 섞이고 강화된 것이죠. 취약점도 각각 다르고요.